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조울증과 싸운 20대…공무원 면접에서 탈락하자 차별과 싸웠다
5,888 11
2024.02.15 10:01
5,888 11
kBkZcP


“죽을까 봐, 그런거 같아요.” 2010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병원에 스스로 찾아가 입원한 현승익(36)씨가 말했다. 그의 진단명은 2형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조울증은 기분이 들뜨고 활동이 활발해지는 ‘조증’과 땅으로 꺼져 들어가듯이 우울해지는 ‘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기분장애다.

스물두살부터 10여년 간, 현씨는 조울증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약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먹었고 2주에 한 번씩 동네 주치의를 찾아가 상담받았다. 2012년에는 가족에게 손 벌리지 않으려고 정신장애인 판정을 받아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했다. 대학 시절 모은 돈과 기초생활 수급비를 합하니 2018년부터는 임대아파트에서 독립해 살아갈 수 있게 됐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일어나도 우울하지 않았어요. 진짜 신기했어요. 첫 목표는 도서관에 가기였어요.” 도서관에 다니며 책과 논문을 뒤져 조울증을 공부하고 몸도 관리했다. 126㎏까지 늘어난 몸무게도 어느덧 98㎏까지 줄었다.

조울증 관리가 수월해진 2020년, 현씨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공무원 시험이야말로 가장 공정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씨는 ‘화성시 9급 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 전형’ 필기시험에서 2020년 8월 홀로 합격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치른 면접에서 그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여러 질문을 받았다. 이후 현씨는 한 차례 더 면접을 치렀고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 가능성’ 항목에서 받은 등급은 ‘미흡’이었다. “저는 정부를 되게 신뢰하고 있었거든요. 장애인 전형에서 장애를 이유로 떨어뜨린다는 건 상상도 못 했죠.”

불합격 통보를 받은 현씨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도움을 받아 2020년 12월 화성시 등을 상대로 ‘불합격처분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직무 질문이 아니라 장애 질문을 면접에서 한 것은 위법하다”면서도 “추가면접에서는 장애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아 차별행위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은 1심을 뒤집었다. 2심은 화성시가 현씨에 대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고 위자료 5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판결을 지난해 12월28일 확정하며 “화성시의 처분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용은 장애인의 소득기반으로서 인격 실현과 사회통합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이므로 차별이 금지돼야 하는 핵심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소송을 거치며 현씨는 자신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현씨의 또 다른 직업은 비영리단체 한국동료지원가네트워크 대표다. 그는 2010년 중순부터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필요한 정신장애인을 돕는 동료지원가로 일해왔다. 특수목적고를 나와 대학에 진학했지만 조현병으로 자퇴한 한 청년은 현씨에게 장애인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때는 원서를 쓰라고 쉽게 말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이제는 원서를 쓰고 차별을 당한 것 같다 싶으면 소송을 걸어라 얘기 할 수 있죠. 대법원이 정의롭게 판결을 해줬으니까.”

대법원 판단 덕분에 현씨는 2월 말 다시 화성시 공무원 시험 면접을 본다. 현씨에게 공무원 면접에 붙으면 9급 공무원이 될 거냐고 물었다. 합격해도 다니기는 어려울 거라고 했다. “제가 이타적인 존재는 아니었거든요. 적당히 이기적으로 살고 자기를 지키며 살려 했죠. 그런데 막상 이렇게 당해 보니까 다른 정신장애인들이 눈에 밟히는 거예요. 이제는 세상에 스스로를 던진 느낌이에요.”


https://naver.me/50eMBjgz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힌스X 더쿠🌙] 그동안 없었던 신개념 블러링 치크🌸 힌스 하프 문 치크 사전 체험단 모집 495 03.13 34,65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02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54,71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6,35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94,35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2,2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2,59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4,71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0,8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1690 기사/뉴스 완전범죄 18:58 57
3021689 유머 제주도 이사와서 당황한다는 사람 4 18:56 963
3021688 이슈 지금 나 친구들 중에 19살부터 41살까지 잇음 ㅋㅋㅋㅋㅋ 18:56 448
3021687 이슈 122세 할머니의 장수 비결 7 18:54 876
3021686 이슈 가정폭력 피해자들 난리났던 만화 대사.jpg 18:54 834
3021685 이슈 13년 전 어제 발매된_ "문.자.가.신.경.쓰.여" 4 18:53 329
3021684 이슈 아이돌 필승 착장입고 존잘존예였던 오늘자 인기가요 MC즈 4 18:53 281
3021683 유머 밈이 된 enhypen is 7...twt 17 18:53 658
3021682 이슈 얼마나 힘겹게 오르는지 87세레이할아버지인생최후의끌어치기느낌으로 올라감 4 18:52 427
3021681 유머 가정사가 이러니 미국이 이해해야지 2 18:52 754
3021680 이슈 있지(ITZY) 채령 인스타 업뎃 2 18:50 317
3021679 기사/뉴스 "네타냐후, 이란 공격으로 사망"...'손가락 6개' 영상에 부채질 [지금이뉴스] / YTN 29 18:49 2,776
3021678 이슈 최대한 들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물들을 찍으려는 사진 작가 2 18:49 642
3021677 이슈 최근 이케아가 출시한 어린이용 가구 14 18:48 2,035
3021676 이슈 릴스만든이도 그닥 자신없는거같은데 1 18:48 383
3021675 이슈 루이비통같다 4 18:47 530
3021674 이슈 근본 성우들 다 모셔와서 반응 진짜 좋은 원피스 실사화 한국어더빙 9 18:46 687
3021673 기사/뉴스 '안현수 넘었다' 김윤지 무려 메달 5개째, 韓 올림픽·패럴림픽 단일 대회 '최다 메달' 대기록 16 18:46 652
3021672 이슈 이미틴앙칼진고양이 하루에50번씩생각남 5 18:45 917
3021671 유머 예쁜 사람이 사진 좀 찍어달라고 했더니 사람들 반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19 18:40 3,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