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김난도가 화제가 될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5,565 31
2024.06.22 12:00
5,565 31


arNEiC

김난도가 화제가 될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호암교수회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다. 

2010년에 그를 유명하게 만든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출간되었을 때 나는 피가 거꾸로 솟았다. 

그에 의해 쫓겨난 호암교수회관 노동자들도 20대, 30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때 아팠다. 자신의 손으로 사실상 해고한 노동자들의 절규를 보고서 그가 '그래 아플거야. 아프니까 청춘인거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김난도는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관장이었다. 호암교수회관은 호텔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주말에는 결혼식도 했다. 교수들이 참여하는 큰 세미나를 하면 먼 곳에서 온 분들이나 외국인 교수들을 모시는 곳이기도 했다. 호텔 중에서도 고급 호텔이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서울대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일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은 호텔업, 예식업이 불법이었던 것이다. 정당한 사업자도 아니었으며 업종에 따른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았던 것이다.


 뒤늦게 법적인 형식을 제대로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김난도 관장은 노동자들과 기존에 맺었던 단협을 그대로 지킬 수 없다고 했고, 노동자들은 우리가 잘 못한 것은 없으니 노동조건을 후퇴시킬 수 없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파업 투쟁을 선택하게 되었다.


 김난도는 회관에서 청소하는 분들에게도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교수였고, 그런 그를 존경했다는 노동자들도 꽤 많았다. 그러나 '청소 아줌마'들이 '청소노동자'가 되고, '회관 조리사'가 '회관 노동조합원'이 되자 그의 태도는 달라졌다. 


 그는 서울대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들이 '서울대를 노동운동의 천국으로 만들려 한다'는 등의 악선동을 하기도 했다. 

결국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사실상 해고되거나 회관을 떠나게 되었고 보다 불리해진 노동조건을 감수한 사람들은 서울대 생협 산하로 들어가게 되었다. 오래되어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파업에 앞장 섰던 당시 노조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모두 일을 그만두었던 것 같다. 그때 부위원장의 나이가 나보다 조금 많았으니 아마 지금은 50대가 되었을 것이다. 

50대가 된 그때 노조의 부위원장이 영피프티가 소비의 주역이니 하는 김난도의 말을 접했다면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본다. 


 김난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세대들의 특징과 소비 트랜드를 대중적인 언어로 말하는 것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그가 말할 능력이 안되는 것, 혹은 그가 애써 보지 않으려는 것이 있다. 대학교수는 일반적으로 지식인의 윤리를 적용받는다고 했을 때 그의 눈에 보이긴 하지만 그의 학문이 눈꺼풀을 내려버리는 것들은 트랜드가 아니라 변치 않는 본질에 대한 것이다. 지식인이란 누구인가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그가 아픈 청년들에 대해 말했을 때, 그는 부모 잘 만나서 전혀 아프지 않은 청춘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눈을 가렸다. 조국이나 한동훈의 자녀 같은 이들,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던 정유라같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데, 왜 우리는 청춘이라는 이유로 아파야 하고, 그 아픔이 30대가 되고 40대, 50대가 되어도 이어지며, 왜 우리들의 자녀들에게까지 대를 이어 그치지 않는 것인지, 그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그는 아마도 이 변하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지식인이 되어 피곤하게 되는 길을 선택하는 대신, 자본주의가 의도하는 변화무쌍한 트랜드를 읽는 지식 날품팔이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소비의 주역이 못되는 다수의 50대가 있다는 것은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인지 묻고 싶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3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닥터벨머X더쿠 븉방 이벤트💙] 올여름 인생 #겉보속촉 '오일페이퍼 비건 선쿠션' 체험 이벤트 152 00:08 2,49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556,45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90,74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93,80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057,6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30,9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832,78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3 20.05.17 3,517,50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76,92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38,107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1928 이슈 남친이 20살 되자마자 연애하고 결혼한 8살 연상의 여자 04:30 474
1361927 이슈 "일단 둘이 사귀세요, 100만원 줄게요" 부산 사하구 '파격 정책' 14 03:59 896
1361926 이슈 들어보면 다들 충격받는다는 승헌쓰 디토................. 4 03:44 1,128
1361925 이슈 모델 한혜진 별장에 침입한 중년들이 한 말 30 03:19 3,630
1361924 이슈 럭셔리 컨시어지 업체가 슈퍼리치들의 여행을 위해 해주는 일.jpg 14 03:12 2,038
1361923 이슈 “내 집에서 나가” 불륜 들킨 남편, 아내에 ‘적반하장’ 요구 1 03:04 1,126
1361922 이슈 내가 보고싶어서 모아본 서인국의 남친룩 사복패션.jpg 12 02:55 1,425
1361921 이슈 최재훈 _ 비(悲)의 랩소디 (2000) 5 02:45 646
1361920 이슈 테일즈런너 덬들 난리난 빅보 충격 근황................jpg (게이덬들이랑 게이덬들이랑 취향 겹치는 여덬들 좋아할 듯) 24 02:37 2,718
1361919 이슈 정호연 엘르 미국판 8월호 커버 모델 3 02:26 2,464
1361918 이슈 욕을 안한게 신기하다는 슈화 운전 당시 상황 43 02:23 5,331
1361917 이슈 이 시간에 일어나있는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야? 364 02:19 10,697
1361916 이슈 오늘 라이즈 엠카 1위 앵콜 메인보컬 소희 파트 모음 12 02:18 1,326
1361915 이슈 엔시티 위시 캐해 영상으로 추천한다는 이번 자컨 운전(?) 영상.twt 10 02:14 1,183
1361914 이슈 🚨장마 시작🚨 17 02:11 2,896
1361913 이슈 승헌쓰 인스타에 댓글 남긴 레드벨벳 웬디 21 02:06 2,891
1361912 이슈 베컴 막내아들 크루즈 베컴 근황 (올해 성인됨) 7 02:03 3,256
1361911 이슈 투어스 도훈, 지훈 X 보넥도 태산 SN챌린지 1 02:00 806
1361910 이슈 첫 방송 시작한 수어사이드 스쿼드 애니 본 덬들이 빵터진 이유 6 01:57 1,487
1361909 이슈 캘빈클라인 공식 인스타 계정에 올라온 뉴진스(+멤버별 사진 추가) 59 01:55 5,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