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는 올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달 22일 ‘버블경제’ 시절인 1989년에 기록했던 최고치(3만8915)를 34년 만에 깨고 3만9098(종가 기준)을 기록하더니, 이날 4만선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지수 급등은 미국 증시의 인공지능(AI) 열풍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PC업체 델과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AMD 등 AI 관련주 폭등에 힘입어 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것이 일본 반도체 장비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일본 증시는 이른바 ‘사무라이7’이라 불리는 7개 기업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시를 이끌어 온 빅테크 기업 7곳을 지칭하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에 빗대어 지칭한 용어다. 사무라이 7 중 4곳(도쿄일렉트론·어드반테스트·디스코·스크린홀딩스)이 반도체 장비 기업일 정도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일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날 도쿄일렉트론은 전 거래일 대비 2.37% 상승 마감했고, 어드반테스트도 3.67%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23년만에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을 선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본 시장이 환경 변화와 강력한 정책적 의지, 기업 호응으로 우상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가 좀비 일본 경제의 정상화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한 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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