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 무명의 더쿠 02:36
아뇨. 원래 낮에 밖에서 문을 잠그고 유리문 앞에 삼촌들이, 건달들이 다 자고 있고 주방이모가 주방에 있는데, 그날따라 비가 갑자기 왔어요.
근데 제가 일 끝나고 아침밥을 먹으면서, "아! 이렇게 비 오니까 부추전 너무 먹고 싶다"고 생각 없이 말을 한 거에요. 부추전 너무 먹고 싶었어요. 청양고추 넣고 먹고 싶다고 그랬더니, 이모는 항상 장을 미리 봐놓거든요. 출근하면서. 그래서 부추 사놓은 게 없는데 "응, 알았어." 그러는 거예요. 느낌이 이모가 해줄 거 같은 거야. 근데 가게에 부추가 없어. 그래서 제가 잠을 안 잤어요.
잠을 안 잔 이유가, 주방이모가 대충 치워놓고 설거지 해놓고 갑자기 없어진 거예요. 1층에 살짝 이렇게 봤는데 이모가 없는 거예요. 문은 잠겨있고 삼촌들은 있는데 이모가 없어. 그러면은 이모가 어디로 나갔을까? 그걸 생각한 거죠. 이모가 도대체 어디로 나갔을까? 문이 어딘가 있다는 얘기야.
그래서 이제 조용히 주방으로 가가지고. 삼촌들은 이제 주방에는 항상 이모가 있다는 걸 알고 또 깊이 자 니깐, 제가 주방 싱크대 물을 켜놓고 문을 찾기 시작했죠. 주방 다 막 찾아보고 벽도 찾아보고 했는데 문 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아, 문이 여기 어딘가 있을 텐데! 분명히 있을 텐데! 빨리 찾아야 하는데 생각하 고 막 하다가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싱크대를 열었는데 싱크대 밑에가 문인 거야. 싱크대 밑을 여니 까 바로 뒷문이에요.
와, 소름 돋아가지고. 진짜 사람 한 명 지나갈 만한 문. 진짜 쪼그만 해. 근데 거기 에 저처럼 불쌍하게 잡혀 온 제 또래가 하나 있었어요. 조용히 올라가가지고 걔를 얼른 깨웠어요. 깨워 가지고 잠옷 입은 채로 팁만 챙겼던 거 그거 들고 나오는데 걔가 "왜 그래?" 그러는데 제가 그냥 이렇게 "쉿!"만 하고 데리고 왔어요. 무조건 데리고 와 가지고 그냥 그 길로 맨발로 있잖아요.
둘이 그 길로 나갔 는데 아•··• 내가 처음에 들어갈 때도 앞으로 들어갔고. 들어간 후로 거길 밖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미 아리가 그렇게 큰 지도 몰랐어요. 아따, 그렇게 큰 줄 몰랐어요. 골목길을 뛰는데 업소들이 끝이 없는 거 예요. 막 진짜 뒤에서 누가 쫓아올 것만 거 같고 골목에서 이모를 마주칠 것만 같고. 그래도 골목을 무조 건 직진해 가지고 전속력 다해 가지고 뛰었어요. 막 뛰고 또 뛰고 하다보니까 차소리가 나서 이제 나가 니까 대로변인 거예요. 길음동일 거야. 아마 거기가.
그래서 거기서 택시를 타고 무작정 이화여대 가 라고 그랬어요. 여자들 많고 사람 많은 곳으로. 이화여대 그쪽으로 가서 일단 경찰서는 안 가고 모텔로 숨었어요. 그렇게 도망치게 된 거죠. 근데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못 했어요. 업소 사람들이 제 인적사항 을 다 가지고 갔잖아요, 처음에 그 알바 할 줄 알고 저는 다 써줬잖아요. 그 사람들이 저희 집에 해코지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그 친구랑 숨어 있었어요, 계속. 한 2년 정도? 숨어 있었어요. 둘이 그냥 기숙사 있는 회사 같은데 들어가서 숨어 있었어요. 집에 못 갔어요.
평범한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갔다가 그대로 사창가에 잡혀 들어가서 감금 당한 여성의 인터뷰
본인 말고도 끌려온 사람 더 있었다고 함
경찰서가 아닌 이화여대로 향했던 심정도 참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