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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비공식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를 발표하는가 하면, 미국과 대만을 겨냥한 대함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포착되는 군용기와 군함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1일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중국 당국이 양안(중국과 대만)이 합의해 마련한 ‘절충 항로’를 폐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를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 시도로 규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민용항공국(CCAC)은 이날부터 절충 항로를 폐쇄하고, M503 항로와 W122·W123 항로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절충 항로보다 대만해협 중간선에 더 가까운 M503 항로는 대만해협 중간을 지나는 남북 항로다.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약 7.8㎞ 떨어져 있다. M503 항로에서 중국 둥산시·푸저우시·샤먼시를 각각 연결한 것이 W121·W122·W123 항로다.
이 항로들은 지난 2015년 중국이 일방적으로 개설한 것이다. 당시 대만은 이들 항로가 군용으로 쓰일 수 있다며 반발했고 이후 협상을 통해 중국은 M503 항로에서 서쪽 11㎞ 떨어진 절충 항로를 쓰고 W121·W122·W123 항로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시하는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어 1월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가 대만 총통에 당선되자 절충 항로 폐쇄를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1955년 미국이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CCAC는 “비행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양안 동포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여서 대만해협 중간선은 없다”고 했다.
대만은 즉각 반발했다. 대만 민항국은 “중국의 일방적 항로 변경이 초래할 심각한 결과는 모두 중국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국제 규범에 따라 조속히 협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대륙위원회(MAC)도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로 의심된다”며 즉각적인 취소를 촉구했다.
이번 조치가 사실상 중간선을 무력화한 것과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18년 중국의 M503 항로 사용을 승인했다. 대만이 이번 결정을 국제사회에서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함께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대만해협을 사정권에 둔 동남부 해안에서 대함 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관측통’을 인용해 이번 훈련에 쓰인 미사일이 중국 해군의 순항미사일 ‘YJ-62’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미사일은 미국과 대만의 결탁에 대응해 대만 섬 주변에서 했던 앞선 동부전구 훈련에 사용된 적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지난달 31일 정오부터 J-10 전투기와 Y-8 대잠기 등 군용기 22대를 출격시켰고, 군용기 11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에도 대만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33대와 군함 6척이 대만 주변에서 각각 포착됐다고 전했다.
향후 라이 당선인 취임식 전까지 중국의 군사적 압박과 도발은 더욱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와중에 중국의 신임 국방부장의 대외 행보도 본격화됐다. 둥쥔 국방부장은 지난달 31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화상통화를 갖고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둥 부장은 지난해 12월 29일 리샹푸 전 부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