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 해외보다 8% 더 비싸… 현재 ‘극단적 탐욕’ 상태
지난 2년간 매달 50만원씩 청년희망적금을 부어 온 4년 차 직장인 강모씨는 지난달 말 만기를 맞아 목돈 1313만원이 생겼다. 그는 매월 70만원씩 5년을 넣으면 만기에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에 연계 가입을 신청하려다 그만뒀다. 치솟는 비트코인을 보자니 초조한 맘이 들었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2년간 적금 넣은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후회가 밀려왔다”며 “만기로 받은 돈 중 100만원으로 우선 비트코인을 샀고 앞으로 조정이 온다면 목돈을 좀 더 넣어보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비트코인 매수세에 올라탄 이들은 젊은 세대뿐이 아니다. 은퇴 준비 커뮤니티에는 요즘 연일 “비트코인 샀느냐”는 50대 예비 은퇴자들의 대화가 오간다. 한 은퇴 준비자는 “요즘은 노후에 ‘똘똘한 한 채’와 ‘똘똘한 코인 하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김치 프리미엄 8%, 과열 신호?
14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억500만원까지 올랐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사상 처음 개당 1억원을 돌파한 후에도 상승 추세다. 지난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후 가상화폐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는 데다 다음 달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오는 호재가 겹쳤다.
하지만 이런 호재뿐 아니라,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에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가격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비트코인 시세가 해외 거래소보다 더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도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3만3000~3만4000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작년 10월 말,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낮은 ‘역(逆)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김치 프리미엄은 오르는 추세다.
연초까지만 해도 1~3%대에서 움직이던 김치 프리미엄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달 말 5%대로 오르더니, 지난 13일 8.13%를 기록해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비트코인을 해외보다 8.13%나 더 주고 사야 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국내의 투자 열기가 강하다는 의미다.
김치 프리미엄은 5%만 돼도 단기 과열 상태란 우려가 제기된다. 또 김치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면 향후 조정기가 올 때 그 폭만큼 추가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어 국내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비트코인은 ‘극단적 탐욕’ 상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며 국내 거래소들의 거래 대금도 폭증하고 있다. 14일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12조2200억원이다. 이날 코스닥 거래 대금(10조4467억원)을 뛰어넘고, 코스피 거래 대금(13조527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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