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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여의도 전업 트레이더 썰.ssul
8,214 10
2024.04.1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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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쯤 여의도에 있는 투자자문/투자일임 쪽 회사에서 백오피스쪽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음

 

당시 다니던 회사가 제도권 회사는 맞지만 이름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규모의 회사는 아니었음

 

당시 회사에서 직원 복지 개념으로 이쪽 업계에서 유명한 매니저나 트레이더를 초청해서 분기에 한두번 강연/교육을 시켜줌

 

자산운용이나 프랍(회사자본 운용)같은 운용부서 뿐만 아니라 나처럼 트레이딩이랑 업무 연관성이 딱히 없는 부서에서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었음

 

대신 강연/교육은 의무 사항이 아니라서 업무 시간외 (19시부터)에 진행했고 근무시간으로 인정도 안됨

 

사전에 신청자 받아서 듣고 싶은 사람은 듣고 말고 싶은 사람은 그냥 안듣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초청한 강사는 제도권에 있는 분이 아니고 부띠끄(미신고 사설 펀드) 쪽에서 잔뼈가 굵은 분이라고 소문이 돌았음

 

나도 당시에 대학교 때부터 국장을 했고 당시에는 국장도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면 재미가 어느정도 쏠쏠하던 시절이라 강의를 듣게 됨


당시 강의가 19시부터 21시까지 두시간 정도였는데 재무나 펀더멘탈 같이 전통적인 기본적 분석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고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 차트에 대한 내용만 주구장창 강의를 함

 

수급, 파동, 수렴 같이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이게 뭔 무협지 장풍 쏘는 소리냐 하는 뜬구름 잡는 얘기만 두시간 내내 하는거임

 

근데 또 이게 듣다보니 강의 끝날 때 쯤에는 얼추 긴가민가 이해가 되는거 같기도 함

 

그래서 강의 끝나고 다들 나갈 때 쫒아가서 좀 더 배우고 싶다고 간청을 함

 

그랬더니 강의 열심히 들어서 자기도 강의할 맛 났다고 거래일에 본인 사무실로 한 번 오라고 번호를 알려줌

 

그 다음주에 귀한 연차 쓰고 커피랑 간식 사서 아침부터 알려준 사무실로 찾아감

 

당시 찾아간 사무실이 동여의도 끄트머리에 있는 트럼프** 이라는 고급 오피스텔이었음

 

나는 내심 데스크에 블룸버그 터미널도 있고 모니터암에 모니터 6개씩 달아둔 그런 모습을 상상했는데 내 데스크랑 똑같이 모니터 두개만 단촐하게 있음

 

근데 나랑 다른건 HTS 개인 계좌 잔고창에 예수금 20억이 찍혀있음

 

이 아저씨가 하는말이 오늘 거래할 종목들은 어제 전부 추려 두었고 본인이 먼저 진입하고 나서 왜 이때 들어갔는지 설명을 해준다는데 가급적 중간에 질문하거나 쓸데없는 말은 걸지 말라고 함

 

그래서 장 열리고 매매하는걸 보는데 미리 보고 있던 종목에 지정가 매수 주문을 손이 안보일 정도의 속도로 기계처럼 넣고 있음

 

보통 지정가 걸어두면 그날 거래량 터지는 핫한 종목은 체결이 안되고 그대로 올라가는 경우도 꽤 되는데 이 아저씨가 넣은 주문은 거의 90% 이상 체결이 됨

 

그리고 체결이 되면 호가창이랑 봉차트좀 보다가 또 빠르게 지정가로 털어 버리거나 한 두번은 그냥 시장가로 던지는데 짧은 손절도 간혹 있지만 거의 모든 주문이 1~4% 정도를 먹고 나오는거임

 

심지어 그날 지수도 약보합 수준으로 투심이 그렇게 좋은 날도 아니었음

 

그리고 장전에는 중간중간 설명을 해준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말 한마디도 안함 ㅋㅋㅋㅋ

 

그리고 10시쯤 거래량 조금씩 빠질 때 오늘 오전 매매 다했다고 이제부터 설명 해준다는데

 

거래 내역보니 코스피 종목은 아예 건들지도 않고 대부분의 종목이 지인이 산다 하면 도시락 싸갖고 다니면서 말릴 코스닥 개잡주임 ㅋㅋㅋ

 

A 종목은 왜 이때 들어갔고 B 종목은 왜 이때 던졌고

C 종목은 수급이 완전 이탈이라 이때 손절 했고

D 종목은 원래 이때 던지는게 맞는데 파동을 살려서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조금 더 먹고 나왔고

 

이런식으로 1:1 과외를 해주는데 머리속으로는 얼추 이해가 가긴 가는데 실제로 이걸 이렇게 기계처럼 빠르게 할 엄두가 아예 안나고 실제 거래에서 이렇게 머리가 빨리 돌아서 조건에 부합하는걸 포착하고 주문으로 기계처럼 이어질 수가 없는 속도로 매매를 함

 

그래서 오늘 너무 감사하고 이해는 얼추 가는데 나는 이걸 이렇게 빠르게 기계처럼 실제로 매매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솔직히 말씀을 드림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데스크에 그대로 앉아서 담배 피면서 하는 말이

 

사실 그게 맞다 트레이딩도 이걸 본업으로 먹고 살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려면 프로 축구나 농구 같은 프로 스포츠처럼 선천적인 재능이 필요한 영역이지 후천적인 노력으로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너도 배우고 연습하면 안목도 생기고 투자는 어느정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하는 것 같은 트레이딩은 선천적인 무언가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

 

그래도 기왕 온거 HTS 화면세팅이나 배워가라고 해서 그거 하나는 건져감 ㅋㅋ

 

긴 시간이 지난 지금은 국장은 피곤하고 하도 양아치짓들을 많이 해서 아예 건들지도 않는데 그 당시에는 옆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커다란 벽같은걸 느낀 하루였음

 

 

세줄 요약

 

1. 트레이딩(주식, 코인, 선물 단타)도

 

2. 프로 스포츠처럼

 

3. 재능의 영역이다

 


https://www.dogdrip.net/55034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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