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사건 유가족들의 반발... "어떻게 이승만을 영웅시할 수 있나"
[심규상 기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건국전쟁>이 회자될 때마다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승만 정권 때 부모와 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이다.
최근 전미경 대전산내골령골 피학살자유족회 회장을 사건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며칠째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승만이 영화 <건국전쟁>을 통해 긍정적으로 재조명되는 걸 보고 기가 막혀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전미경 대전산내골령골 피학살자유족회장은 "유족들은 부모와 형제를 잃고서도 빨갱이 집안이라는 사회적 냉대와 손가락질, 경제적 핍박으로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빼앗기는 등 평범한 생활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전 유족회장의 아버지는 대전 골령골에서 살해됐다.
전 유족회장의 할머니는 경찰에 끌려가는 아들을 붙잡다 두들겨 맞아 일급 장애인이 됐다. 오빠는 우익단체 사람들에게 독살당했다.
연좌제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막냇삼촌은 세상을 한탄하다 스스로 세상과 등졌다. 할아버지는 거듭된 충격으로 끝내 정신을 놓았다.
전 유족회장은 "국가가 나서서 이승만이 무슨 짓을 했는지 죄상을 알리고 꾸짖어도 부족한 마당에 이승만 기념관을 세우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승만을 영웅시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정석희 태안유족회 회장은 "이승만의 공적이 많다 하더라도 결코 전국을 학살터로 만든 죄악을 상쇄할 수는 없다"라며 "유가족들은 이승만을 용서한 적 없고 국가 또한 피학살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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