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에 좋다고 알려진 알로에를 오랜 기간 먹으면 대장 색이 검게 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알로에 속 안트로퀴논... 대장 색 검게 만들고, 장기능 저하해
알로에가 변비를 완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대장 수분 흡수를 감소시켜 대변 수분량을 늘리고, 대장 활동을 활성화한다. 그러나 알로에 겔·수액·잎 등에는 대장 색을 검게하는 '안트로퀴논'이라는 성분이 있어, 장기간 섭취하면 대장흑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안트로퀴논은 대장에서 활성 물질로 변화해, 대장의 상피세포를 손상시킨다. 손상된 대장의 상피세포를 대식세포가 대사하는 과정에서 검은 색소를 내는 리포푸신이 나와 대장벽을 검게 물들인다. 대장흑색증이 생겼는데도 계속 알로에를 먹는다면, 장벽 손상이 반복돼 결국 장 운동이 둔화되고 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4개월 이상 장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행히 대장흑색증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알로에 등 안트로퀴논이 함유된 식품·약을 먹은 기간만큼 중단하면 사라진다. 안트로퀴논은 알로에뿐만 아니라 센나, 카스카라, 식물 글리코사이드가 든 변비약에도 포함된다.
정상 대장 점막(위)과 알로에 장복 후 검게 변한 대장 점막(아래)./대한대장항문학회 제공
◇대장흑색증인데 변비가 있다면… 약 성분 바꿔야
안트로퀴논 함유 약을 대장흑색증이 의심돼 중단했을 때, 다시 배변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럴 땐 안트로퀴논 성분이 들어간 자극성 설사약 대신 ▲삼투압성 설사약 ▲팽창성 설사약 ▲윤활성 설사약 을 복용할 수 있다.
▶삼투압성 설사약=장 압력을 높여 배변 활동을 돕는다. 효과는 느리지만 장기간 복용해도 장 기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 '락툴로스' '마그네슘 옥사이드' 등이 대표적인 삼투성 설사약 성분이다.
▶팽창성 설사약=수분과 만나면 장 내용물이 불어나는 작용을 한다. 수분이 부족하면 효과가 없으므로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식후에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으므로 장을 비운 상태에서 복용해야 한다.
▶윤활성 설사약=변을 기름으로 코팅하고 수분이 대장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해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이다. '도큐세이트'라는 성분이 대표적이며, 단독보다는 다른 설사약과 함께 포함된 경우가 많다. 복용 후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