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100원 미만에 MZ 자금 몰려
시총 9위 ‘도지코인’ 35조원 육박
투기 성향 너무 강해 큰 피해 우려
“밈코인 99.9% 기술적 가치 없어”
“밈코인에 투자한 지 1년 됐습니다. 지금 수익률이 1000%쯤 됩니다. 이 수익률 한번 맛본 친구들은 밈코인을 도박처럼 합니다.”(30세 이모씨)
주춤했던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6일 한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억원을 다시 돌파했다. 가상자산 불장이 다시 열렸다는 기대감 속에 이른바 ‘밈(meme·인터넷 유행)코인’에 MZ 투자자들의 돈이 몰린다. 상대적으로 종잣돈이 적은 젊은층이 부담 없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밈코인판에 뛰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1억원을 오르내리지만, 밈코인은 개당 100원이 안 되는 것도 많다. 반면 가격 변동폭은 비트코인보다 훨씬 크다. 쉽게 말하면 ‘많이 벌고 많이 잃는’ 판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기존 가상자산들은 결제 기능, 보안 기능 등을 내세워 투자를 유치한다. 하지만 밈코인은 어떤 기술이나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사용처, 구체적 활용 계획 없이 장난처럼 태어난 것이 대다수다.
밈코인 대장주로 꼽히는 ‘도지코인’도 마찬가지다. 도지코인은 2013년 미국의 프로그래머들이 비트코인 현상을 풍자하려고 만든 가상자산이다. 하지만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크스가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35조원에 육박했다. 전체 가상자산 가운데 시총 기준 9위다. 지난달 약 110원대에 거래되던 도지코인은 같은 달 22일부터 급등해 2주 만에 243원을 돌파했다. 비슷한 기간 시바이누, 페페, 플로키, 도그위햇 등 유명 밈코인 몸값도 400~1000% 뛰었다.
30대 직장인 전모씨는 한 달 전쯤 도지코인을 샀다. 그는 “비트코인은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 밈코인이 한번 폭등하면 비트코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익률이 나는 것을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면서 “일확천금의 꿈 7, 재미 3 정도로 도지코인을 산다. 앞으로 더 살 것”이라고 했다.
시바이누 투자자 최윤성(27)씨는 “밈코인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 싼 데다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적정가가 없다는 것이다. 잘하면 1000배까지도 뛴다. 10만원 넣고 1억원 노리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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