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 폐하 만세! 천황 폐하 만세! 천황 폐하 만세!"
만세 3창을 한 뒤 이 작가는 단도로 배를 갈랐고, 함께 온 일행이 목을 잘라 죽음을 맞이했다.
나머지도 모두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며 자위대 총감실을 무장 점거하고 인질극을 벌인 소동이 끝이 났다.
이런 미친 짓을 벌인 작가는 놀랍게도 노벨 문학상 후보에도 여러 번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거의 수상이 확실시되던 일본의 유명 작가 "미시마 유키오"였다.
사실 이 사건이 더 놀라웠던 이유는 그가 자살로 생을 마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미시마는 다자이 오사무가 자살했을 때 그 유명한 "그의 우울증은 라디오 체조만 해도 낫는다."라는 디스를 날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사실 미시마 유키오를 표면적으로 봤을 때 결핍이 있다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의 집안이 대대손손 권력가+엘리트 집안이었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1949년 <가면의 고백>으로 압도적인 재능을 뽐내며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삶을 자세하게 파보면 어느 인간이 그렇듯, 컴플렉스의 배경이 숨어있다.
그의 컴플렉스는 신체적 스펙에서 시작된다.
미시마 유키오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병약했다.
의사한테서 직사광선을 최대한 피하라는 소견을 받았을 정도로 몸이 허약했고, 따라서 당시 안색이 창백했을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체구가 160cm가 안될 정도로 왜소했다.
이런 왜소한 체격에 대한 컴플렉스는 그가 군입대와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서 심해졌다.
미시마는 정치적으로 극우에 가까운 성향을 보였기에 2차 대전 때 신검을 받고 입대를 하려 했다.
그러나 젊은 군의관이 미시마를 결핵으로 오진하고 부적합 판정을 내렸고, 미시마는 오진인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묵인한다.
그는 자서전적 작품인 <가면의 고백>에서 군입대를 못하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엄청 행복했다고 밝혔다.
왜소한 체구, 조국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병역을 기피한 과거. 이러한 콤플렉스에 사람들에게 숨겨야했던 동성애적 성적 지향까지.
그래서 그는 자신의 나약한 면을 완벽하게 숨기고 그와 정반대의 인물을 세상에 보여주기로 한다.
미시마는 문단에서 인기를 끌며 주목을 받자마자 미친듯이 근육을 키우기 시작한다.
근육을 키워 화보집을 찍기도 하였고, 자신의 마초적인 면을 사회에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끝내 자신이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모습인 극우 성향의 마초남으로 죽으며 나약함을 숨기는 데에 성공했다.
물론 현대에서는 자신의 나약함을 숨기려고 발악한 한 남자의 어리석은 사건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가 다자이에 대해 남겼던 말과 함께 이 글을 마치겠다.
"나는 다자이의 연약한 면이 싫다. 사실 다자이는 나와 닮은 면이 많다.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보면 왠지 기분 나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과는 잘 어울리는데 비슷한 성격의 사람은 왠지 싫고 거북하다. 다자이에 대한 내 감정은 그런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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