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뒤 관련 인물·사건 검색”
SNS서 역사 공부 인증 줄이어
분노 인증 ‘심박수 챌린지’도
12·12 현충원 투어 인파 몰려
개봉 20일째인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한 11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속 주인공 전두광을 연기한 배우의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1일 오전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다. 당대를 경험하지 않은 MZ세대 사이에서도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인식이 커지며 흥행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영화 관람 중 얼마나 분노했는지 인증하는 ‘심박수 챌린지’에 참여하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영화 속 인물과 실존 인물을 비교하는 등 ‘적극적 관람’에 나서고 있다.
그간 잘 조명되지 않았던 진압군 측 인사들의 삶도 화제가 되고 있다. 장 전 수경사령관은 12·12 이후 보안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에서 조사받은 뒤 이등병으로 강등돼 강제예편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그의 부친은 1980년 숨졌다. 서울대 자연대에 수석 입학했던 아들은 1982년 1월 행방불명됐다가 한 달 만에 조부의 무덤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정병주 전 특전사령관의 부관이던 김오랑 소령(1990년 중령 추서)은 반란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전사했고 그의 부인은 충격으로 실명했다. 정 전 사령관은 1988년 행방불명된 뒤 경기 의정부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는 김미진씨(27)는 “실존 인물들을 익숙히 아는 부모님도 그들의 최후를 알진 못하더라”며 “나쁜 놈들은 끝까지 잘 먹고 잘살았는데 반란군에 맞선 이들은 힘듦을 감내해야 했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는 “일제강점기를 겪지 않은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분노하듯, 전두환씨가 우리 세대에 직접 무언가 한 건 없더라도 그에 대한 분노도 전승돼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조차 할아버지의 악행을 증언한 것처럼 전두환에 대한 분노는 사회 전반에 공유되고 있다”고 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현충원을 방문했다는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서울의 봄>을 10번 넘게 봤지만 영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태완 장군의 묘가 있는 대전현충원 방문기를 공유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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