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대체 외인으로 롯데에 합류한 윌커슨은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 2.26을 기록했다. 등판한 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이닝이터로의 면모를 선보였다. 특히 9이닝당 삼진 9.15, 9이닝당 볼넷 2.26으로 선발투수로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시즌을 마치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재계약 규모는 총액 95만 달러(계약금 15만, 연봉 60만, 인센티브 20만)였다.
또한 윌커슨에게는 책임감이 더 커질만한 이유들이 많았다.
일단 부양해야할 가족이 많다. 윌커슨은 자녀가 4명이 된다.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적지 않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많이 크다.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아내 때문이다. 윌커슨은 “나는 개인적으로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싶다”라며 “하지만 아내가 매우 싫어할 것 같다. 머리를 자르면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그리고 윌커슨은 개막전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도 맡았다. 또 다른 외인 투수 찰리 반즈가 있었지만 반즈는 육아 때문에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해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개막전 선발은 그 해 1선발을 맡긴다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윌커슨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올시즌부터 도입된 ABS도 윌커슨의 투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반면 또 다른 외인 투수 반즈는 점점 제 궤도에 올랐다. 그리고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5월8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7.1이닝 동안 13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구단 최초의 기록을 썼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댄 스트레일리 등이 기록했던 12삼진을 넘어 롯데 역대 외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삼진 기록을 세웠다.
반즈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반즈는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좌측 내전근 미세 손상이라는 판정이 나왔고 복귀까지 최대 3주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또, 다시 윌커슨의 책임감이 커졌다.
이번에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윌커슨이 에이스다운 투구를 했다. 윌커슨은 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을 실점 없이 온전히 책임졌다.
9이닝 동안 31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단 5개의 안타를 맞았고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이나 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최고 148km의 직구(26개)와 체인지업(40개)를 섞어 던졌고 커터(34개)도 자주 활용했다. 커브(5개), 슬라이더(3개)등을 고루 섞어 108개의 투구수로 9회까지 이닝을 이끌어갔다.
이로써 윌커슨은 올시즌 KBO리그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무사사구 완봉승은 2022년 6월11일 사직 롯데전에서 KT 고영표가 기록한 후 624일만에 나온 기록이다. 롯데 구단으로만 한정하면 2021년 6월4일 수원 KT전에서 박세웅이 완봉승을 달성한 바 있다. 딱 3년만에 윌커슨이 기록을 세웠다. 구단 최근 무사사구 완봉승은 2016년 4월14일 잠실 LG전에서 브룩스 레일리가 기록한 뒤 8년 여 만이다.
윌커슨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오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완봉이라는 기록이 특별하기는 하지만, 팀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레이예스 선수의 좋은 홈 송구를 비롯해 수비, 공격 등 모든 면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강남 선수의 리드에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안 좋은 모습일 때도 꾸준히 좋은 이야기를 나누어줘서 오늘과 같은 경기도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강남도 “윌커슨은 제구가 너무 좋았다. 공들이 거의 라인에 물릴 만큼 좋은 제구력을 보여줬고 자신감있게 투구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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