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토요일이면 집 보려는 예약이 매물 하나당 대여섯 팀씩 됩니다.”
11일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9510채 규모 매머드급 단지인 이곳에서 이달 4일 전용면적 84㎡가 2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거래된 역대 최고가(23억8000만 원) 턱밑까지 가격이 오른 것. 공인중개사는 “지난달 1일에는 하루에 6채가 계약됐다. 대부분 서울 다른 지역의 집을 팔고 ‘갈아타기’를 하려는 30, 40대”라고 귀띔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5년 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고 있는데다 신축 공급이 더디자 주택 구입을 미루던 수요가 ‘똘똘한 한채’로 갈아타거나 내 집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조성이나 1기 신도시 재건축 등도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20%)보다 0.2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6주 연속 상승으로, 주간 단위 상승 폭으로는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최대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과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오름폭이 컸다. 성동구 아파트값의 전주 대비 상승률은 서울 25개구 중 가장 높은 0.52%였다. 이어 △송파구(0.41%) △서초구(0.4%) △용산구(0.36%) △서대문구(0.35%) △마포구(0.35%) 순이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재작년과 작년 금리 인상기에 주택 구입을 미뤘던 수요가 앞으로도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 주택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과 분양가 상승도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0.20%)보다 0.20% 오르며 60주 연속 올랐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가 크게 오르고, 사업 지연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전세에 눌러앉았던 이들이 분양가와 공급 시기가 불확실한 청약 대신 기존 아파트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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