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 와이티엔(YTN) 새 사장이 3일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를 두고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내용인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보도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와이티엔 노사의 설명을 들으면, 김 사장의 이날 대국민 사과 방송은 보도국 구성원 등과 협의 없이 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와이티엔지부는 “대국민 사과라고 하지만, 실상은 ‘용산’을 향해 엎드린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와이티엔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언론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로 국민 여러분께 봉사해야 할 책임이 있으나, 와이티엔은 그동안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와이티엔을 대표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3분 남짓 준비한 사과문을 읽었다.
이어 김 사장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대선 보도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오세훈 시장 관련 ‘생태탕’ 의혹 보도, 대선 직전에 나온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인용 보도를 ‘묻지마식’ 불공정 보도의 사례로 언급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 사장의 일방적 대국민 사과 방송이 나간 직후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는 즉각 성명을 내어 “와이티엔 사장이라는 자가 권력을 향해 용서를 구한 오늘은 30년 와이티엔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라며 “이번 사과는 국민 보라는 것이 아니라 용산 보라고 한 짓이다. 앞으로 24시간 땡윤방송을 만들겠다는 낯뜨거운 충성맹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와이티엔지부는 김백의 사과를 국민 앞에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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