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리는 1999년 최고 시청률 53.1%를 기록하며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던 SBS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서윤희(심은하 분)의 딸 강혜림 역으로 데뷔했다. ‘청춘의 덫’ 캐스팅 과정을 묻는 질문에 하승리는 “어머니가 내성적인 내 성격을 바꿔 주려고 연기학원을 보내셨는데 선생님의 추천으로 5살 때 우연히 오디션을 봤다. 어머니가 ‘너 이거 해볼래?’라고 하셨는데, 뭣도 모르지만 연기가 재밌어서 해보겠다고 했다더라. 대단한 계기는 없었고 자연스럽게 흘러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하승리의 대표 수식어는 ‘심은하 딸’이다. 그러나 하승리는 이 수식어 역시 자신의 일부라고 답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다른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것에 대해 큰 고민은 없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얼굴도 늙어가고,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라며 “‘심은하 딸’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이 수식어처럼 ‘양궁 선배’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만들어 가면 그것 또한 나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심은하 복귀설이 제기돼 화제를 모았다. 이후 복귀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하승리는 한 작품에서 심은하를 만나고 싶은 기대를 드러냈다. 하승리는 “(심은하 선배를) 만나게 된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부모님께 듣기로는 아이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이셨다고 한다. 나를 많이 예뻐해 주시고 촬영장 오실 때 간식거리나 인형도 사주셨다고 한다. 5살 때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사진 보면서 ‘이땐 이랬구나’라고 기억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하승리는 성인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잠시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무살 때 슬럼프가 왔다. ‘연기라는 건 여태까지 해왔고 앞으로 계속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대학 진학을 하거나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만 소속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굉장히 힘들었는데 주변 사람들 덕에 잘 이겨냈다”라며 “‘아직 끝까지 해 본 것도 없는데 갈 수 있는 데까지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먹은 뒤로 슬럼프를 잘 극복했다”라고 말했다.
하승리는 배우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으로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KBS 드라마 스페셜 ‘노량진 역에 기차가 서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하승리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채시라 선배님 아역이었는데, 나에게는 새로운 시도였다. 슬럼프에 빠진 후에 그 캐릭터를 하고부터 재미를 찾아갔다. 주변에서도 새롭다는 얘기를 많이 해줬고, 가족들에게 ‘이번에 뭔가 다르다’라고 말을 들었던 것도 의미가 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량진 역에 기차가 서지 않는다’라는 작품을 하고 DM(다이렉트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실제 고시생들이 너무 힘이 됐다고 하더라. 촬영 현장에도 고시생들이 선물을 보내줬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연기적으로 아쉬움이 남아서 그때로 돌아가서 연기해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라며 “최근에 ‘로맨스 빌런’이라는 작품을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확실한 재미를 찾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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