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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왜 일본 덴노인 아키히토의 퇴위 선언이 그렇게 주목을 받는가에 대하여 - 일본 황가의 심각한 남성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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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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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나덬은 '일본 황실'이란 표현을 쓸 거긴 한데, '천황'이란 명칭은 국립국어원에서는 허용하고 있지만 다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명칭이라고 생각해서 일본 천황이란 표현 대신 원어 표기를 존중하는 선에서 '덴노'라고 표현해서 일종의 고유명사로 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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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바로 현재 일본 덴노인 아키히토(明仁). 1933년 생으로 현재 82세.


참고로 일본 덴노에게는 성(姓)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냥 아키히토라 부르면 되지만, 우리나라 안에선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는데 일본에서는 사석에서도 이분 이름 함부로 불렀다간 굉장히 싸한 시선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 그냥 일본인과 대화할 때는 덴노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상책. (굳이 이야기를 해야하면 대화 상대에게 나 외국인이니 호칭 양해 좀-이란 식으로 호칭에 대한 양해는 구해놓자.)


+ 어릴 때 불렸던 칭호는 츠구노미야(継宮).




이분의 생전 퇴위가 뜨거운 이슈가 된 건 현재 덴노 자리를 물려받을 남자 계승자가 부족하다 = 일본 황실의 자손이 귀하다는 것 때문임.


아니 일본 황실도 어쨌든 황실인데 자손이 그렇게 없을 수가 있나?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건 한국과 일본의 성(姓)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임.




우리나라의 경우 성(姓)이란 것은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변하지 않고 심지어 기혼여성이라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선시대의 왕족들도 죄를 지어 폐서인되지 않는 이상은-비록 몇대 이하로 내려가면 갈수록 특권이 점차 줄어들긴 하지만 '왕족'이란 신분 자체는 성(姓)을 갈지 않는 이상 유지됨.


허나 일본은 그렇지 않음. 성(姓)의 개념이 굉장히 유동적이라 아예 새로운 성씨를 만들어 분가할 수도 있어.


덴노 가문의 예를 들면 - 황태자를 제외한 직계 황족들은 자신들의 성씨로 쓸 수 있는 궁호(宮號)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궁호를 쓰는 궁가(宮家; 미야케)의 자손들은 황실의 일원이며 잠재적인 황위 계승권을 지님. 하지만 이 궁가의 자손들 중에서 일부가 다양한 이유로 새 성씨를 만들어서 궁가 본가에서 분가를 하게 되면 황족이 아니라 귀족의 신분으로 내려가게 됨. 이를 일본에서는 신적강하(臣籍降下; 일본 황족이 분가해 덴노를 받드는 신하의 위치로 내려가는 것)라고 부름.




일본 역사상 신적강하는 굉장히 흔한 일이었고 자주 있었지만, 일본 황실에서 가장 최근의 신적강하는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전하여 무조건 항복한 뒤, 미 군정 시기 때 내려진 '1947년의 신적강하'야.


이 신적강하의 내용은 간단히 말하면, "다이쇼 덴노(大正; 이름은 요시히토[嘉仁]이고 쇼와 덴노의 아버지이자 현재 아키히토 덴노의 할아버지)의 직계 자손을 제외한 모든 방계 황족을 신적강하한다 = 황위 계승권을 박탈한다"임. (참고로 이때 신적강하된 황족을 '구황족'이라고 불러.)


자, 이렇게 되어버리니 단번에 덴노 자리를 계승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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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는 다이쇼 덴노의 직계 자손들을 정리한 표야. (출처: 나무위키)


저 표에서 여성을 제외(현재 일본 황실전범 상 여성은 결혼하면 자동으로 신적강하-이 경우는 황적 이탈이라 표현)하고 현재 생존해있는 남자 황위 계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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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사노미야 다카히토 친왕(三笠宮崇仁親王). 1915년 생으로 2016년 현재 100세(!!!)로써 일본 황실의 최고 웃어른. 이분이 위 표에서는 유일함.


이분은 일본 황실에서 몇 안되는 개념인[왜 그런지는 검색해보면 나옴]인데, 불행히도 아들들이 모두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안타까운 일을 당함.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들들의 자식(그에게는 손주뻘)들도 전부 딸이라서 미카사노미야 궁가는 단절될 예정.




즉, 다이쇼 덴노의 직계 자손들은 이분을 제외하면 이제 다이쇼 덴노의 장남인 쇼와 덴노의 자손들만 남았단 얘기.


그럼 한번 쇼와 덴노의 자손들을 보자.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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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덴노(昭和; 이름은 히로히토[裕仁]고 현 덴노 아키히토의 아버지)는 2남 5녀를 두었는데, 현재 쇼와 덴노의 자손 중 살아있는 남자 황위 계승권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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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나루히토 친왕(皇太子徳仁親王). 1960년생으로 현재 56세. 현재 계승서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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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친왕(秋篠宮文仁親王). 나루히토 황태자의 바로 아랫동생. 1965년생으로 현재 51세. 현재 계승서열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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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시노노와카미야 히사히토 친왕(秋篠若宮悠仁親王). 후미히토 친왕의 아들. 2006년생으로 현재 9세. 현재 계승서열 3위.


[사실 일본 언론에서는 아키시노노미야 히사히토라고 부르는데, 원래 친왕가(親王家)를 이을 적남에게는 若宮[와카미야]란 칭호가 붙는다고 함. 이 아이의 경우는 아버지인 후미히토가 사망하고 나면 그때에서야 아키시노노미야 궁가의 당주가 되므로 그 이후에야 아키시노노미야로 부를 수 있기에 엄밀히 말하면 언론의 호칭은 적절치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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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노미야 마사히토 친왕 (常陸宮 正仁親王). 현 덴노 아키히토의 유일한 남동생. 1935년생으로 현재 80세. 현재 계승서열 4위.




즉, 현재 살아있는 남자 황족(= 황위 계승자)는 위의 다카시노노미야 친왕까지 합쳐도 딱 5명임.


그 중 두 분은 이제 100세이신 분(다카시노노미야)과 80세(히타치노미야)인 분이라 언제 돌아가실 지 모를 걸 감안하면 계승서열은 의미가 없음.


그럼 남은 사람은 현 황태자 나루히토 친왕, 그 동생 후미히토 친왕과 후미히토의 아들인 히사히토 친왕인데......




구 황실전범(1889년 구 일본 제국 헌법 하에서 제정)을 대체하는 현행 '일본국 황실전범(1947년 제정)'에 따르면


1) 다이쇼 덴노의 직계 남자 황족만을 황위 계승자로 인정함.

2) 양자를 들일 수 없음.


이 두가지 조항 때문에 현 황실전범 아래에서 여성 덴노는 불가능하고, 만약 이 상태에서 계승순위 3위인 히사히토 친왕이 이른 나이에 사망한다면 그야말로 일본 황실은 끔찍하게도 '후사가 없기 때문에' 끝장날 수도 있음.


히사히토 친왕이 설령 덴노가 된다고 해도, 그 시대가 되면 일본의 남성 황족이 그 혼자이기 때문에 히사히토의 아내가 될 사람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듯. 당장 나루히토 황태자-마사코 황태자비 부부도 (동생 후미히토 친왕이 있음에도) 아들 못 낳는다고 엄청 압박을 받았었는데 남자 형제가 하나도 없는 히사히토가 덴노가 되었을 때 그 부인이 받을 압박은......(끔찍)




게다가 현재 나루히토 황태자가 덴노가 되고 나면 계승서열 1위로 올라설 동생 후미히토 친왕 이 양반이 문제. 형은 꽤 개념인인데 반해 이 양반은 약간 망나니+난봉꾼 기질이 있는데다 우익과 친밀한 정황이 있어서 좀 거시기함. (물론 이 양반이 골수 우익인지 아니면 그냥 보수적인 인간인지는 아무도 모름. 심증은 무성한데 확증이 없는 상황.)




그래서 1947년에 만들어진 '일본국 황실전범'을 개정해 당시 신적강하된 '구황족'들 중 일부를 다시 세습친왕가(世襲親王家; 보통 친왕가는 몇대를 거치면 자연스럽게 신적강하를 통해 황족 자격을 잃는데, 황실의 대를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몇대를 내려가도 친왕의 지위를 유지하는 가문을 지정함. 그러나 현 황실전범 하에서는 인정되지 않음)로 만들어 황가를 이어야한다는 논의도 있고, 아예 여성 덴노를 인정하는 쪽으로 개정하자는 쪽도 있음.




이래저래 복잡한 문제라서, 내일 오후 3시에 발표되는 일본 궁내청의 발표(= 현 덴노 아키히토의 입장)에 주목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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