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 '근로기준법‧4대 보험‧노동 3권' 요구 투쟁 선언
직접 고용관계 아님에도 단체교섭권 요구…노란봉투법 재추진시 파장 커질 듯
[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현대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 일부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회사측에 직고용에 준하는 대우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님에도 불구, 근로기준법, 4대 보험, 노동 3권 등을 책임져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와 진보 정당들을 중심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2‧3조 개정안) 재추진 목소리가 일고 있어, 대리점 영업사원 문제는 현대차에게 큰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과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26일 현대차 국내사업본부가 위치한 서울 역삼동 타이거318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를 상대로 자동차판매비정규직(대리점 영업사원)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새로운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그동안 자신들도 현대차 직영판매점의 정규직 영업사원과 동일하게 자동차를 판매하지만 대리점을 통해 간접고용된 ‘특수노동자’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정규직으로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는 현대차 직영 영업사원들과 달리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기본급, 4대보험, 퇴직금과 각종 수당도 없이 차를 판매할 때 나오는 수수료에 생계를 유지하는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현재 전국에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직영판매점인 ‘지점’은 353개, 대리점은 393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직영 영업사원들은 생산직이나 사무직과 마찬가지로 고정된 임금을 보장받는 대신 판매 실적에 따른 보상, 이른바 ‘건당 수수료’가 없다. 반면,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자영업자인 대리점주와의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 임금보다는 수수료가 주요 소득이 된다. 차를 많이 팔수록 소득이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 직영 판매보다 위탁판매(딜러, 대리점)를 통한 판매망 구축이 효율적이다. 판매량이 부진할 때도 고정비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대부분 현지 딜러와의 계약을 통해 판매망을 운영한다.
현대차‧기아도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는 현지의 독립된 사업자인 딜러에 의존한다. 직영 판매망을 갖춘 곳은 국내뿐이다. 국내 대리점은 해외 시장에서의 딜러와 비슷한 개념이다. 딜러는 제조사로부터 차량을 일정 물량 구매해 자체적으로 판매하고, 대리점은 판매만 대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구조를 감안하면 대리점 영업사원이 제조사에 직고용에 준하는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토요타 등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에서 딜러사들을 통해 판매망을 운영하지만 딜러사 영업사원들로부터 계약관계를 요구받지는 않는다.
자동차판매연대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요구는 정의선 회장이 자동차판매 비정규직 노동자인 카마스터들에 대한 근로기준법 보장, 4대 보험 적용, 노동 3권 보장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지고 교섭의 장으로 나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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