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맨발로 1층서 13층까지 문 두드린 20대, 화재 참사 막았다
45,321 337
2024.01.22 10:40
45,321 337

 

방화동 화재, 주민들 구한 우영일씨
물 적신 수건 들고 두차례 오르내려
고령자-장애인 많이 사는 아파트… ‘피하세요’ 외치며 주민 대피 시켜
“어려운 사람 몸 바쳐 도와주라는 아버지 유언에 연기 공포 이겨내”

우영일 씨가 화재 당일 1층 복도에서 소방서와 통화하며 뛰어가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우영일 씨가 화재 당일 1층 복도에서 소방서와 통화하며 뛰어가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위층에 불이 났어요! 빨리 대피하세요!”

18일 오전 6시 50분경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아파트. 동이 트기 전 어두컴컴한 아파트 복도에 우영일 씨(23)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급하게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놀란 주민들은 옷도 챙겨 입지 못하고 비상계단을 통해 아파트 밖으로 대피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우 씨는 높이 15층 규모의 이 아파트에서 1층부터 13층까지 약 30분 동안 두 차례나 오르내리며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뒤에야 우 씨는 슬리퍼 한 짝이 벗겨진 채 맨발로 뛰어다닌 걸 발견했다. 양손은 까맣게 재로 뒤덮여 있었고, 입에선 검은 가래가 나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 아파트에서 대피한 주민은 95명에 달했다. 이 아파트에는 총 150가구가 살고 있다.

● 아버지 유언 따라 주민 구한 청년

(중략)

우 씨는 “연기가 자욱한 걸 보고 10분 정도 망설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유언이 떠올라 용기를 냈다”고 했다. 우 씨의 아버지는 간경화로 3년 전 세상을 떠나기 전 “주변 사람들이 어려우면 한 몸 바쳐서 도와주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장을 잃은 후 기초생활수급 대상이던 우 씨 가족은 더욱 어려워졌다. 우 씨는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며 공사장, 식당 등에서 일해 왔다. 현재는 이동통신 판매업을 하고 있다.

서울 강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4분경 “타는 냄새가 나고 복도에 연기가 자욱하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인력 108명과 장비 30대를 동원해 7시 49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이날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4층 주택 거주자는 “담뱃불을 붙이다가 불이 살충제에 옮겨붙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재로 옆집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대피 도중 연기를 흡입해 의식을 잃은 채로 구조됐고, 현재는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 방화문은 열려 있었고, 스프링클러는 없었다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이 아파트 곳곳에선 안전불감증의 흔적이 발견됐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화재 당일 1층부터 15층까지 점검한 결과 모든 층의 방화문이 열려 있었다. 불이 나면 연기 확산을 막아 주민 대피시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복도식 아파트인 이곳은 복도에 창문이 설치돼 있어 중앙에 설치된 방화문을 닫아놔야 다른 층으로 연기가 확산되지 않는 구조였다.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이 아파트는 당시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라 주택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이곳에서 8년 넘게 근무한 아파트 관리인은 “전체 150가구 중 100가구 넘게 고령자와 장애인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났을 때 쉽게 대피하기 힘든 주민이 많이 사는 곳이지만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족한 것이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노약자나 장애인처럼 재해 약자일수록 화재에 안전한 성능을 갖춘 형태의 주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40122030207706

목록 스크랩 (1)
댓글 33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졸리아우어🫧] 들뜸 없이 화잘먹 피부 만들기! #진정냠냠세럼 체험 이벤트 (50인) 155 00:05 6,38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65,96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30,57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58,0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73,702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6,45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0,23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2 20.05.17 8,640,61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1,15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7,4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17770 기사/뉴스 ‘1000만 배우’ 유지태, 독립영화 ‘허밍’ 지원사격…GV 진행까지 나선다 10:19 13
3017769 기사/뉴스 韓 야구 또또 초대형 낭보! 2033년 WBC '한국 개최' 보인다…LG·두산 홈 3만석 돔구장 2032년 완공 확정! 10:19 26
3017768 이슈 1950년대 우리나라의 인기 수출 품목 10:19 50
3017767 정보 이번 미국-이란 전쟁으로 완잔히 시라진것 10:19 79
3017766 유머 오늘부터 판매한다는 메가커피 감다살 메뉴 1 10:19 180
3017765 유머 주인에게 밥달라고 폴짝폴짝 뛰는 숫닭 3 10:18 155
3017764 정보 넷플릭스 원피스 시즌2 비비역 이전작품 6 10:16 443
3017763 이슈 파혼당해서 미쳐버렸다는 블라인 13 10:16 1,100
3017762 정치 [속보] 안철수 “민심은 주유소와 증시서 찾아야…정치 관심없어” 4 10:14 182
3017761 이슈 (약스포) 어깨빵남이 빌런으로 나오는 일본 IP 게임.gif 8 10:12 544
3017760 정보 개봉 사개월 남았는데 티저포스터조차 안나온 마블 기대작 4 10:12 473
3017759 기사/뉴스 ‘무명전설’ 파란 라이언→2AM 이창민, 반전의 도전자 18人 2 10:12 272
3017758 유머 껌으로 수배중인 조폭 검거한 형사 10 10:12 589
3017757 이슈 여기 올라오는 흑역사들 보면 솔직히 가소로움 24 10:11 1,110
3017756 이슈 히든싱어8 메인포스터 공개 4 10:11 553
3017755 기사/뉴스 정성호 "보완수사권 없으면, 돈 받고 사건 덮어도 모른다" [단독 인터뷰] 19 10:11 384
3017754 유머 나무에 부엉이가 있네 5 10:11 330
3017753 이슈 [WBC] 이탈리아 7 : 0 12 10:10 1,125
3017752 정치 뉴이재명 비판하던 김어준에게 뉴김어준이 생김 ㅊㅋㅊㅋ 36 10:08 1,304
3017751 이슈 도대체 언제 편성될지 궁금한 드라마 8 10:05 2,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