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생존 위한 합종연횡 검토
중국발 위기의식 확산한 석화업계…범용 제품 설비 통합 나서나
공정위 독과점, 세금 등 장벽도 뚜렷..."정부 지원 이어져야"
중국의 부상으로 도래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를 누구보다 먼저 체감한 곳은 현장에서 뛰는 기업들이다. LG화학은 2조원을 투입한 NCC 2공장을 가동 2년여만에 시장에 내놓았고, 롯데케미칼은 해외 진출의 상징인 LC타이탄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부진한 업황 속 제값을 받지 못하더라도 대거 자산 정리에 돌입한 건 지금의 위기가 결코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자산 매각만으로 구조적 산업 변화에서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건 모두 직감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선 결국 '빅딜' 카드가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1, 2위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합종연횡 논의가 4년여 만에 다시 감지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늘린 에틸렌·프로필렌 등 범용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일원화하고, 더 나아가 양사 간 석유화학부문의 통합을 위한 인수합병(M&A)까지 추진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2020년 불씨 피운 '빅딜' 초기 단계 스터디
18일 투자은행(IB) 및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내부에선 적자가 이어지는 범용 NCC설비를 양사가 통합하는 방안에 대해 초기단계 스터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실무진 차원의 논의 단계로 그룹 최고경영진까지 보고되진 않은 사안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여수와 대산에 각각 세워 경쟁하고 있는 대형 NCC 설비를 한 데 모으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를 들어 롯데케미칼 여수NCC 공장을 LG화학이 인수하고 LG화학 대산 공장은 롯데케미칼이 인수해 '1지역 내 1대형사'를 만드는 구조다. 같은 설비를 운영하는 공장이 두 지역에 나뉘어 있으면서 불거지는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양사 간 제 살 깎아먹기 구조에서 탈피하자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복 설비를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설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범용 NCC 설비 통합 논의는 2020년에도 한 차례 물밑에서 논의됐었다. 당시에도 중국 기업들의 자급률이 궤도에 오르고 고유가로 인한 스프레드 축소로 불황을 겪던 시기다. 양사 실무진 사이에선 당시 산업 구조 변화가 단기에 회복될 사이클이 아닌 국내 화학산업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번지면서다.
두 회사는 4년 전 지역 내 구조조정을 마치면 추후 양사 간 범용 화학부문의 M&A,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구체적인 통합도 논의해가기로 했다. 당시에도 두 회사의 M&A 실무진에서 활발한 논의가 오갔지만 LG화학 측이 최종 반대의사를 밝히며 논의는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日 벤치마킹해 '제살 깎아먹기' 멈춘다
두 회사가 검토해온 지역별 과잉 설비를 통폐합하는 방향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일본 석유화학 업계를 살려낸 선제적 구조조정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976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