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6174억원 달성
中 알리 맞서 시장수성 과제로
국내 온라인 유통 최강자 쿠팡이 ‘계획된 적자’에 마침표를 찍고 설립 13년 만에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로 신세계·롯데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쿠팡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6555억 원(65억61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19.2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2404억 원)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15억 원(1억3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1133억 원) 대비 51% 늘어났다. 매 분기 지속적인 매출·이익 성장에 힘입어 쿠팡의 지난해 연 매출은 31조8298억 원(243억8300만 달러·연 평균환율 1305.41원)을 기록,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30조 원 고지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74억 원(4억7300만 달러)으로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오랜 기간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로켓배송’에 필요한 물류·인력 등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창업자는 “쿠팡은 설립 초기부터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만드는 데 도전해왔다”며 “유의미한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까지 다년간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한 과감한 시도이자 새로운 역량을 결집한 결실이 바로 로켓배송”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한 쿠팡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중국 플랫폼의 공습, 제조사와의 납품단가 갈등과 같은 변수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시장 수성’이 쿠팡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11월 쿠팡과 납품단가 협상이 결렬된 이후 햇반·비비고 등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김호준 기자(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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