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무차별 흉기 공격에 상처 깊어…'정신질환 의심' 50대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
폭행 용의자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한 광주광역시경찰청 경찰관들이 상당기간 재활·재건치료가 필요한 중상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50대 피의자는 실탄과 테이저건을 발포한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도 범행 동기를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이들 경찰관은 사건에 앞서 인근 도로에서 이유없이 행인을 폭행하고 현장을 벗어난 용의자 A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A씨는 경찰관 4명이 집밖에서 자신을 부르자 날이 25㎝ 가량되는 톱을 들고나와 대문이 열림과 동시에 이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예상치 못한 흉기 테러에 뒷걸음질치는 경찰관들을 상대로 얼굴과 신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다.
대문 바로 앞에 서있던 B 경감(50대)은 순식간에 이마와 왼쪽 다리에 깊은 자상을 입었다. 출혈이 심했던 그는 A씨가 진압된 이후 전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의료진 부족에 상무병원으로 전원 조치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안면부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C 경사(40대·여)는 사건 직후 조선대병원으로 이송돼 반나절 동안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마와 오른쪽 뺨에 깊은 자상으로 인해 장기간 재건치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D 경위(50대)는 A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씨티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또 다른 손가락과 팔꿈치, 뒷목, 얼굴 등에도 열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일부 경찰관은 심각한 신체·정신적 충격으로 흉기 난동과 총기 발포 등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방비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감행된 잔인한 공격과 날카로운 톱날의 위력 탓에 경찰관들이 회복하기 힘든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현장을 목격한 동료 경찰관은 "피습을 당한 동료의 신발 안에 핏물이 흥건했고, 얼굴 상처가 깊어서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며 "퇴원 이후에도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서 지낼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강효 광주 미라클의원 외과 전문의(의학박사)는 "흉기의 종류와 안면부에 집중된 부상 부위를 감안할 때 상당기간 감염 관리와 반흔 재건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파열된 인대 또한 수술 이후 만성적인 불안정성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대표단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사건 발생 다음날인 20일 입원 치료 중인 동료 경찰관 3명을 차례로 위문하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민관기 전국직협 회장은 박정수 광주직협 회장과 병실을 찾아 "위험한 상황에서 피의자를 검거하다가 큰 부상을 입은 동료들이 제대로된 치료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위로금 모금과 현장 물리력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도 경찰 지휘부와 의견을 나눌 방침이다.
해당 남부경찰서도 사건 직후부터 경무·청문기능 경찰관들을 부상 동료가 입원 중인 병원에 급파해 어려움을 살피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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