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 경쟁에도…반년 만에 8000만원 '뚝'
일산동구, 1기 신도시 중 홀로 집값 하락
일산서구, 2년 전보다 시세 2억원 내려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경쟁이 본격화하며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 집값도 널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1기 신도시 일산의 집값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1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5억6000만원(1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5억9000만원(8층)에 비해 3000만원 내렸다. 이 아파트는 '강촌2단지'와 함께 선도지구 지정을 노리는 곳이다. 지난달 22일 재건축 선도지구 기준이 발표되며 경쟁이 본격화했는데, 이후로도 선도지구 후보지에 가격 상승이 전혀 없던 셈이다.
올해 초 거래와 가격을 비교하면 집값은 되레 하락세다. 이 아파트 동일 면적은 올해 1월 6억4000만원(8층)에 팔렸는데, 3월 6억2000만원(4층)으로 내리더니 5월 들어서는 5억원대로 주저앉았다. 1층 시세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반년 만에 8000만원이나 내린 것은 시세 자체가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선도지구 경쟁에 뛰어든 다른 아파트 가격도 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다. 일산에서는 지난해 △2906가구 규모 '강촌1·2단지', '백마1·2단지' △2564가구 규모 '후곡3·4·10·15단지' △786가구 '백송5단지'가 고양시의 재건축 사전컨설팅 지원사업 대상 단지로 선정됐다.
선도지구 경쟁에도…홀로 주저앉는 일산 집값
여기에 더해 △2476가구 규모 '문촌1·2단지', '후곡7·8단지' △2139가구 규모 '백송6·7·8·9단지' △3374가구 규모 '백마3·4·5·6단지' △3616가구 규모 '강촌3·5·7·8단지' 등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일산에서 1호 재건축을 놓고 경쟁하는 가구 수만 1만8000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가격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되레 하락하는 곳도 있다. 후곡15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12일 3억8800만원(1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3월 4억4700만원(9층)보다 7000만원 가까이 낮은 가격이다. 현재 호가도 4억원부터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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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희미…2년 전보다 2억원 내린 가격 유지"
일산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2년 전에 비하면 2억원가량 떨어진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매수세는 뚜렷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마두동의 개업중개사도 "선도지구 발표 이후로도 가격에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며 "예전보다 매수 문의가 늘긴 했지만, 거래까지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일산의 집값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경쟁이 시작됐지만, 다른 곳보다 사업성이 떨어져서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만큼의 매수세가 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선도지구도 결국 재건축 사업인 만큼 분담금 규모가 중요하다"며 "일산은 분당·평촌 등에 비해 시세가 낮아 분양가를 높일 수 없는 만큼 분담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분담금 규모가 추산되기 시작하면 예상보다 큰 분담금에 부담을 느껴 재건축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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