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저와 연애하던 시절부터, 제 어릴 적 사진이나 성장과정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 등을 카톡으로 보내달라는 요구를 했었습니다. 제 어릴 적이 궁금할 수도 있겠지 싶었고, 그닥 숨기고픈 게 없었기에 옛 사진들을 보내줬었는데...
한참 후 어느 날에, 그 사진들이 시어머니의 친정 형제자매들에게까지 퍼져 바다 건너 먼 나라에까지 날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제 외모와 제 가족들 외모, 가족사진 배경 등을 통해 이렇다 저렇다.. 성형을 했네 안 했네.., 사는 수준, 분위기 추측하며 지레짐작 평하는 얘기들이 거슬리기도 했지만, 새 식구가 될 사람에 대해 궁금들 하실 수도 있다... 그냥 그렇게 이해하며 넘겼습니다.
헌데, 알고 보니 남편이 그런 성향이더라고요.
저랑 어디 놀러간 사진이며 데이트 일상 사진 등등을 그간 계속 가족 채팅방에 잔뜩 공유하고 있었더라고요. 심지어 수영복, 오프숄더 원피스, 탑튜브원피스 등 다소 과감하게 입은 신혼여행 사진들 모두와 화장기 하나 없는 제 맨얼굴 사진까지 잔뜩이요..
좀 뜨악했지만 그때만 해도 신혼이고, 시어머니 성향을 파악하기 전이어서 그냥 저 혼자 불편한 마음으로만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결혼해 10년 살아보니, 시어머님은 시시콜콜 저희 부부 사는 이야기를 궁금해하시는 편이고, 소스가 약간 주어지면 그걸로 추측과 상상을 섞어 지레 짐작해 판단까지 해버리고는 확신까지 하시는 경향이 있고 혼자 해석한 그 판단결과를 기정 사실인냥 시어머니 친정 자매들, 시아버지의 여동생들에게 이렇다 저렇다 말씀하신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일단 저는 칭찬이든 뒷담화든 그분들의 입방아 주제에 제가 오르는 게 싫고요. 저희 친정 부모님은 일단 자식들 결혼시키고 나면 그저 "잘들 살겠거니.." 믿고 다소 무심하게 조용히 지켜봐주시는 편이라 남편의 그런 행동과 시어머니의 지나친 궁금증이 매우 불편합니다.
제 생각엔 가끔 애들 사진이나 보내드리는 걸로 충분하다 생각하는데, 남편은 일상 사진을 제 동의없이 여러장씩 잔뜩 올리며 공유해요. 아이를 낳으면서는 심지어 상의 까고 모유수유하는 사진까지도 시댁방에 올리는 실수까지 했으며, 아기 돌보느라 끈나시 수유복에 아무렇게나 질끈 묶어 흐트러진 차림새로 사는 제 사진까지 시댁 가족방에 올려 저를 분노케 했습니다. 참고로 시댁 채팅방에는 시누이의 남편 시매부까지 있습니다.
남편은 묶음사진으로 주루륵 올리다보니 실수로 그랬다는데, 저는 별별 사진을 일일이 다 공유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담부터는 애들 사진만 올리고 제 사진은 제 동의를 얻고 올려라.. 로 다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한동안은 제가 들어간 사진은 조심하더군요.
근데 말입니다.
모든 주말마다 어디 다녀왔는지 뭐하며 주말을 보냈는지 뭐 먹었는지 죄다 올려요. 아이들 사진 몇 컷이면 그러려니 해요. 헌데 묶음 사진과 동영상, 심지어 어디 놀러갔을 때 본 풍경사진까지 잔뜩 우루룩 올립니다.
그러면 어머님은 늘 그렇듯 뭐 했구나! 어디니? 뭐 먹었구나! 좋아 보인다 다정하게 답을 하시지요. 근데요. 저는 제 사생활이 일일이 다 보고되는 거 같아 싫습니다. 특히 어머님 성격에 온갖 추측으로 생각의 생각을 키우는 분이라, 더 싫어요. 남편에게 사생활이다.. 일일이 다 보여드리는 거 싫다 그랬더니 자긴 공유하고 싶다며 절 이상하게 예민하다는 듯 그래요. 그간 쌓여왔던 감정이 있어 그런지 더 예민한 걸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이게 일반적인 건 아닌 것 같아요.
여러분이 보기엔 남편이 과한 건가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댓글로 의견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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