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지시에 극장 직원들 “갑작스런 전환 대신 충분한 준비 필요” 입장
공연계 “문체부의 일방적인 극장 정체성 변경 안돼… 설득 과정 있어야”
최근 공연계에는 국립정동극장이 내년부터 예전과 같은 전통 상설공연장으로 되돌아간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3월 말부터 정동극장에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전통공연 상설화를 지시했다. 당초 문체부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라고 했지만, 정동극장이 공연 계약 취소에 따른 법적 문제로 난색을 보이자 내년부터 시작할 것을 하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말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공연관광 활성화 관련 관계자 간담회에서 정동극장을 전통 상설공연장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중략)
정동극장이 전통 상설공연을 중단한 후 2차 제작극장으로 방향성을 정립하기까지의 과정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상급기관인 문체부와의 협의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유 장관 취임 이후 문체부가 국립 공연장 특성화 및 활성화 관련 재점검에 나서면서 정동극장의 정체성을 전통 상설공연장으로 규정했다. 현재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볼 수 있는 전통공연이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와 관련해 공연계에서는 정동극장의 갑작스러운 전통 상설공연장 회귀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정동극장이 2010년대 초반에만 잠깐 상설공연장으로서 제 역할을 했을 뿐 오랫동안 ‘잊혀진 극장’이었기 때문이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지난 수 년간 만들어진 극장의 정체성을 문체부가 갑자기 바꾸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고, 극장 종사자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문체부는 극장의 정체성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략)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708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