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사상 초유의 폭염 취소 사례가 나왔다. 40년이 넘는 역사에 유례가 없었던 일이지만 8월 들어 무려 3차례나 나왔다.
눈에 띄는 건 폭염 취소 3차례는 모두 남쪽 지방 경기에서 나왔는데 이 중 2경기가 울산 문수구장에서 예정된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였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오는 20일부터도 비슷한 환경의 포항 구장에서 3연전이 계획돼 있다.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포항 일정이) 신경 쓰이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며 "저희가 왜 자꾸 선택이 되는 건지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울산에서 치른 4경기 중 두산이 3경기의 원정팀이었다. 지난해에도 두산은 울산과 포항을 모두 방문했다. 울산에서 열린 6경기 중 3경기가 두산이었다. 당시에도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3경기였다. 포항에선 7월 4일부터 6일까지 3경기로 전체 6경기 중 절반이 두산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해에도 울산에 갔다가 포항을 갔는데 올해도 그렇다 .팀으로 봤을 때는 사실은 납득하기가 힘든 부분"이라며 "특히 지난주에 폭염으로 울산도 두 경기가 취소됐는데 가장 더운 8월달에 포항 경기를 잡는다는 건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선수들의 체력에도 문제가 따른다. 이동거리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항에 좋은 기억을 안고 있는 이승엽 감독이지만 선수 시절 때의 기억과 감독으로서의 지금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좋은 기억이) 많아야 되는 것이다. 사실 35도 정도가 되면 인조잔디에선 정말 힘들다"며 "목동처럼 홈경기도 아니고 제2경기장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포항과 울산 일정 자체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왜 하필 무더운 시기에 경기가 배정됐냐는 말이다. 제2구장이기에 이 시기를 피할 방법도 있지 않았냐는 문제 제기다.
이 감독은 "이런 날씨에선 천연 잔디도 힘들다. 특히 투수들 같은 경우에는 진짜 안쓰럽습니다. 인조잔디에서 뛰는 걸 보면"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하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이야기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라도) 변경이 안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30도 이하라면 괜찮다. 저 혼자 가라고 하면, 8월에 50도라도 가겠다"며 "선수들이 지금 죽게 생겼고 100경기가 넘어가면 선수들이 정말 힘들다. 제 마음은 그렇다"고 전했다.
잠실=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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