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해외서도 웃음거리... 대다수는 남성 성기 크기에 관심 없다
44,349 243
2023.12.04 13:41
44,349 243

지난 2021년 8월 3일. 이날 나는 퀴어 유튜브 채널 <큐플래닛>에 소위 '집게손' 이미지를 둘러싼 소동을 다룬 영상을 업로드한 기억이 있다. 사실 직접 기획을 한 입장에서도 이 주제를 다루는 게 맞는지 촬영 직전까지 잘 확신이 잘 서지 않았다. 

(중략)

지금 당장 근처의 조그만 간식을 짚거나 혹은 선물 상자의 리본을 풀거나 아니며 그냥 주먹을 쥐었다 펴보기만이라도 해보라. 문제의 그 손동작은 자연스럽게 취해진다. 이런 방식으로 집게손을 사용하는 사람이 이미 차고 넘쳤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사용되던 '집게손 이미지'를 향한 그 당시 남자들의 불만과 항의는 아무리 좋게 말해도 집단적인 망상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니 기획자로서 고민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세상이 시끄러우니까 다뤄는 보겠지만 과연 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 콘텐츠로 제작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금세 말도 안 되는 해프닝이라 잊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때 영상을 만들던 사람들 중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무려 2년이 지나고서야 같은 상황을 다시 마주하게 될 줄은.  


TaryWF

그렇다면 몇 해의 시간차를 두고 돌아온 '집게손 소란'은 달라진 면이 있었을까. 놀라울 정도로 그렇지 않았다. 2년 전과 비슷하게 주로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항의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사실 2023년까지 와서 집게손을 '작은 성기'의 상징으로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회적 상징은 유행을 타기 마련이며 이미 언급했다시피 과거에조차 집게손을 그런 의미로 쓰는 건 그리 보편적이지도 않았다. 주로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의 특정 사용자층에서나 집게손은 여성을 향한 외모 품평에 대한 대항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고 같은 시기에도 전혀 다른 의미와 용도로 집게손 이미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았다.

사실 음모론의 관점에서 보아도 이 집게손 소동은 민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가령 1달러의 지폐 속에 프리메이슨의 상징이 숨어있다거나 혹은 모두가 아는 명화 속에 일루미나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도시전설과 같은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어둠의 장막 뒤에서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비밀 조직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들 속에 몰래 자신들의 상징을 숨겨두었다는 것 역시도 허무맹랑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단 이건 재밌고 매력적이다. 그림자 정부를 표방하는 비밀결사의 흔적이라니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는가.

그런데 고작 '한국 남자의 성기가 작다'는 상징을 여기저기 심으면서 은밀한 선동을 하고 있다는 건 어떤가. 지나치게 모양새가 빠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왜 온갖 고생을 해가면서 그런 일을 하겠는가.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의 노력할 만큼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에 대해 관심이 없다.


여느 사회 현상에 대해서 그렇듯 이 또한 진지하게 이야기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번 해프닝은 누군가의 노동권과 안전할 권리를 위협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기는 한데, 발단과 전개를 살피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나는 '한국 남자', '성기', '크기'라는 단어를 진지한 표정으로 반복하며 이 사태를 설명할 자신이 없다.


내가 진심으로 궁금하고 의아했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항의를 받은 기업의 반응이다. 2년 전 발생했던 '집게손 사태'에 대한 회사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사과하고 이미지를 수정하거나 혹은 무시하거나. 결론적으로 두 부류의 기업에게 모두 별일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자의 기업들은 애꿎은 손가락 이미지를 수정하고 아마 본인들도 이해가 가지 않을 사과문을 쓰느라 꽤나 고생을 했을 것이다.

집게손에 대한 항의가 떠들썩했던 것과는 별개로 이는 온라인의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지역과 계층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분노도 아니었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듯 이 논란은 지극히 지엽적인 문화와 심지어 어느 정도의 망상에 기반했다. 항의가 운동으로 발전될 정당성조차 갖추지 못했고 당연히 대중을 설득하여 광범위한 공분으로 발전시킬 여지도 없었다.


2년 전의 상황에서 기업들이 배운 게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물론 가급적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으려 하고 일단 문제 제기가 있다면 자세를 낮추는 것이 위기를 예방하려는 기업들의 태도인 건 잘 알겠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기업 넥슨은 갑자기 자사의 게임에 비슷한 손 모양이 등장하는지 모조리 검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심지어 문제로 지목된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디렉터는 갑자기 긴급 생방송을 진행해 '맹목적으로 타인을 혐오하고 그런 문화를 몰래 드러내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까지 한다고?"

기업의 모든 행보와 발표하는 메시지는 회사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그건 자기 일을 잘할 때뿐만이 아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포함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로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빗발친 주장은 그 근거나 내용이 진지하게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민망한 수준의 것이었다.

물론 그 항의를 진지하게 취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내용에 대뜸 동의하거나 이를 지지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이 황당무계한 항의를 벌인 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대하고도 그런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보며 '멋있다'고 생각하는 게 가능할까. 한국만이 아니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서 전 세계가 다 안다. 이미 작금의 '집게손 사태'는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그런 사람들이 넥슨이 아무리 거창하게 회사의 목표와 비전을 설명한다고 해도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매우 회의적이다.


https://naver.me/Ga2NPsbw


베플들 모처럼 여자들이 정상적으로 선점함

추천 한번씩 눌러주자!!! ㅋㅋ

목록 스크랩 (1)
댓글 24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퓨전씨] 🌟순수 비타민C와 스피큘의 강력한 만남🌟 비타민 앰플에 스피큘 샷 추가 ‘토닝C 비타 샷 앰플’ 체험 이벤트 452 01.20 69,87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637,66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988,92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497,03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137,17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2 21.08.23 5,925,26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886,99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3 20.05.17 5,489,3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0 20.04.30 5,924,62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786,43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17362 유머 곧 명절날 댕댕이들이 겪게 될 운명 1 05:15 212
2617361 이슈 1/25 대구집회 <서부지법 폭동은 낯선 일이 아니다!> 10 05:11 199
2617360 유머 나폴리탄 규칙 괴담 때문에 괴롭다는 디씨의 도서관 직원 18 04:46 1,262
2617359 유머 새벽에 보면 완전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123편 04:44 186
2617358 이슈 밑에 '외국인이 본 케이팝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징' 보고 생각난...twt 8 04:42 701
2617357 이슈 집사가 무슨 요리하는지 궁금했던 고양이 4 04:38 760
2617356 유머 w코리아 매거진 화보찍은 이지아 10 04:30 1,037
2617355 이슈 위안부소녀상 훼손 시 처벌하는 법안 '반대'이유들 14 04:25 1,088
2617354 유머 외국인이 본 케이팝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 04:18 1,685
2617353 이슈 동생 팬들한테 자기 좋아하라고 말하는 비비 5 04:11 1,058
2617352 이슈 어제 너무 멋있었던 깃발들 5 04:06 1,063
2617351 유머 더쿠 스퀘어 상주하는 덬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는 글...jpg 27 03:58 3,595
2617350 유머 아ㅜ 신입 연차 반려되었다고 장난쳤는데.. 36 03:44 3,910
2617349 이슈 25년 전 오늘 발매♬ 스즈키 아미 'Don't need to say good bye' 03:41 739
2617348 이슈 잔망루피 퍼스널 컬러 분석.jpg 11 03:21 2,228
2617347 이슈 노르웨이에 사는 사람의 집앞 풍경.gif 38 02:59 5,748
2617346 유머 청춘청춘한 문학소녀(살아라콸콸이 구 발명쓰레기걸) 노래 I like 1 02:47 1,405
2617345 이슈 14년을 일한 가사도우미 분이 그만두면서 김지선한테 한 말 172 02:47 21,192
2617344 유머 댕댕이가 미끄럼틀 타면 안되는 이유 12 02:45 2,679
2617343 이슈 심근경색..즉 삼장마비를 바로 옆에서 본 경험.. 30 02:44 5,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