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포인트뉴스 성지온 기자] 경량 노트북 대명사인 LG전자 '그램(Gram)' 물량이 중국에서 위탁 생산된다. 특히 설계는 직접하고 생산만 외주를 주는 주문자상표 부착(OEM)대신 외주 업체가 개발과 생산을 책임지는 생산자 개발방식(ODM)을 택했다는 점에서 그램만의 고유성마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선 애플, HP 등 많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노트북을 위탁 생산하고 있어 LG 선택이 특별하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그램 외주화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LG전자 노트북 신형모델 그램 15인치(모델명 15Z90S)는 '테크프론트(Tech-Front)'에 의해 생산된다. 테크프론트는 대만의 노트북 OEM 생산업체 '콴타컴퓨터(Quant Computer)'가 중국 충칭시에서 운영하는 생산시설이다.
테크프론트는 그간 LG전자 울트라PC, LG 2in1 PC 등을 제작했다. 주로 중저가형 보급형 제품을 맡았다. LG전자의 대표 노트북 브랜드이자 플래그십 라인의 '그램'은 중국 난징공장(LGENT)에서 자체 생산해왔다. 하지만 이마저 제조사개발생산(ODM)으로 전환하면서 테크프론트가 제작하게 된 것이다.
그램의 외주생산 보도에 소비자들은 회사 선택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LG그램'은 지난 2014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가벼운 노트북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며, 국내외 소비자 만족도와 브랜드 신뢰도를 쌍끌이한 LG전자 효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처럼 설계는 직접 하고 생산만 외주 업체에 전달하는 OEM이 아닌 ODM으로 전환한 것에 소비자들은 더욱 의아하단 반응이다. 경남 창원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LG전자는 자체 생산과 브랜드 신뢰를 함께 연결시켜 왔다. 실제 지난 5일 기준 관련 기사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게 이와 같다.
"(중국 업체에 위탁하면)그램 뭐하러 사. 가성비 좋은 중국산 노트북 사고 말지", "그램은 LG 자체 생산이 셀링포인트 아니였나?", "LG는 갈수록 고객이 찾는 이유를 버리는 것 같아", "어째서? 그램은 네 핵심 제품이잖아", "OEM도 아니고 ODM은 선넘었지"
예견된 수순이란 의견도 있다. 이미 많은 메이저 노트북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ODM, OEM 같은 위탁 생산 방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그램 생산을 맡아온 난징공장(LGENT)은 2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LG전자가 난징 공장을 연결 재무제표상 종속기업으로 포함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 시기 노트북 등 IT 제품을 담당하는 BS(Business Solutions) 사업본부의 영업손실 규모는 205억원으로 확인됐다. 공장 적자 폭을 줄이고 생산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LG전자로선 외주생산 전환이 합리적 대안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자연스레 시장은 LG전자의 내년 노트북 가격 책정에 눈길이 쏠린다. 외주 생산 시 소비자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앞서 올 초 삼성전자가 선보인 노트북 '갤럭시 북3'의 경우, 비슷한 사양의 LG그램보다 약 40만 원 이상 저렴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갤럭시 북3는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에서 자체 생산한다.
7일 기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동일한 조건(16GB, 1kg 미만, 코어i5-12세대, SSD 256GB)으로 검색할 경우 삼성전자 갤럭시북2 프로와 LG전자 2022 그램14 가격 차이는 대략 10만원 정도다. 이를 두고 LG그램이 외주 생산되더라도 품질 저하 없이 가격대만 떨어질 경우 충성고객 유무, AS 서비스 등에 의해 되려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램 전량이 아니라 일부에 대해 ODM 생산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우려하는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디자인부터 품질 검수 등과 같은 모든 프로세스를 LG전자가 기존 그램과 동일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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