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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산모 줄자..산부인과, 젊은 여성들 지갑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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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3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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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직면하자 과잉진료 만연... ‘불안마케팅’에 환자들 울상
10ㆍ20대 여성 초진인 경우 많아,암 위험성 거론하며 검사 강권
초음파검사 등 비급여 진료 남용산부인과 검사 돈벌이로만 보여”

여성 67% 진료에 두려움 느껴

미혼 여성 이모(26)씨는 최근 잦은 생리 불순으로 서울의 한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의사는 이씨에게 자세한 증상을 묻지도 않고 무작정 진료 의자에 누우라고 한 뒤 사전 동의도 없이 자궁 염증을 살펴보는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진료비만 10만원에 달했지만 이씨는 “상태를 보니 꼭 필요한 검사”라는 의사의 강권에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했다. 이씨는 22일 “비용 문제를 떠나 최소한 검사가 왜 필요한지 설명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산부인과가 여성질환에 민감한 여성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장사 속만 채우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출산율 하락 등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산부인과들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급여 항목)에 몰두해 환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정보가 부족하고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여성을 주된 돈벌이 대상으로 삼아 ‘불안 마케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급여 항목인 초음파 검사는 대표적인 과잉진료 유형이다. 초음파가 워낙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다 보니 환자가 건강상태에 불안을 느낄 경우 남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임신 테스트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한 최모(27)씨는 다짜고짜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는 의사의 제안에 적잖이 당황했다. 최씨는 “정확한 자궁 상태를 알아보려면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해 검사를 받았지만 지금도 어떤 부분을 체크하려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10, 20대 여성들은 병원의 이런 상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대부분 초진인 경우가 많아 심리적 장벽이 높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산모보다 정보가 부족해서다. 직장인 민모(28)씨는 “얼마 전 생리 불순으로 처음 산부인과에 갔다가 의사가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자궁경부암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전문 검사를 강권했으나 미심쩍어 받지 않았다”며 “다른 병원에 갔더니 단순한 환경 변화 탓이라며 약만 처방해 줬고 깨끗이 나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잉진료가 만연한 탓에 산부인과 전반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진료 차 방문한 산부인과에서 요구하지도 않은 세균검사 항목이 버젓이 청구된 영수증을 받았다는 박모(24)씨는 “이제는 산부인과에서 권하는 모든 검사가 돈벌이로 보여 정작 필요한 진료까지 거르게 될까 적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여성민우회가 2012년 여성 1,0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중 61.5%는 ‘산부인과 진료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환자가 진료 적합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의사가 부가적인 검사 행위를 권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출산인구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을 벌충하려면 산부인과들도 다른 수익 창구에 기댈 수밖에 없어 과잉진료 관행은 쉽게 근절되기 어려워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2014년 폐업한 의원급 분만 산부인과는 464곳으로 한 해 평균 100곳 이상이 문을 닫았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부당청구 금지 및 비급여 항목 가격 고시 등을 꾸준히 계도하고 있으나 개업의들의 경영과 진료까지 개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산부인과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의사의 설명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환자권리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의료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며“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업계 구조상 단기간에 개선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만큼 환자 스스로도 정확한 정보를 갖고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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