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칸영화제는 안다, 한국 영화의 추락을
6,825 10
2024.04.20 21:35
6,825 10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 한 편만 초청받은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칸 하면 떠오르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가 올해 선보이지 않은 영향이 크다. 하지만 불길한 징후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장을 받은 한국 영화가 없다는 점은 더 암울하다. 비평가주간은 신진 감독 영화들을 주로 초청한다. 칸이 한국 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재능을 올해는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국 영화는 2000년대 초반 빠르게 산업화의 길을 걸었다. 해외 시장 개척도 이어졌다.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가 세계로 진출하는 발판 역할을 해왔다. 칸영화제는 새롭게 떠오른 ‘상품’인 한국 영화로 영화제 위상을 높여왔다. 올해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 영화에 대한 칸영화제의 변심이 감지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코로나19 후유증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로 극장 산업이 위축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부상하면서 감독과 배우 등은 영화 대신 드라마로 몰려 갔다. 영화 쪽 투자가 줄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빼어난 감독과 뛰어난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니 좋은 영화가 나올 확률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코로나19 탓만 할 수 있을까. 팬데믹을 한국만 겪은 건 아니다. 한국 영화의 성장엔진은 최근 급속히 식고 있다.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이 간혹 등장하나 예전만큼 많지 않다. 독립영화 쪽에서 눈에 띄는 성취들이 종종 나오나 주류 영화계의 활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 영화계는 신진 양성을 게을리했고, 그나마 두각을 나타난 신인들마저 산업 안에서 제대로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책 당국은 최근 아예 두 손을 놓았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수장 자리는 비어 있다. 지난 1월 말 박기용 위원장이 퇴임한 후 3개월가량 공석이다. 직무대행 체제로 꾸려지고 있으나 대행은 대행일 뿐이다. 책임감 있는 조직 운영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음 달이면 새 영진위 위원 선임과 위원장 호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기는 하나 이마저 불투명하다. ‘영화 진흥’을 위해 만들어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 요즘이다.



지난달 정부는 영화관람료 부담금 폐지를 발표했다. 관람료에 3%씩 책정된 부담금은 영화발전기금으로 쓰여왔다. 영진위는 영화발전기금으로 독립영화와 영화제 지원 등 여러 사업을 수립해 집행해 왔다. 정부는 부담금을 폐지하는 대신 일반 회계를 통해 영화발전기금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예산으로 영화발전기금의 돈줄을 대겠다는 거다. 예산이 얼마나 편성될지는 알 수 없다. 부담금으로 조성됐던 예전 영화발전기금 규모일지 그 이하일지 이상일지 누구도 모른다. 영화인들 입장에선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칸영화제는 무기력에 빠져 추락하는 한국 영화의 상황을 과연 모르고 있을까.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한국일보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797060?sid=110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후 x 더쿠🫧] 감사의 달 선물도 더쿠는 더후지 (더쿠는 마음만 준비해, 선물은 더후가 할게) 5/4, 단 하루! 254 00:05 3,17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09,98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348,81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24,95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36,15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07,91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497,98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42,12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9 20.05.17 3,058,24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27,87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997,8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0254 기사/뉴스 이효리, 애니콜 신드롬 일으키더니...이번엔 LG전자 ‘이것’ 모델 꿰찼다 1 00:40 329
2400253 팁/유용/추천 여러분 대전 와인페스티벌 폐지안됐어요 올해도 겨우겨우 기회얻어서 또 연답니다... 많이많이들 와주셔서 관광객 1명이라도 늘려주세요 ㅠㅠ 00:40 414
2400252 유머 한국어, 영어 사용자 모두 불만족 시킨 단어 7 00:39 734
2400251 이슈 세븐틴 5일차 초동 마감 5 00:39 468
2400250 이슈 얼굴공격 심한 오늘 올라온 아이브 장원영 썸네일 영상들 6 00:36 448
2400249 유머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흉터 37 00:36 1,810
2400248 정보 '귀여워서 미안해' 작사 작곡한 사람들이 작정하고 '귀여워서 미안해 2'를 노리고 만든 것 같은 신곡.......jpg 7 00:36 571
2400247 이슈 레서판다 오타쿠들이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5 00:35 554
2400246 이슈 19년 전 오늘 발매♬ 타키 & 츠바사 '仮面/未来航海' 00:35 36
2400245 유머 부모님 용돈 배달사고의 현장 7 00:34 1,109
2400244 팁/유용/추천 그루비룸이 엄정화 '초대'를 샘플링한 hyunA(현아) 이번 수록곡 RSVP(feat.창모) 9 00:32 369
2400243 유머 50초로 요약한 민희진 기자회견 26 00:31 1,641
2400242 이슈 IVE 아이브 [해야] 초동 5일차 종료 7 00:30 1,195
2400241 이슈 연봉 1.4억원 뉴요커의 삶 35 00:30 2,730
2400240 유머 노골적인 드라마 PPL 7 00:29 1,843
2400239 유머 백팩에 나온 수상한 물건.gif 2 00:28 877
2400238 팁/유용/추천 [스튜디오 춤] hyunA (현아) - 'Q&A' 00:26 273
2400237 이슈 8년전 오늘 발매된, 악동뮤지션 "RE-BYE" 1 00:24 111
2400236 이슈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투표 현시점 1,2위 (오늘 오후 2시 마감) 18 00:24 1,815
2400235 유머 직장덬들은 맨날 이 자세로 있다가... 6 00:23 2,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