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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TV톡] '종말의 바보' 끝까지 다 본 내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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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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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콘텐츠에 실망한 지 벌써 몇 번째지? 올해 들어 넷플릭스에서 선 보인 콘텐츠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실망만 계속하게 된다. 지난 26일 공개한 '종말의 바보'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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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 '종말의 바보'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소행성 충돌 3년이 남은 시점에 아파트 주민의 8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뤘던 원작과 달리 가상의 웅천시를 배경으로 한, D-200일의 시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어차피 소행성과의 충돌은 예정되어 있고, 한반도에 사는 이들의 생사는 장담하지 못하는 걸로 이미 확정이 난 상황. '어차피 죽는 거'라는 생각으로 막사는 사람들과 '죽기 직전까지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행성과의 충돌이 발표되었을 초반에는 이보다 더 얼마나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있었는지가 플래시백으로 보이면서 멸망해 가는 웅천시에서 마지막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다. 

3시간 정도 봤을 때만 하더라도 이들의 유난스러운 현재는 저런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구나 이해가 되었다. 마약 논란을 빚었던 유아인도 화상통화 부분으로만 살짝 등장했기에 정말 편집으로 덜어내느라 고생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무슨 메시지를 주고 싶은 건지 모르겠더라. 일단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중학교 교사인 여주인공과 미국의 어떤 연구소에서 연구조교로 일하는 남자친구, 그리고 성당의 보좌신부와 수녀, 시를 지키러 온 군인 와 이들의 가족을 비롯한 부시장, 주임신부, 비서실장, 군인들, 유튜버들 등등.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종말을 맞이하는 드라마를 보여주려나 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릴러가 시작된다. 


교사인 여주인공이 아이들을 괴롭히는 나쁜 놈을 죽이겠다고 복면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밤길을 달린다. 그런데 이미 그 나쁜 놈은 다른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해있었다. 누가 이 나쁜 놈을 죽인 건지 진짜 범인은 드러나지 않고 극은 이 교사를 범인으로 오해한 다른 나쁜 놈에게 오히려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비틀린다. 나쁜 놈은 교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이들에게도 압박을 가한다. 

아이들도 정상적이지 않다. 그렇게 어른들이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라는데도 유튜브에서 다운로드한 영상들을 어른들에게 판매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러 다닌다.

이러니 범죄는 아이들 가까이에서 계속 손짓을 하고 아이들을 지키려는 여주인공은 군인보다 더 철저하고 투철한 사명감으로 온몸을 바쳐 뛰어든다. 그래서 중반쯤 되니 범죄 수사극 정도로 장르가 변한다.


하지만 또 선량한 시민들의 돈을 착취해 돈 있는 자들이 소행성과 충돌할 한반도를 버리고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들의 돈을 추적하고 탈출을 막는 과정에서 나오는 군인들의 활약은 재난 추적극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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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가고 싶어 환장한 미국에서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기 위해 돌아온 연구원 남자친구의 이야기는 살짝 멜로이기도 하지만 이 멜로는 유아인의 마약혐의 때문에 몰입할 수가 없다.


마을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에서 조금씩 드라마가 보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주인공이 아니다 보니 그 분량도 짧고, 그 와중에 아동성착취, 아동매매 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종말직전까지도 끊임없이 계속된다.


유아인의 마약논란이 있었고, 편집을 했다는 말도 들었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공개된다고 했을 때에는 감독과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인간수업' '마이네임' 등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이 연출을, '밀회' '아내의 자격'을 쓴 정성주 작가가 극본을 썼기 때문이다. 아무리 등장인물이 벚꽃나무의 꽃잎처럼 많더라도 치밀하게 한 땀 한 땀 빌드업하여 깔끔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래서 12시간의 러닝타임이 필요한 거라 생각했고 무려 12시간을 투자해 시청을 했다. 

그런데 이게 뭐람? 12회의 엔딩은 허탈하기 그지없다. '종말의 바보'의 메시지는 "아이들이 미래다"인 걸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죽게 된 마당에 아이들을 이용한 범죄자에게 목숨을 걸어 응징하는 게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행동인가? 종말이 올 때까지 반성할 줄 모르는 성직자와 잘 버티다 막판에 전역한 군인, 미국행도 포기하고 여자친구의 생사조차 지키지 못하는 남자, 어른이 되기 싫다는 아이들까지. 도대체 뭘 느끼고 생각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중간중간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지만 결말이 이상해지니까 좋았던 부분까지 잊히게 된다. 이렇게 주요 맥락이 끊어진 게 유아인 분량의 편집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무거운 이야기여서 작가과 감독이 어떤 결말을 내놓기 부담스러워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이런 이야기였을까?

진짜... 볼만한 게 없는 요즘이다. 

김경희, 사진제공 넷플릭스


https://m.entertain.naver.com/topic/article/408/0000222077?cid=1108894&gcid=1108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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