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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MLB] 오타니 쇼헤이 계약에 대한 17가지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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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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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필자는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기사의 헤드라인은 “MLB 역사상 전무후무한 오타니 쇼헤이와 다저스의 7억 달러 계약”이었다.

 

 

이틀 뒤 세부 내용이 알려졌을 때, 같은 기사 제목은 다른 느낌으로 읽혔다. 10년 계약은 처음 봤을 때만큼 전례 없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어떤 선수도 꿈으로만 남길 영역에 도달했다는 그 느낌에서 더 멀어진 듯했다.

 

 

오타니의 계약 소식이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ESPN의 제프 파산은 연봉의 상당량이 디퍼(Defer, 지급유예)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알고 보니 ‘상당량’이란 수식어로도 모자랐다. 월요일 밝혀진 소식에 따르면 계약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7억 달러 중 6억 8천만 달러, 97%라는 전례 없는 규모의 금액이 디퍼된다는 것이다. 다저스는 2033년까지 10년간 오타니에게 매년 연봉으로 2백만 달러를 지불한다. 그 뒤 10년간, 2043년까지는 매년 6,800만 달러를 지불한다.

 

 

오타니는 프로 세계에 입문한 순간부터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그리고 이제는 어마어마한 계약 규모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더니, 자세한 내용이 알려짐으로 한번 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한가지 사실은 명확하다. 오타니는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보다 더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란 사실. 하지만 계약의 세부 구조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 오해를 살 여지가 많다. 오타니가 너무 비쌌던 걸까, 아니면 반대로 과하게 몸값을 깎아준 걸까? 그가 악당으로 돌변한 걸까, 아니면 전보다 더 대단한 야구계의 얼굴이 된 걸까? 이번 계약이 앞으로 FA 시장의 이정표가 될까, 아니면 틀을 깬 결정이 될까?

 

 

지금부터 17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몇몇 오해를 바로잡고, 이 사건이 리그의 경쟁에 미칠 파문, 그리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다. 등번호 17번이 맺은, 엄청난 규모의 디퍼가 포함된 계약에 대한 17가지 질문들이다.

 

 

1. 잠깐만, 이게 허용되는 일인가?
당연히 허용된다. MLB 노사협정(CBA)의 Article XVI는 ‘표준 선수 계약에서 허용되는 지급유예 금액의 총량 또는 지급유예 금액의 비율에는 제한이 없다’고 하고 있다. 달리 말해, 디퍼는 자유다.

 

 

2. 확실한가? 좀 수상쩍은데. 롭 맨프레드가 거부권을 행사해서 ‘우리 팀’과 계약할 수 있게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당연히 그럴 이유가 없다.

 

 

3. 다저스의 사치세(경쟁 균형 세금, Competetive Balance Tax(CBT)) 부담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당신이 다른 미국 4대 주요 스포츠의 팬이고 처음으로 MLB에 입문한 팬이라면, MLB에는 엄격한 샐러리 캡이 없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다(MLB 선수 노조는 매우 힘이 센 편이다). 하지만 MLB에는 지출 규모를 억제하는 소프트 샐러리 캡(사치세 한도)이 존재한다. 팀이 정해진 연봉 지출 총액 한도를 넘기는 경우,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 벌금이 부과된다. 비싼 FA 선수를 많이 사면 구단주에게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팀의 사치세 평가액은 각 선수의 연평균 연봉(AAV; Average Annual Value) 합계로 게산된다. 하지만 선수 연봉의 일부분이 디퍼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감가상각에 따라 사치세 합산에 반영되는 AAV 값이 조정된다. 20년 전의 1달러는 오늘의 1달러보다 비싸고, 반대로 20년 뒤의 1달러는 오늘의 1달러보다 낮은 가치를 갖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후에도 6,800만 달러는 여전히 높은 가치를 가질 것이다). 만약 오타니가 7억 달러를 10년에 걸쳐 수령했다면, 사치세 계산에 반영되는 연평균 연봉 값은 7,000만 달러가 됐을 것이다. 2024년의 사치세 한도는 2억 3,700만 달러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변화다. 하지만 돈의 시간가치, 그리고 MLB와 선수노조가 이번 오프시즌에 사용하는 4.43%의 이자율 덕분에, 사치세 계산에 반영되는 오타니의 AAV는 4,6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저스는 다음 개막일 전까지 추가 영입을 통해 연봉 총액을 불릴 가능성이 높다(오타니는 팔꿈치 수술로 인해 내년 투구가 불가능하며, 다저스의 로스터에는 여전히 구멍이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선, 이 시대 최고의 슈퍼스타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여전히 연봉 총액을 사치세 한도 아래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4. 그럼 다저스가 사치세 규정의 허점을 이용한 게 아니란 건가?
전혀 그렇지 않다. 아마도 오타니의 독특한 계약 구조에서 가장 크게 오해를 사는 지점이 이 부분일 것이다. 과거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사무국은 일리야 코발추크의 계약을 불허한 바 있다. 인위적으로 연평균 연봉을 낮추기 위해 계약 기간을 과하게 늘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오타니의 계약은 코발추크의 MLB 버전이 아니다. 사실 MLB 구단들은 이미 이런 전략을 고려한 바 있다. 지난해 오프시즌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애런 저지에게 14년 계약을 제시하는 것을 고려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2019년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브라이스 하퍼에게 20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팀이 계약 기간을 과하게 늘려 노사협정을 우회하려 했다면, 커미셔너는 과거 NHL이 코발추크의 계약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계약의 승인 여부를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사람들이 혼란을 겪는 것은 처음 보도로 묘사된 오타니의 계약과 실제 가치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프 파산은 4억 6,000만 달러라는 숫자를 “LA 다저스에게 엄청난 할인”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다. 여기에는 오타니가 연평균 7,000만 달러를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고 4,6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오타니는 분명 대단한 선수지만, 그런 그조차도 10년간 7억 달러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타니가 7억 달러를 수령할 수 있는 이유는 계약의 막대한 규모가 디퍼됐고, 그 결과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가 크게 낮아져 결과적으로 사치세 계산에 반영되는 영향력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MLB는 디퍼된 오타니의 10년 총 7억 달러짜리 계약을 디퍼되지 않은 10년 총 4억 6,000만 달러 계약과 동치로 보는 것이고, 여기서 4,600만 달러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공개 예측에선 계약 발표 전 오타니의 연평균 연봉을 4,6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4억 6,000만 달러라는 (사치세 계산에 반영되는) 총액은, 필자가 오타니가 부상을 당한 직후인 9월에 한 프런트 오피스의 소식통으로부터 들은 추정치와 비슷한 숫자다. 그는 “아마도 4억에서 5억 달러 사이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5. 겨우 4억 6,000만 달러라고? 오타니는 괴물인 줄 알았는데 겨우?
‘겨우’ 4억 6,000만 달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7억 달러라는 숫자에 꽂힌 뒤에 보면 확실히 규모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디퍼 세부 내역이 공개되기 전에 올라온 몇 가지 글들은 7억 달러라는 숫자가 부상 이후 WAR을 기반으로 예상한 오타니의 시장 가치보다 2배에 가까운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초기 반응은, 오타니가 가진 스타로서의 가치와 시장이 보는 야구적 가치의 차이 때문이란 의견이 많았다. 분명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토요일에 말했듯이, 이는 오타니가 가진 티켓 판매, 시청률, 스폰서십 체결에 대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이도류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이냐에 달려있다. 앞서 계산된 이 계약의 순현재가치 값은 다저스가 29세의 오타니가 장기간 이도류를 유지하기엔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다저스는 WAR에만 기초한 모델이 제시한 금액 이상으로 그에게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 두 배에 달하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승자의 저주를 떠안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4억 6,000만 달러라는 숫자는 인플레이션 조정을 반영하지 않아도, 오타니의 전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웃이 2019년에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뛰어넘는 MLB 신기록이다. 마찬가지로 오타니의 4,600만 달러는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가 훨씬 더 짧은 계약에 사인했을 때 기록한 4,330만 달러의 종전 연평균 연봉 최고 기록보다 높은 금액이다. 하지만 정말로 7억 달러 대신 4억 6,000만 달러라는 숫자로 계약이 체결됐다면, 7억이라는 숫자가 주는 것만큼 파급력을 주고, 연봉 기록을 경신하고 체계를 재설정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종전 기록 대비 약간의 상승만 있기 때문이다. ‘7억 달러’는 일종의 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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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로, 최종 수정된 산수:

•할인율은 4.43%
•$6800만의 현재가치는 $44,081,476.50
•이러면 연평균 급여는 $46,081,476.50 (윗줄 + 디퍼 안된 $200만, 이건 할인률 적용 안됨)
•계약의 현재가치 합산은 $460,814,764.97
 


6. 그럼 왜 4억 6,000만 달러에 계약하지 않은 건가? 왜 굳이 7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였나?
아마도 개인적인 자부심, 자랑을 위해서? 7억 달러라는 수치가 명시화되어 있기 때문에,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스포츠 선수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오타니는 공개적으로 여기저기 자랑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자신이 뛰는 종목 최고의 선수이자 모든 스포츠 업게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라는 사실이, 일부분 포장이 섞였을 지라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정말 포장이 크게 되긴 했지만). 리오넬 메시가 FC 바르셀로나와 맺은 6억 7,400만 달러의 계약은 계약 기간이 4년 밖에 되지 않으며, 포함된 디퍼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하지만 700이 674보다 크기 때문에, 위키피디아의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 명단에는 오타니의 이름이 맨 위에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홍보적인 결점도 있다. 선수가 받는 고액 연봉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구단주의 순자산보다는 적지만) 잘못된 믿음으로 선수를 비난하는 팬들에게는 더 큰 액수를 선택한 오타니가 쉬운 표적이 될 수 있다. 향후 10년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7억 달러라는 숫자가 오타니의 목을 죄는 족쇠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계약 조건이 처음엔 7억 달러로 알려졌다가, 이후에 디퍼 때문에 4억 6,000만 달러로 사치세 계산에 평가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타니와 다저스가 뭔가 냄새가 구린 일을 한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버렸다. 시간을 들여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지 않거나 이런 기사를 읽어보지 않는 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오해가 ‘오타니와 다저스가 편법을 썼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가 이런 계약 구조를 요청한 데는 더 사심과는 거리가 먼 이유가 있다. ‘단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게 그것이다.

 

 

7. 그래서 다저스는 어떻게 이 계약 구조 덕을 볼 수 있는 건가?
가장 큰 건 향후 10년간 오타니가 매년 단 2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하는 덕분이다. 오타니는 내년 다저스에서 등번호 17번을 착용한다. 또한 다저스의 연봉 순위에서도 옌시 알몬테를 겨우 제치는, 17위가 된다. 사치세 총액 계산에서 오타니가 차지하는 몫은 여전히 상당하지만, 연간 지출로 봤을 때는 그 영향이 상당히 줄어든다.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 돈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부터 이런 식으로 남는 돈을 쓸 것이란 확약을 맺은 걸지도 모른다. 톰 버두치가 인용한 한 소식통은 “오타니는 구단이 자신과의 계약에서 절감한 비용을 팀의 전력을 강화하겠다는데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킬 것이란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8. 오타니는 왜 여기에 동의했을까?
동의한 정도가 아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 발레로에 따르면 이 구조 자체가 오타니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아직 본인이 직접 공개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두 가지 이유에서 이 아이디어에 끌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에이전트의 말대로 오타니 본인이 승리를 갈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2021년에도 ‘승리가 내겐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마어마한 금액을 디퍼함으로서 다저스는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시절 부족함을 느꼈던, 팀 전력의 강화를 꾀하기가 쉬워졌다.

 

두번째로 오타니는 다른 누구와도 달리 경제적으로 풍족한 보상 내지 지지를 기대하기 용이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오타니는 강팀으로 이적 시 얻을 수 있는 부대수입이 연간 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타 메이저리거가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의 수 배가 넘는 양이다. 다저스가 그에게 한 푼 주지 않더라도 이미 MLB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선수가 될 수 있으니, 단기간 200만 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을 받더라도 경제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다(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해서 오타니가 뭔가를 자랑할 거란 상상이 쉽게 되지는 않는다. 오타니는 잠자는 시간을 빼면 야구장과 체육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야구에 올인하는 선수로 묘사되어 왔고, 스스로도 그렇게 묘사해왔다).

 

어찌 보면 NFL 슈퍼스타 톰 브래디가 전성기를 구가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시절보다 적은 연봉에도 계약했던 것과 비슷하다. 당시 브래디의 아내였던 지젤 번천이 본인보다도 부유했고, 그동안 번 수익도 평생 먹고 살기에 충분했다. 브래디는 선수로서 받은 연봉 외에도 각종 스폰서십과 사업 활동을 통해 수억 달러를 벌었고, 은퇴 직후에는 폭스 스포츠와 4억 달러에 가까운 계약을 체결했다. 부자 운동선수가 스포츠에서 많은 소득을 얻는 억만장자 구단주들의 재정 부담을 경감할 의무감을 느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스포츠를 뛰어넘는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GOAT’급 선수들은 필드 위에서는 누릴 수 없는 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다.

 

 

9. 결국 다저스라는 게 중요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럴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오타니는 협상에 임한 모든 팀들에게 비슷한 계약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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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로는 오타니가 협상한 모든 팀과 이런 방식(팀 페이롤을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해 연봉을 대폭 디퍼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저스에게만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오타니는 이게 새 팀에서 우승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물론 11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금자탑을 달성한 다저스는 오타니가 선호할만한 행선지였을 것이다. 계약에는 트레이드 금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만 옵트 아웃 조항은 들어가 있지 않다. 이는 분명 오타니가 다저스의 쟁쟁한 유망주들을 좋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또한 다저스와 체결한 계약에 상당한 양의 디퍼를 포함시켰는데, 이 역시 우연이 아닐 수 있다. FA 선수들이 다저스를 선호하는 것은 다저스가 단순히 강팀이라서가 아니라, 선수 육성에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다저스는 잠재력 있는 선수를 싼 값에 데려와 이득을 보는 노하우를 갖고 있고, 풍성한 유망주 뎁스와 풍부한 재정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저스가 선수 영입에 나설 수 있도록, 오타니가 계약을 축소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것은 다저스가 돈을 냈다는 사실 뿐이다.

 

 

10. 선수와 구단 양측에게 다른 이점은 없는가?
양쪽에 있다. 오타니 입장에선 디퍼를 통해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득세 측면에서 보자면,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백만장자들에게 가장 많은 주세를 걷는 주다. 캘리포니아 주민은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대해 13.3%의 세금을 내야 하고, 이듬해에는 14.4%를 내야 한다. 오타니가 계약이 끝난 뒤 캘리포니아를 떠나 다른 곳에 거주한다면 이후 10년간 받을 6,800만 달러의 연봉에는 이보다 낮은 소득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다저스 입장에서도 큰 이점이 있다. 디퍼된 금액에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11. 이 계약 때문에 오타니가 비호감을 살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필자에겐 그렇지 않다. 어찌 됐든 승리하고 싶다는 말을 실천에 옮겼다는 그것을 높게 살 만하다. 물론 몇 년 동안 계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있는 강팀의 대열에 편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겐 그럴 자격이 있지 않은가? 케빈 듀란트처럼 슈퍼팀을 쫓아가며 옮겨 다닌 것도 아니다. 사실 지난번에도 팀을 선택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애너하임에서 6시즌을 뛰며 만장일치로 AL MVP를 두 번이나 수상하고 준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트레이드를 요구한 적도, 연패하는 상황에서 억지로 벗어나려고 한 적도 없었다. 그는 성실하게 선수 생활을 해왔고 원하는 팀과 계약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많은 팬들은 승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선수를 높이 산다고 공언한다. 오타니의 승리를 향한 갈망이 눈속임이 아니란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오타니는 꾸준히 눈앞의 짧은 보상을 포기하고 스스로에게 장기적인 베팅을 해왔다. 고교를 졸업했을 때는 이도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미국 진출을 포기했다. 2017년이 끝난 뒤에는, 몇 년만 참으면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미국에 갈 수 있었음에도, MLB의 국제 계약 규정에 따라 적은 연봉을 받아야 했음에도 일본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2018년 MLB 최저 연봉을 받고 계약한 직후, <애틀랜틱>의 헤드라인은 ‘오타니 쇼헤이가 세계에서 실력 대비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오타니가 따낸 이 비할 데 없는 계약은, 스스로 비할 데 없는 선수가 됨으로써 두 대륙에 걸친 회의론자들을 잠재우며 얻어낸 것이다. 다저스의 안티 팬이라면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 있겠으나, 이성적인 이유로 오타니를 비판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에게 다행스럽게도 스포츠 팬덤은 이성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12.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저스는 어떻게 될까.
좋은 질문이다. 필자 스스로도 이 질문을 되물어본 적이 있다. 무이자라고 해도, 10-20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부담이 덜 할 수 있겠지만, 다저스의 로스터에 존재하지 않을 선수를 위해 주기에는 6,800만 달러라는 금액은 여전히 큰 돈이다. 물론 다저스에겐 이에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그동안 오타니 관련 프로모션과 광고를 통해 매년 수천만 달러를 벌 수 있고, 이를 추후 지불을 염두에 두고 투자할 수도 있다. 사실 10년 뒤의 빚을 그냥 잊고 살수는 없다. LA 타임즈의 기사가 지적한 것처럼, 디퍼가 된 연봉에 대해서는 해당 시즌의 2년 안에 “구단이 전액 자금을 대야 한다”는 조항이 노사협정이 명시되어 있다(역주: 2024년도에 대해 디퍼된 6,800만 달러는 2026년까지 조성이 되어야 한다). 그 말인 즉, 팀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 흥미로운 시나리오라면 디퍼된 돈을 저축했다가 지불하는 것 대신, 이를 팀 지분으로 전환해 오타니의 포지션에 투수, 타자에 더해 ‘소유주’를 추가하는 것이다. 규정 상 현역 선수는 프랜차이즈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지만, 은퇴 선수는 소유주 그룹에 지분을 투자하는 게 가능하다. 마이애미 말린스에 투자한 데릭 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투자한 버스터 포지 등의 사례가 있다. 그렇지만 오타니가 매직 존슨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LA 타임즈에 따르면, ‘디퍼된 금액을 향후 소유권 지분으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은 없다’고 한다.

 

 

13. MLB 사무국이 극단적인 디퍼를 규제하려고 할까?
보도에 따르면 과거 노사협정 협상에서 사무국이 디퍼를 규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협상의 유연성을 지키고 싶어한 선수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한다(지급유예된 금액이 계속 지불되고 디퍼 조항이 강요되지 않는 한, 노조 측은 연봉 총액 규모를 높이는 것과 팀에 지출에 대한 압박이 덜 가는 것을 선호한다). 과연 다음 노사협정 협상에서 구단주들이 디퍼 규모 제한을 도입하려고 할까? 이는 디퍼가 리그의 경쟁 균형에(그리고 그들의 주머니 사정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판단할지, 오타니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올 거라고 생각할지에 달린 문제다. 이에 대한 질문은 한 번에 하나씩 답해보겠다.

 

 

14. 극단적인 디퍼는 리그의 경쟁 균형을 침해하는 요소인가?
이론적으로는 딱히 그렇지 않다. 다저스는 이미 강팀인데다, 오타니를 더함으로서 더욱 강해질 것이다. 하지만 회계적인 속임수 없이 오타니 영입이 불가능했던 것이 아닌 데다, 오타니가 이런 대량의 디퍼를 제안한 곳이 다저스 한 곳 뿐도 아니었다. 게다가 디퍼한 돈이 가상의 돈인 것도 아니다. 꾸준한 강팀은 선수를 설득해 장기 계약을 맺기 수월할 수 있다. 빅마켓 팀은 디퍼를 통해 이득을 볼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 부자 팀일수록 계약 후반부에 일시불로 따르는 큰 출혈을 감당할 여지가 더 많을 수 있다. 반대로 지출을 적게 하는 팀이라면 계약 전반부의 지출을 줄여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근본적으로 수년간 MLB에서 리그 경쟁 균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소는 돈을 쓸 수 있는데도 쓰려고 하지 않는 구단주들이었다. 이런 구단주들에겐 디퍼가 해결책이 아니다. 그들은 입찰 경쟁에서 스스로 발을 빼는 편이다.

 

케이블 중계권 계약 시장에 형성된 거품이 무너지면서, 그 결과 유리한 중계권 계약을 맺은 팀과 그렇지 못한 팀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양키스와 다저스는 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맺은 두 팀이다. 이들이 이번 달 비싼 슈퍼스타를 영입한 것은 좋지 않은 신호일 수도 있다(슈퍼스타 둘 중 한 명, 후안 소토는 밸리 스포츠(중계사)의 파산으로 인해 샌디에이고가 지출 규모를 줄이려는 과정의 여파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이게 전례 없는 디퍼의 탓은 아니다.

 

 

15. 오타니 같은 사례가 또다시 나올까?
그동안 비슷한 질문이 나왔지만, 대부분은 오타니의 이도류에 관한 질문이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 건도 결국 오타니의 특수한 상황과 뗄래야 뗄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비슷한 질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과연 두번째 오타니가 나올 것이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연봉이 높지 않은 선수의 계약을 큰 폭으로 디퍼하는 건 팀에게 크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선수는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그만한 디퍼를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오타니 이전의 디퍼 비율 최고 기록은 맥스 슈어져가 워싱턴과 계약에서 기록한 50%다. MLB 트레이드 루머의 팀 디어크스는 본인의 글에서 이렇게 서술했다. “선수 한 명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수십억 달러가 걸린 쟁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그 한 명이 야구 선수 중의 야구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정리하자면, 이는 그리 시급한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다저스의 지구 라이벌 팀들을 빼면 말이다.

 

 

16. 오타니 강아지 이름이 뭐야?
아직 모르겠다. 말장난은 번역하기 싫음.

 

 

17. 말장난 번역하기 싫음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원문: 17 Questions About Shohei Ohtani’s Extremely Large, Extremely Strange Contract

https://www.theringer.com/mlb/2023/12/12/23998355/shohei-ohtani-700-million-contract-deferred-money-los-angeles-dodgers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7034206&memberNo=25448623

 

 

 

+) 현금유동성 관련

 

WssRXN

 

 

+) 페이컷,슈퍼팀 관련


DHShjO

 

NPrA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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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AAV46 MLB 전체 1위 금액으로 잡히는 것부터 페이컷 소리와는 안 맞지만

MLB에선 본인 시장가보다 3배~5배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해도 혜자,낭만계약으로 불렸지 페이컷 한다는 비난은 없었음

타스포츠와 비교하기엔 야구라는 시장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슈퍼팀 만들기 또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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