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든 안동에서 난 칼부림 사건
당시 기사는 위 이미지처럼
피해자들이 술 마시다가 시비 붙은 용의자 1명을 1시간 이상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했다가, 용의자의 보복으로 칼에 찔렸다'고 나옴
거기에 인터넷에서 피해자들이 포항 지역 깡패, 양아치였다는 소문까지 붙음


피해자들이 먼저 집단폭행 하다가 칼 맞았으니 죽을만 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음
근데 올해 5월 재판에서 사건 전말이 드러났는데
기사에 나왔던 내용과 달리
용의자가 술에 취해서 일방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거였음
이하 판결문임
서론
피고인은 여자친구에 대한 모욕과 피해자 일행에 대한 특수협박의 혐의도 있지만 이 글에선 살인만 다룬다.
검찰이 기소한 내용
피고인은 고기 해체 보조, 배달 등을 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A는 일행과 함께 포항에서 안동으로 관광을 온 사람이다.
2022. 7. 4. 00:25경, 피고인은 술집에서 술에 취해 피해자 일행에게 "왜 쳐다보냐."라며 시비를 걸었고, 피해자 일행이 피고인을 밀치자 화가 나서 인근 편의점으로 향해 가위 2개를 구매한다.
00:35경, 가위를 구매하고 돌아온 피고인은 양손에 가위를 들고 '죽여버리겠다.'라며 소란을 피웠으나 피해자 일행 중 B에게 제압당했다.
분이 풀리지 않은 피고인은 추가로 커터칼을 구매한다.
00:48경, 경찰이 출동하자 피고인은 커터칼을 숨겼고, 지인들의 중재로 화해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후 또 한 번 피해자 일행을 조롱했고, 이 때문에 B에게 폭행당하자 화가 나서 또다시 흉기를 구입하기로 마음먹는다.
02:27경, 피고인은 공업용 커터칼을 구매하고 피해자 일행을 찾아 나선다.
02:30경, 피해자 일행을 발견하고 접근하는 피고인을 A가 제지하려 하자, 피고인은 격분하여 흉기를 3회 휘둘러 A를 기도 및 목 혈관 손상으로 사망하게 한다.
피고인의 주장
피해자에게 칼을 휘두른 사실은 있으나 이는 방어를 위함이고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재판부의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1) 00:25경, 피고인은 피해자 일행을 향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왜 쳐다보냐."라는 등 시비를 걸었다.
이에 피해자 일행 중 C와 D가 피고인을 데리고 나가 밀치는 행위를 하였다.
2) 00:35경, 피고인은 인근 편의점에서 가위를 구입한 뒤 술집으로 돌아와 "나 다구리 한 새끼들 나와라. 다 죽여버린다."라는 식으로 난동을 부렸다.
이를 본 B가 피고인을 넘어뜨려 가위 1개를 놓치게 하였고, 격분한 피고인은 윗옷을 벗어던지고 "찔러 죽여버리겠다."라는 등 화를 냈다.
지켜보던 종업원은 나머지 가위도 달라고 했고, 피고인은 계속 난동을 부리다 결국 건네주었다.
3) 피고인의 일행 E가 피고인을 진정시키기 위해 인근 공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피고인은 이동 중에 커터칼을 구입하고, 혼자 쉐도우복싱을 하는 등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 했다.
한편, 행인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이 무렵 현장에 도착했고, 공원에 있던 피고인은 출동한 경찰과 조우하게 된다.
이때 피고인은 커터칼을 숨긴 채 경찰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돌려보냈다.
이후 피고인의 지인인 F가 피해자 일행을 공원으로 불러 피고인과 화해하게끔 중재하였다.
4) 화해 후 술집으로 이동한 일행은 서로 술을 나누었다.
피해자 일행은 피고인에게 "동생, 술 한 잔 같이 하자."라고 하였고, 피고인은 "형님, 아우가 한 잔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01:45경, 술집의 영업이 끝나가자 일행은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거나 담소를 나누었다.
이때 피고인이 누군가와 통화하며 "병신 같은 새끼들이랑 술 먹고 있다."라고 하자, B가 그 말을 듣고 피고인을 밀며 항의했다.
이를 D가 말리며 피고인에게 "그냥 가라."라고 말했고, 피고인은 자리를 떠났다.
5) 피해자 일행은 술을 더 마시기 위해 이동했다.
이때 일행 중 G는 자리에서 나와 다른 지인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던 중 피고인을 마주치게 된다.
G는 피고인에게 "동생, 많이 취했으니 집에 가라."라고 하였는데 피고인은 "안 된다. 다 죽여버리겠다."라고 반복하여 말했다.
6) 02:27경, 피고인은 공업용 커터칼을 구입한 뒤 칼날을 빼서 고정시키고 피해자 일행을 찾으러 갔다.
7) 02:29경, 피고인은 커터칼을 들고 통화하면서 피해자 일행에게 접근했다.
피고인은 피해자 일행 앞에 도착했고, B가 "그냥 가라."라고 하였음에도 버티고 서있었다.
이때 A가 나와 피고인을 밀치고 폭행하기 시작했다.
A가 피고인을 계속 밀어내자 피고인은 2회 커터칼을 휘둘렀고, 추가로 1회 휘둘러 A의 목을 찔렀다.
A는 다량의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8) 03:41경, A는 기도 및 목 혈관 손상으로 사망하였다.
나. 판단
여러 사정으로 볼 때, 피고인은 피해자 일행에 대한 화를 삭이지 못 하고 공업용 커터칼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에 쓰인 흉기는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수 있는 도구임이 분명하다.
피고인은 흉기를 구입 후 칼날을 빼서 고정함으로써 미리 흉기를 준비하였다.
피고인은 우연히 피해자 일행을 마주쳤다고 하지만 영상으로 볼 때 의도적 접근이다.
피고인은 방어를 위해 칼을 휘두른 게 아니라 피해자가 팔을 뻗거나 공격이 멈춘 틈을 타 목을 노렸다.
피해자의 상처를 봤을 때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을 힘껏 가격한 것으로 보이는바, 공업용 커터칼로 목을 노려 반복하여 힘껏 가격하면 사람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배심원 의견
1. 유무죄 판단
살인: 유죄 9명(만장일치)
모욕: 유죄 9명(만장일치)
특수협박: 유죄 9명(만장일치)
2. 양형 의견
징역 15년: 1명
징역 17년: 1명
징역 20년: 2명
징역 25년: 4명
징역 30년: 1명
주문
피고인을 징역 20년에 처한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2022고합350, 447(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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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지역 양아치, 깡패였다(인터넷 소문) -> 범죄 기록 없는 평범한 대학생들이었음
피해자들이 용의자를 1시간동안 구타했다(용의자의 주장) -> 전혀 그런 사실 없었음. 오히려 용의자가 피해자들 쫓아가서 시비 걸고,
여자 친구에게 모욕함
결국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살인자가 자기 맘대로 왜곡해서 내뱉은 상황 설명이 기사가 나와서 피해자만 조리돌림 당했던 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