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 무엇이냐, 생물학적 여자와 남자를 어떻게 나눌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생물학적 성을 섹스(여자female/남자male), 사회적 성을 젠더(여성women/남성men)라고들 한다. 이런 이분법적 표현은 생물학적 성은 절대적이고 불변하며, 사회적 젠더는 화법, 옷차림, 화장, 태도, 성적 지향 등으로 구성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회적 젠더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이분법이 아니라 상호작용이며 스펙트럼이라고 인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남성을 사랑하는지 여성을 사랑하는지, 여자는 긴머리 남자는 짧은머리가 아니라 모두가 투블럭부터 장발까지 할 수 있는지, 화장을 할 지/말지/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지, 소극적인 태도가 성격인지 성적 특성인지 그렇게 길러져서 인지. 그런데 사회적 젠더만큼이나 생물학적 성 자체도 절대적이지 않다.
(중략)
유전학의 발전으로 염색체는 더 작은 단위인 유전자로 나누어 설명되어지고, 과학자들은 Y염색체 중의 특정 부분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Y 염색체의 성 결정 부위(Sex-determining Region of the Y Chromosome), 줄여서 SRY 유전자라고 명명된 이 부분은 도미노의 첫 키처럼, 다른 유전자들을 읽어내는 작업을 한다. SRY가 Sox9라는 유전자를 읽어내면 이 유전자는 배아 초기의 생식융기에서 10주째쯤부터 세정관과 정소를 형성한다. SRY가 없으면 Wnt4라는 유전자가 발현되고 이는 난소와 나팔관을 만들어 나간다. 염색체 전체가 아니더라도, SRY 유전자가 위치한 부분이 일부 결손 되거나 중복이 되거나 한 경우에 XY라도 여자로 발생할 수도, XX라도 Y염색체의 일부를 획득해 남자로 발생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옳거니, SRY가 있으면 남자, 없으면 여자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이후 추가로 Wnt4, Foxl2 등과 같은 성 결정 유전자들이 더 밝혀져, SRY만이 단독인자는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XX로 성체 암컷으로 완전히 발달한 토끼에서 Foxl2를 지워버리자 난소 세포가 정소세포로 변한 실험은, 우리의 성은 SRY에 의해서만 결정된 것도, 수정란이나 배아시절에 결정이 끝나버린 것 만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http://www.media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3
참고로 최근 논란되는 스포츠 선수는 염색체는 XY지만 신체가 남성호르몬에 반응하지 않는 유전장애라 태어날 때 외성기 자체가 여성이었음(원래 태아는 디폴트가 여성)
이 장애도 발현 정도가 다양해서 자궁까지 있어서 임신이 가능한 사례도 있고, 외형적으로 여성의 신체적 특징이 두드러져 모델, 연예계에 활약하는 경우도 있음(신체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과다하다 느끼고 여성호르몬으로 전환시키기 때문ㅇㅇ)
(양웹에서는 종종 무자녀 + 외모가 뛰어난 연예인한테 혹시 XY 아니냐는 악플이 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