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제 RPG 장르에서 최고 인기겜중 하나인 페르소나 시리즈.
평범한(사실 안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신기한 힘을 얻어 결국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게임.
일단 RPG인 만큼 전투를 반복하면서 레벨업하고, 파티를 강화시켜 나간다는 시스템은 다른 게임과 비슷함
전투 부분만 따져보면 던전 돌고, 아이템 얻고, 퀘스트 깨는 전형적인 방식이라
이거만 보면 왜 인기인지 모를정도
메인 스토리도 전형적인 일직선 방식으로 뭘 해도 큰 틀을 벗어나지 않음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사건이 벌어지고, 무조건 주인공 일행이 해결하고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는 구조
정리하면 오래할수록 점점 지루해지기 딱 좋은 게임시스템
그럼에도 페르소나 시리즈가 동서양 안 가리고 고평가 받는 이유인 시스템이 있으니
그게 바로 커뮤&코옵 시스템
일종의 미연시 비슷한 걸 RPG에 도입한건데
이 커뮤시스템이 다른 게임과 페르소나 시리즈의 차별점으로 불림
주인공이 전투 밖의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만나 친해지는 과정을 일종의 서브 스토리 비슷하게 만들어놓음.
시리즈마다 다르지만 약 15개 정도의 기나긴 서브 스토리가 있는 셈.
함께 싸워나가는 동료들이나 친척, 동생같은 지인들은 물론이고
일상에서 알바를 한다거나, 마트에 장보러 가서, 아니면 길을 걷다 우연히 말을 나눈 사람까지
플레이 중 주인공은 다양한 인물들과 인연을 만들어 나가게 됨
그 인연을 만드는 과정이 핵심인데
만난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는 그냥 소소하게 어울리면서 상대를 조금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만남이 점점 잦아지면서 여러 부탁도 해보고 농담도 나누면서
같이 장난을 친다던가 하는 식으로 관계가 깊어졌단걸 보여주는데
하지만 뭔가 중요한 부분 하나가 빠진듯한 느낌을 계속 풍기다가
중반부를 넘기면 이제 상대가 밝히지 않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심각한 갈등이 터져나오는데
엇나간 친구관계, 부모와의 갈등, 어른들의 압박 등등 청소년 시기 흔히 있을법한 것들부터
사별한 가족에 대한 후회, 과거사, 빚이나 직장상사 등등 심각한 사건까지 다양한 얘기들이 터져나오고
그대로 인생이 잘못될 위기에 처할 그들을 주인공이 개입해 갈등을 풀어주면서 구원,
해결과 동시에 완전히 믿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깊은 관계가 된걸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마무리지음
이런 스토리는 애니만화 스타일인 것부터 인생 드라마 같은 것까지 존재하고
어찌됐던 주인공이 모두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야기가 게임시간으로 1년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천천히 몰입시키는지라 빠져들게됨
애초에 주인공이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없기 때문에
먼저 말걸고 연락하고, 어울려주고 챙겨주고, 가끔 상담까지 해줘야함. 그야말로 인간관계 그 자체.
관계를 진전시키는데 용기나 친화력등의 개인적 자질을 일정 수준이상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 게임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고려한 파트가 커뮤.
물론 현실의 인간관계에선 들어도 해결해줄 수 없는 고민도 있고, 잘해줘도 고마운지 모른다거나, 끝내 통수까지 당할 수도 있지만
페르소나는 게임이라서 해결가능한 문제만 주어지고, 고마운 일을 하면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들과 만남.
나중에 배신이나 억울한 일을 당할 걱정도 없는 이상적인 인간관계를 커뮤로 구축할 수 있음
그래서 우울할때 플레이 했다가 치유받았다는 유저도 적지않게 나타남.
그리고 게임인 만큼, 이 커뮤를 플레이어가 꼭 해야하는 이유도 만들어 놨는데
커뮤가 쌓여갈 수록 전투에서 주인공의 힘이 더 강력해지고, 할 수 있는게 많아지도록 구성되어 있음
마음의 힘, 인연의 중요성이 주제인 시리즈와도 부합하는 구조
이후 엔딩부 스포일러 파트에선 이렇게 쌓은 커뮤가 눈물샘 자극하는 장면이 꼭 들어감
그리고 주인공과 이성이고 나이대가 비슷한 상대의 경우 연인루트가 공식적으로 있는 것도 특징
다만 연인이 되든 안 되든 게임 진행에 큰 차이는 없음. 그냥 둘이 염장지르는거 구경하는게 끝...
암튼 커뮤 후반부에 '중요한 선택지'로 등장함
외모 말끔한 애들이 나랑 얘기도 잘 통하고 믿음직한 모습만 보여주고 자기 위해서 물불 안 가리기까지 한다?
따져보면 납득이 안 가는건 아닌데
문제는 시스템상 이미 연인상태인 애가 있어도 또 연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주인공은 모쏠이 될 수도 있고 8다리를 걸치는 세상 개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부분도 팬들에게 꽤나 먹혀서 오히려 언급 없으면 심심하다고 함
이맛에 커뮤한다는 유저도 다수
암튼 이런 요소도 있는 페르소나 시리즈
3 리로드 / 4 골든 / 5 로얄 중에서 뭘로 시작해도 충분히 할만하니 겜덬들이라면 꼭 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