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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티빙이 야구 모르는 게 죽을 죄? 스포츠 콘텐츠화 눈감으면 야구가 죽는다 [MK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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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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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TVing)이 야구를 모르는 게 이렇게 죽을 죄로 내몰릴 일인가?


진작에 시대는 변했다. ‘야구만 특별했던’ 그렇게 국민스포츠였던 시기도 이미 훌쩍 흘러갔다. 스포츠 산업화를 반대하고, 콘텐츠화의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면 앞으로 당신이 사랑했던 야구가 죽는다. 즐기고 싶다면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한다면 서비스 제공자는 당연히 개선과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 그것이 순리다. 그 과정 자체를 없었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확보한 티빙(TVing)의 시범경기 파행 운영과 운영상 오류 및 다양한 문제들에 연일 야구팬들이 들끓고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 없이 미숙한 운영으로 실망을 끼친 것도 모자라 향후 운영에도 확실한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유료화 추진으로 시작된 야구팬들의 적대적인 반응이 더 커져 가고 있기에 갈등은 길어질 조짐도 보인다.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은 지난 9일부터 KBO리그 시범경기 전경기를 중계하고 있는데 영상 송출 딜레이, 음성 오류, 자막 오류 등 각종 수많은 문제를 노출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4월까지 무료로 운영되는 서비스는 5월부터 한달에 최소 5500원 요금제를 구매해야만 KBO리그 시청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 이용을 앞두고 확실한 품질 개선 요구에 더해 나아가 티빙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 무효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온라인 상에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


품질개선을 요구하는 팬들의 요구는 분명 타당하고 마땅한 것이다. 티빙이 반드시 귀를 기울여 전폭적인 개선을 해야할 확실한 이유들도 충분히 있다.


티빙은 앞서 9일 첫 시범경기 영상 자막에서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삼성 라이온즈를 ‘삼성 라이언즈’, SSG 랜더스의 에레디아를 ‘에레디야’로 표기하는 등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표기 오류를 범했다.

외에도 선수를 표시할 때 ‘3회말 22번 타자 채은성’과 같이 선수를 타순이 아닌 등번호를 따서 표기하는 등 기본적으로 야구에 대한 이해도 조차 없는듯한 모습도 보였다.

하이라이트 영상 업로드가 5시간여 정도가 걸린 것은 물론, 일부 영상 태그에는 해당 팀을 비꼬는 온라인 용어인 ‘꼴데’, ‘칩성’과 같은 절대 써서는 안될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런 수준 낮은 중계와 콘텐츠 업로드에 기존 네이버 등에서 진행한 무료 콘텐츠만 못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B급 야구 중계’를 넘어 수준 이하의 콘텐츠라고 꼬집는 반응도 온라인 상에서 폭발했다.


(중략)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야구의 진짜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대중들의 시선, 아마추어적인 방송행정이 만든 파열음에 더 가깝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선 티빙이 ‘야구 중계’ 등 스포츠 중계에 노하우를 갖지 않은, 그래서 ‘야구 문외한’이기에 유무선 중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모든 방송사업자가 처음부터 해당 분야의 모든 노하우를 완벽하게 갖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티빙의 이전 모체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CJ ENM의 tvN 등 채널 또한 신생기업으로서 문화 콘텐츠 제작 및 송출에 뛰어들어 현재 다양한 채널 가운데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스포츠 중계권을 갖고 있는 스포티비 방송사 역시 거의 모든 프로스포츠 종목을 소화하는 ‘메가 스포츠 중계 그룹’이 된 것이 불과 오래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티빙의 아마추어적인 면을 지적하는 의견은 분명 타당하고, 비용을 투자해야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에 가깝다.


하지만 야구라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사랑하고 즐기는 입장에서라면 보다 큰 그림에서 OTT와 야구의 결합, 나아가 콘텐츠화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 속에 어떻게 ‘더 재밌게 놀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생산적이지 않을까.


익명의 KBO 관계자는 중계권 계약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외부에서 나오고 있던 지난 1월 쯤 이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포츠가 자생적으로 산업화의 가능성과 함께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도태되고 낙후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기업 등 모기업의 지원에 기형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프로야구가 언제까지 겉보기엔 나쁘지 않은 외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른다. 외부에서 우려하고 걱정하는 시선, 또 반대하는 이유들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하지만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판매를 포함한 야구의 스포츠 산업화와 콘텐츠화는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핵심 과제다. 언제라도 어떤 구단이 경영상의 문제로 야구단 운영을 포기하고 매각하거나 부실하게 관리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회복하고 있는 프로야구지만 여전히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프로야구가 스스로 더 많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야구를 향한 사랑이 야구단을 운영하게 만드는 힘으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들의 구매력과 지불하는 것들이 실제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물론 팬들의 사랑 그 자체가 프로스포츠의 존재 핵심인 것도 맞다.


하지만 이제 이른바 보편적 시청권의 범주에 야구는 속하지 않는다. 국민들 대다수가 기꺼이 야구를 공중파에서 시청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많은 경기를 지켜볼만큼 사랑하지 않는다. 물론 야구를 삶의 일부로 계속해서 사랑하는 팬들은 여전히 많다. 그리고 그들의 삶 안에는 이미 OTT 등을 비롯한 유료 구독이 낯선 일이 아니다. 또한 그 지불의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야구만 ‘특별히 다른 대접’을 받아야할까. 현실적이지 않는 이유들로 말이다. 스포츠가 존재하려면 산업적인 면이나 기반 혹은 인프라는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거기에 자본과 비용 없이 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산업 자체가 무너지면 존재가 휘청일 것인데, 언제까지 산업화에 눈을 감는 것이 맞을까. 그만큼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서 말이다.

티빙은 최소 수백만명에 이를 수 있는 야구 시청 고객들과 우호적인 관계 속에 서비스 이용 경험을 맺는 데 이미 실패했다. 하지만 그 실패를 딛고 야구팬들이 지속해서 요구할 것은 ‘무료화’가 아닌 ‘프리미엄화’다. 무료화는 앞으로 영원히 가능성이 없다. TV를 통해 계속해서 광고를 보는 대신 추가 비용을 내지 않거나, IPTV 등을 통해 일부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가 그나마 향후에도 유한하게 가능한 정도의 무료시청의 방법일 뿐이다. 시간이 더 흐른다면 언젠가는 그마저도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이번 사태에서 프리미엄화는 소중한 유료 시청권을 구입한 팬들이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계속해서 해야 할 요구인 동시에 야구를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기도 하다.



오전과 오후 복수의 매체등을 통해 티빙이 ‘슈퍼 매치’를 통해 시작전 프리뷰쇼, 감독/선수 인터뷰, 경기 종료 후 리뷰쇼 등과 함께 라커룸 촬영 등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구단 및 선수들의 반대로 일부가 철회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찌감치 라커룸을 개방하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등과 달리 한국의 문화나 정서, 준비 과정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미디어에 대한 추가 개방 등이 어렵다는 것이 반대의 논리다.


그런데 어떤 티빙이란 공급자가 3년 135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려 하는 상황에 ‘새로운 콘텐츠의 시도’라는 가장 기본적인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면 스포츠의 콘텐츠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될 수 있을까? 팬들이 화를 내야 하는 지점은 새로운 콘텐츠를 보지 못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모든 낯선 시작을 반기는 이들은 없다. 하지만 그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는 건 뒤떨어진 생각일 뿐이다.


쿠팡플레이는 티빙의 좋은 롤모델이다. 쿠팡플레이가 각종 스포츠 중계를 비롯해 프로축구 중계에 뛰어들 당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한 차원 높은 새로운 중계 스타일과 콘텐츠에 대한 접근, 쿠팡플레이 시리즈와 같은 새로운 콘텐트 도입으로 축구팬들의 많은 지지를 끌어냈다. 그리고 지금 쿠팡플레이를 규탄하는 축구팬들은 사실상 거의 없다.


현재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모두에서 당연하게 진행되고 있는 자체 유튜브 및 콘텐츠 제작 등은 이른바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야구팬들을 야구로 유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를 반대했던 이들도 이제는 그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해선 인정한다. 티빙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에 중요한 핵심 가운데 하나도 ‘전 국민의 콘텐츠 창작 권한 인정’이라는 엄청난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겨우 무슨 회사 대표의 전 이력이나 운영 철학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의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다는 게 핵심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논란 속에서 ‘티빙이 KBO리그와 야구를 산 것이 아니다’라는 팬들의 날선 반응이 쏟아졌다. 그런데 정작 야구를 사야 하는 것은 소비자인 팬들이다. 동시에 ‘나는 이미 야구를 샀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구매자가 구입도 전에 갖고 있는 막연한 경계심과 정체를 모를 적대적인 감정은 어디서 기원한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더 능동적인 소비자가 되기로 결정했다면 비슷한 범주의 축구, 배구, 농구, UFC, 해외 스포츠 등과 비교해 야구를 더 재밌게 즐길 방법을 찾는 게 맞지 않을까.


야구는 이제 다른 수많은 콘텐츠와 비교해 특별하지 않다. 야구를 여전히 좋아하고 사랑해왔던 이들의 선택과 그 쏟았던 마음이 특별했던 것 뿐이다.


야구가 스포츠 산업의 하나로, 콘텐츠로 더 성장하고 새롭게 자리 잡지 못한다면 야구는 그저 ‘겨우 공놀이’로 끝날 뿐이다. 그런 것에 월 5500원을 내고, 수많은 시간과 마음을 쏟고, 모기업은 수백억원의 운영비를 들여 유지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것들에 집중하는 대신, 더 큰 이야기들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지금 변화를 거부하면 야구는 그보다 못한 존재로 남게 될 수 있다. 그들만의 리그로, 그들만의 우물 안으로, 쓸쓸히 사라져가는 것들로.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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