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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푸버지’ 강철원 사육사 “내가 울면 푸바오 팬들이 더 슬퍼할까봐 애써 눈물 참고 있죠”[M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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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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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도 많이 사랑받고 행복해야 해. 우리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웠어, 푸바오.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고, 네가 한 일이 굉장히 커.”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 국내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판다 푸바오를 4년 가까이 돌봐오다 이별을 앞둔 ‘푸버지’(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55) 사육사는 ‘푸바오가 알아들을 수 있다면 마지막 인사를 어떻게 남기고 싶냐’는 질문에 이처럼 대답했다.


“떠나기 전 푸바오에게 만발한 유채꽃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지난 2016년 중국 쓰촨(四川)성 판다사육기지에 푸바오의 엄마·아빠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데리러 갔을 때, 기지 안에 유채꽃 향이 진동할 만큼 주변이 꽃밭이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뒤 3월마다 판다들에게 ‘고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유채꽃을 심어 왔습니다. 그런데 푸바오는 다음 달 초부터 약 1개월은 별도 공간에서 검역을 받아야 해서 밖에 나오질 못하거든요. 그래서 유채를 20일 정도 앞당겨서 심었어요. 꽃도 이제 좀 피었습니다.”


탄생과 돌잡이, 엄마 아이바오로부터의 독립 등 푸바오의 ‘판생’(판다+인생)을 지켜보며 애정을 쏟았던 강 사육사는 푸바오와의 작별 인사가 누구보다 힘들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날 만난 그는 최대한 담담한 태도를 보이려 애썼다.


“판다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이별을 이해시켜드려야 하니까요. 제가 슬프다고 울고 있으면 그분들은 얼마나 더 마음이 동하겠습니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걸 어떤 방법으로든 이해하려 하는 편입니다. 사랑하니까 보내줘야죠.”


강 사육사는 후배 송영관 사육사와 함께 푸바오가 평소 좋아했던 대나무 장난감을 다시 만들어주고, 해먹과 벤치 등을 만들어 선물하는 방식으로 헤어짐을 차차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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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는 그동안 강 사육사와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모습으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에버랜드 유튜브에 게재된 방사장 셸터(평상)에 앉은 둘의 팔짱 데이트 쇼츠(짧은 영상)는 조회 수 2200만여 회, 푸바오가 강 사육사 다리에 매달려 놀아달라고 조르는 듯한 영상의 경우 조회 수 1600만 회에 달했다. 푸바오 영상 수요가 몰리면서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7월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어미 아이바오의 모성애를 보여주는 영상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아이바오는 첫딸 푸바오와 2년여간 함께 지내면서 높은 나무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푸바오를 구해주기 위해 애를 쓰고, 졸린 푸바오가 다가오자 뒤에서 꼭 안아준 채 잠들기도 했다. 푸바오와 떨어져 완전히 독립한 첫날은 밥을 전혀 먹지 않고 내실 출입문 앞에서 하염없이 딸을 기다렸다. 판다는 독립생활을 하는 동물이기에 동물원의 판다들은 2살 정도가 되면 훈련을 거쳐 홀로 지내게 된다. 당시를 떠올리는 강 사육사에게선 아이바오를 아끼는 친정아버지 느낌이 났다.


“그날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사실 야생에선 그처럼 조금 부자연스럽게 이별하는 느낌이 많진 않을 거거든요. 새끼가 나무 위에서 자는 동안 어미가 멀리도 갔다 오고 하면서 떨어지는 시간이 자연스레 길어질 텐데. 우린 늘 같은 공간에 있으니까 그럴 만한 시간과 기회가 많이 없는 거죠. 2주라는 (독립 훈련) 시간을 주기는 했지만, 그들에게는 조금 짧았을 수 있어요. 항상 같이 있다가 뚝 떨어진 느낌 때문에…. 판다도 사람처럼 ‘떠난 자식을 가슴에 품고 못 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바오는 정말 좋은 엄마예요.”


1988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옛 삼성에버랜드)에 공채로 입사, 올해로 ‘사육사 인생’ 37년 차를 맞게 된 강 사육사에게 동물은 그야말로 가족이 됐다. 


“동물원에 처음 오고 10년 정도는 동물을 정말 ‘동물’ 자체로 봤거든요. 근데 또 10여 년을 동물들이랑 계속 함께하다 보니까 ‘친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0여 년 지나니까 이제 지금 같이 있는 판다는 ‘가족’으로 느껴져요.”

사육사로서 가장 갖고 싶은 능력을 묻자, 그는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반려동물과 달리 야생동물들에는 가까이 접근을 못 하거든요. 아이들을 멀리서 보고 알아서 요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게 사육사 역할인데 그게 해도 해도 쉽지 않더라고요. 야생동물들은 천적들에게 약점을 보이면 공격이 들어오니까, 단점을 자꾸 숨기려 하거든요. 지금도 ‘혹시 어디 아픈가’ ‘대나무가 맘에 안 드나’ ‘잠자리가 불편한가’ 등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애들을 봅니다.”

기존에 쌍둥이 동생들과 교차 방사를 위해 오후에만 방사됐던 푸바오는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판다월드 운영시간 내내 종일 방사장에서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https://naver.me/x4uKQtJ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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