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여의도에서 담배 피우기 징하게 어렵네" [돈앤톡]
37,177 396
2023.12.15 08:49
37,177 396

축구장 400배 크기 여의도, 공식 흡연부스 10여곳
"부스 많아도 인구밀도 심해 턱없이 부족"
"단속 기준 모르겠다…죄악시 인식도 부담"

 

"매일 담배 냄새 맡아" 비흡연자들 고충은 어떻게
구청 "내년 흡연부스 증설…냉정한 단속이 원칙"

 

여의도역 5번출구 근처 흡연부스 모습. 사진=신민경 기자

 


-생략-

 

하지만 공익광고라고 해서 모두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금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흡연자들은 담배에 끝내 굴복한 어른들이 됐기 때문이죠. 스트레스지수와 인구 밀도가 대체로 높은 편인 여의도 증권가에도 흡연자들이 많습니다. 흔히들 여의도를 축구장의 400배라 이르지만 이들에겐 축구장 한 개도 허락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애연가들 "여의도서 담배 피우기 징하게 힘들다"


지난 12일 오후 6시께. 퇴근 후 교직원공제회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 자산운용사 주식운용 담당 김 차장의 뒷모습에선 이유모를 고독이 읽힙니다. 여의도역 5번 출구 근처라서 그런지 공식으로 설치된 흡연부스 안에는 사람들이 붐벼서 자리 하나 얻기가 힘듭니다. 결국 부스 밖 따가운 추위와 눈살을 견뎌가면서 담배를 피웁니다.

 

김 차장은 '여의도에서 흡연자로 살아가는 기분이 어떤가' 묻는 기자에게 "끊으려고 해봤지만 업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결국 담배를 꺼내물게 되더라. 이러기를 벌써 10년째"라며 "추위나 거리 상의 불편함보다도 흡연자를 죄악시하는 듯한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여의도는 고층의 사무실과 아파트 단지가 대부분이다보니 인구 밀도가 심한 동네로 유명합니다. 특히 오피스 인구로 북적이는 만큼 여의도 권역에는 모두가 공식·비공식으로 인정하는 흡연구역들이 많은데요. 여의도 5번 출구 부근 교직원공제회관 앞을 비롯해 교보증권 본사 앞, 오투빌딩 앞,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 IFC몰 앞, 교촌치킨 여의도점 앞, 더현대몰 뒤편, 한국노총빌딩 맞은편과 여의도백화점 주차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거래소 근처 흡연부스 모습. 사진=신민경 기자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상 공공기관이나 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 빌딩, 어린이집 근처 건물 등은 무조건 금연구역으로 지정됩니다. 그렇기에 내부에서 흡연해선 안 됩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건물들은 수년 전만 하더라도 대체로 건물 내 흡연실을 뒀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력을 높일 우려가 있다며 거의 다 사라진 상태입니다. 물론 백상빌딩·신송센터 등 일부 오래된 건물들은 소속 직원들에 한해서 옥상에서도 피울 수 있게끔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빽빽한 건물들로부터 쏟아지는 수많은 애연가들을 품을 정도는 못 된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 이씨는 "회사 인근에 흡연구역이 있어서 내근하다가 피우는 것은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서도 "외근이 많은 직업 특성상 밖에서 흡연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딱지 떼이지 않을 구역들을 찾아나서는 것도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상장사 한 직원은 "근무지와 흡연구역까지 2~3분 걸려서 외투를 입고 다녀와야 하는데, 물론 먼 거리는 아니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는 더 춥고 귀찮다"면서 "출퇴근할 때나 점심·저녁 미팅이 끝나고선 역 근처 실외흡연부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부스 안으로 들어갈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청 차원의 단속에 대한 흡연자들 불만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여의도 간접흡연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자 영등포구청은 단속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는데요. 현재로선 2인 1조의 전담 단속원들을 배치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적발하고 있습니다. 총 서너개조로 꾸려져 여의도 주요 블록에 배치되는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동시 근무를 합니다.

 

모 건물 주차장에 떨어진 담배 꽁초들. 상습흡연 민원 다발지역이라며 꽁초 무단 투기 시 과태로 5만원을 물겠다는 보건소 스티커가 붙어있음에도 효과가 크지는 않아 보인다. 사진=신민경 기자

 

 

모 신문사 기자 조씨는 과태료를 물게 된 경험을 꺼내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부스 내 자리가 없어서 밖으로 비켜서서 피우는데 단속하시는 분들에게 걸렸다"며 "우리 일행이 걸리자 나머지 무리들은 부스 안으로 어떻게든 들어갔다. 잡을 거면 다 잡지 우리만 걸려서 더 약올랐다"고 했습니다. 모 인터넷 신문사 기자 노씨도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여의도만큼 단속 강한 곳도 처음"이라며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재떨이에 벌이지 않았다거나, 건물 턱 위(사유지)에 있다가 스트레칭하면서 턱 아래(공유지)로 발을 디뎠다든가 하는 이유로 딱지를 맞았다. 눈치는 눈치대로 보이고 욕은 욕대로 먹고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여의도 흡연생활'에 그런대로 만족한다는 흡연자도 있었습니다. 모 기업 홍보실 정씨는 "서울 광화문만 가도 흡연구역이 거의 없다보니 담배 피우기를 포기한 적도 많다"며 "그에 비해 여의도는 건물 두 개 중 하나 꼴로 부스가 있는 편이어서 이 정도면 만족하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아침만 되면 꽁초들이 화단 채"…혐연권 목소리 내는 사람들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인 비흡연자들의 혐연권 또한 지나칠 수 없는 주제인데요. 제아무리 흡연자들로서 애로가 많다고 해도 비흡연자로선 곱게 보일 리 없습니다. 의도와 관계 없이 건강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우리 헌법재판소는 혐연권이 흡연권에 우선하는 기본권이라는 결정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혐연권이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나 사생활의 자유는 물론 건강권 생명권과도 연관된 권리이기 때문에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여의도 직장인·거주민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선 번번이 담배가 화두로 오릅니다. 최근에도 '매일 필수로 지나야 하는 길인데 도보 폭이 좁아서 어쩔 수 없이 항상 담배 냄새를 맡고 있다', '걸어가면서 흡연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데 그럴 때마다 뭐라고도 못하겠고 속만 끓는다', '단속해도 말짱 도루묵 아니냐…금연 표지판 바로 앞에서도 피우는데 보기 불편했다', '흡연부스 안에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다들 그 밖에서 피더라' 등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모 건물 주차장 관리인 박씨가 흡연구역 관리상의 고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민경 기자

 

 

각 건물을 관리하는 경비원들의 고충도 적지 않습니다. 여의도동 소재 한 건물 내외부를 관리 중인 박씨는 언젠가부터 '주차장 턱 근처와 화단에 뒤덮인 꽁초를 줍는 일'이 출근 직후 가장 처음 하는 업무가 됐다고 합니다. 건물주 뜻에 따라 건물 주차장에서도 담배를 가급적 피우지 못하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단속이 없는 밤 사이 담배를 피워 단속이 소용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는 "이른 아침 와서 보면 담배 꽁초가 말도 안 되게 많다"며 "금지 스티커와 표지를 무시하고 피우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깡통(재떨이)을 아예 치웠더니 바닥에 버리더라"고 했습니다. 이어 "낮도 못 막는데 밤 사이 흡연을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을까 싶다. 이제는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점점 많아질 여의도 인구…구청 "흡연부스 더 만들겠다"


흡연권과 혐연권 사이. 여의도에는 초고층빌딩이 곳곳 세워지고 이미 있던 건물들도 더 높이 재건축되고 있습니다. 흡연자들을 둘러싼 찬반이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구청 직원들은 어떤 해결책을 고민했을까요.

 

일단 흡연부스와 단속 인력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듯합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흡연자들에 대한 민원이 많다. 현재 구청에서 운영 중인 공식 흡연부스가 10개인데 내년 중 여의도역 5번 출구 추가 설치를 비롯해 몇개를 더 증설할 예정"이라며 "기존 6명 안팎의 단속조도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후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925688?sid=101

목록 스크랩 (0)
댓글 39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비욘드 X 더쿠 븉방 이벤트💛] 여름철 메이크업착붙, 비욘드 선퀴드 체험 이벤트 275 00:09 13,80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838,90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563,41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949,745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124,79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6 21.08.23 3,654,22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511,69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65 20.05.17 3,215,8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7 20.04.30 3,796,78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176,8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14762 기사/뉴스 하이브와 혈맹 여전한 두나무, 정작 합작법인 실적은 '마이너스'[마켓인] 23:23 8
2414761 이슈 소름 돋는 무하마드 알리의 전성기 복싱 실력 ㄷㄷ.gif 23:22 115
2414760 유머 🐱어서오세요 저녁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2 23:19 60
2414759 이슈 한로로(HANRORO) 2nd EP '집' 트랙리스트 1 23:19 51
2414758 기사/뉴스 서울대판 'N번방' 터졌다…피의자·12명 여성 피해자 모두 동문 4 23:19 496
2414757 유머 유치 빠져서 쌀알이 더 귀여워진 아기 후이🩷🐼 6 23:18 771
2414756 이슈 아일릿 공식 트위타 계정(멤트)이 실시간 팔로우하다 언팔한 계정 3개 42 23:18 2,159
2414755 유머 장르 안 가리고 덕질하시는 이정우 디자이너(전지현시어머니) 근황 23:18 798
2414754 이슈 10년 전 오늘 발매된_ "1분1초" 23:18 63
2414753 이슈 [LOL] 0킬인데 재앙 그 자체 gif 1 23:18 234
2414752 유머 아는 남자동생이랑 술 먹다가 누나.. 우리집가서 더 마실래요? 이러길래 2 23:17 574
2414751 이슈 3분특출해서 악플 3천개 모은 전설의 캐릭터 8 23:17 883
2414750 유머 🐱어서오세요 저녁에만 운영하는 바둑냥 식당 입니다~ 1 23:17 43
2414749 이슈 처음 듣고 충격 먹은 사람들 많았던 f(x) 타이틀곡...twt 6 23:17 772
2414748 이슈 2024년 PC방 그래픽카드 점유율 순위 23:17 120
2414747 이슈 최강야구 화면에 나온 핑크 유니폼 입은 에스파 윈터 .x 12 23:16 1,001
2414746 팁/유용/추천 [선재업고튀어] 34-1 류선재와 34-3 임솔이 만난다면.gif 7 23:16 821
2414745 이슈 군복입고 혼자서 슈퍼샤이 연습하는 하성운 11 23:13 967
2414744 이슈 클롭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직접 찍은 사진 9 23:12 674
2414743 정보 잠실에서 진행중인 에르메스 팝업에서 장인들이 작업중인 모습. 54 23:11 4,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