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빛에서 출발해 어느덧 무지개처럼 일곱 갈래로 뻗어나가고 있는 방탄소년단.
입대 후 발표된 'Fri(end)s'는 팀의 공백기를 줄여줄 가벼운 완충 장치이자 마지막 솔로 후발 주자인 뷔의 퍼스널 컬러를 찾기 위한 검사용 색지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그는 자신만의 영역을 고르는 데 골몰했다. 첫 앨범 < Layover > 작업에 앞서 어도어(ADOR)의 민희진을 찾아갈 정도로 치열하게 제작에 임했고, 그 결과 'Singularity'의 세공된 버전과도 같은 부드러운 빗줄기와 춤사위를 적실 수 있었다.
다음으로 엷은 분홍 색지를 펼친다. 베이스와 드럼의 가벼운 만남이 전통적인 20세기 팝의 정원을 꾸리고 산뜻한 고백의 어구는 누구나 단박에 이해하기 쉬운 러브송을 완성한다.
핵심이 되는 건 이 안온한 상태에 녹아드는 중저음의 보컬.
다채로운 선율이나 변주 대신 평화로운 전개만이 가득한 단일 색지를 택했기에 메인 곡으로는 싱겁게 다가오지만, 적어도 뷔의 선한 음색에는 조명을 단듯 밝게 빛난다.
여러모로 그가 팀의 균형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곡이다. 스페드업을 거치면 빠른 리듬에 춤을 추는 정국의 모습이 떠오르고 슬로우 다운을 거치면 RM의 묵직한 무게감이 풍긴다는 점에서 더더욱.
https://youtu.be/62peQdQv4uo?si=A1v2CgFFxACwUTx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