배우 박서준은 2020년에 출연했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우직함으로 성공을 일구는 건실한 청년이었다. 각종 병폐에 맞서 "안 될 거라고 미리 정해놓고 그래서 뭘 하겠어요? 해보고 판단해야지"라며 묵묵히 제 할 일을 했다. 그가 나올 때마다 울려 퍼진 OST 테마곡 "원하는 대로 다 가질 거야"('시작)라는 가사처럼 억울한 상황을 이겨내며 치열하게 노력한 끝에 요식업 큰손으로 성공한다. 그리고 박서준이 연기했던 허구의 칼질은 나영석 PD를 만나 실제 요리를 하는 현실이 됐다.
박서준은 나영석 PD가 연출한 tvN '윤식당2'를 거쳐 현재 방영 중인 '서진이네2'까지 6년 동안 주방에서 앞치마를 둘렀다. 그는 아르바이트 경력과 체력을 내세워 홀서빙과 설거지로 나영석의 식당에 발을 들였고, 이젠 사장 이서진이 제일 믿고 쓰는 메인 셰프다. 시청자들도 '서준이네' 론칭을 응원할 정도다. '서진이네2'에서 빵 모자를 눌러쓴 박서준은 누구도 대체하지 못하는 완벽한 주방의 지배자다.
이번 시즌에서 새로 합류한 인턴 고민시는 '서진이네2' 셰프 3인방(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의 스카우트 제의에 누굴 따라가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근데 돈은 서준 셰프님이랑 했을 때 가장 많이 벌 것 같다"라고 답했다. 고민시는 "(박서준) 눈이 360도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제가 하기 버거운 일들을 먼저 알아서 해주더라"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박서준은 '서진이네2' 셰프 중에서 유일하게 스페셜 메뉴를 만들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실수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척척 요리를 뽑아낸다. 이서진은 박서준이 스페셜 메뉴로 순두부찌개를 만들어 시식을 권하자 국물 한입 먹고는 "칫"하는 소리를 내며 어이없어 했다. 이서진은 반응은 "도대체 얘 뭐야?"에 가까운 탄복의 리액션이었다.
홀과 주방 모두 섭렵한 자의 노련한 완급 조절은 그가 '서진이네2' 메인 셰프로 등판하는 날에 유독 안정감을 준다. 그 안정감은 '서진이네2' 출연진부터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에게도 전해진다. 자신의 몫을 넘어 그 이상으로 성실한 남자. 멋진 외모와 다정함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챙기는 남자. 완벽한 남자다. 고된 노동으로 눈 아래를 덮은 다크서클만이 그의 인간미를 채운다.
박서준은 언제나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대중이 그에게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로코킹'의 로맨스 연기를 지속하면서도 그 안에서 전당포 사장님, 요식업자, 재벌 2세, 복서, 화랑, 잡지사 편집장, 소설가 그리고 외계 나라 왕자까지 시대와 공간을 헤집는 결코 쉽지 않은 인물을 연기해왔다.
이 모든 건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하려는 노력이었다. 이는 연기뿐만 아니라 보다 현실과 맞닿은 예능에서도 드러난다. '서진이네2'에서 그는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앞치마를 둘러매고 빵 모자를 눌러쓴다. 본인은 완장을 찰 수 있는 성격은 못 된다고 했지만 스스로의 노력 덕분에 '서준이네' 완장은 이미 완벽하게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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