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임신 7개월 상태인 여성이 호텔에서 아이를 낳은 뒤 유기,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관련기사 참조).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7개월이면 만삭이었을 여성이 술을 마셨다는 것과 아이를 유기, 살해한 뒤 식사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글에 따르면 '임신거부증'은 임산부 500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산모가 임신을 원치 않을 경우 두 가지 증상을 보이는데, 임신 7~8개월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 화장실에 갔다가 갑자기 아이를 낳는 것이다.
이를 알지 못하는 이유는 임신을 해도 배가 나오지 않고, 입덧도 없으며 태아 역시 태동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내 아이'라는 자각이 없기 때문에 죄책감 역시 느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임신거부증은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강간을 당한 트라우마가 남은 상태에서 임신을 한 경우, 난산을 겪었던 임산부, 임신공포가 있는 여성의 경우 이 증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
이는 실제하는 병일까? 이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빈번히 언급되는 정신질환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임신거부증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태아 역시 태동도 하지 않고 아홉 달 동안 엄마에게 최대한 방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자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신거부증을 앓는 여성의 경우 자궁이 둥글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길게 자란다. 이때문에 배가 별로 나오지 않고, 주변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르몽드는 매년 1200명에서 2500명의 프랑스 여성들이 임신거부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정신병리학자 헬렌 로마노의 말을 인용해 "임신거부증 증상을 보인 여성들은 아이가 탄생하면 굉장히 당황한다. 그리고 아이를 눈앞에서 없애 버리고 싶어해 영아살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또 "자신이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아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모성애도 전혀 발현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라 드 페시는 프랑스에서 임신거부증을 앓는 여성 중 46%가 정기적으로 생리를 한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대체로 고등교육을 받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여성들이며, 임신거부증 이외의 정신질환은 전혀 앓고 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U페미닌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임신거부증 여성을 정신질환자로 인식해 처벌하지 않고 치료를 시킨다. 아직 국내에는 관련 교육이나 치료 시설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