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의 설립자가 일을 출중히 잘하는 딸을 두고 한말이 아들이었으면 회장감이다. 그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나덬이 경험한 미국과 유럽 회사의 사정을 공유하려고 해.
아니, 그 글이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기 보다, 지금 2024년에 저게 어떤 의미로 올려졌을까가 의문인거지. 이인희 회장이 그만큼 능력이 뛰어났지만 시대를 못 따른 거였으면 사실 그 시대를 웃고 넘길일인데, 1920년대에 태어났던 여성 기업인과 1970년대, 1980년대에 태어난 여성 기업인이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면 그건 큰 문제지. 2000년대에 장자 승계 덕분에 LG회장이 딸이 있음에도 남자 조카를 입양하고, 역시나 뛰어나다는 이부진도 오빠에 밀린다하고. 이게 우리 나라 기업 문화에서 아니 사회 전체에서 전혀 문제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충격인거지.
나덬은 직종 때문에 전세계 이벤트들을 많이 다녀.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제는 특정 분야뿐 아니라 전 분야에서, IT, Network, 중장비 등 가릴거 없이 여성 인력이 임원부터 최고 책임자로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야. 이걸 우와 여성인력이 정말 노력해서 glass ceiling을 극복했구나 이런 느낌이 아니야.
이제는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구성원으로서 기업에서도 반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능력에 따라 올라가고 있지. 아래에 캡쳐한 사진들은 최신 CES나 모바일 콩그레스 등 전세계 가장 큰 이벤트들에 참석해서 스피치를 한 사람들이야. 이들 중 남녀를 구분하고 부모에게서 물려받아서 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알기론 없어. 다들 입사해서 능력 올리고, 자기 스스로 저 자리에 올라간거지. 이건 또 따로 한번 말하고 싶어지는 주제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고.
여성 기업인들은 이제 손꼽히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섞여서 평범하게 저 정도 비중이야. 매니저, 디렉터 급에 여자들 엄청 많고, 그 결과 저 대기업들의 CEO, CTO들이 여자인 경우가 많아진거야. 이건 미국, 유럽, 아시아 특히 중국, 대만에서는 여성 인력 평사원부터 임원진까지 충분히 비중을 차지할거라고 보여. 심지어 일본도 한국보다는 여성 임원이 많은 느낌이야. 물론 이건 수치로 본게 아니라 나덬이 저런 이벤트에서 만난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거임. 근데, 몇년을 다녔어도 한국 여성 임원은 단 한명도 못 봄. 참가를 안했을 수도 있지. 한국 여성 직원은 많이 만났지만 한국 여성 임원은 한명도 만나지 못함. 아, Korean American 여성 임원은 꽤 만남. 하지만 한국 기업의 여성 임원은 한명도 보지 못함. 아무리 서구라고 해도 아직도 기업은 남자들의 세계였던 그 여파가 남아있고, 여자들은 그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내고 있지.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임원, 최고 책임자 구성원에서 여성이 이리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곳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거야.
이글이 남녀의 문제로 다루어지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집단이 단지 그 소속성 때문에 배제된다는 것은 모두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거 같아. 더쿠 공지에 어긋하는 글이면 내려가겠지만 한번은 하고싶던 말이었어. 우리 사회에 꽤 큰문제가 뿌리깊게 있고, 바깥 세상은 열심히 바뀌고 있다는걸 공유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