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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신인전쟁①] “신예로 사는 건 슈퍼맨이 되는 일”…8개 기획사, 그래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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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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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전국 대학의 전공자 기준 연기자 지망생 1만명 시대. 들어갈 문은 좁은데 지망생의 숫자는 나날이 늘고 있다. 배우기획사마다 많게는 10여명, 적게는 1~2명의 신인배우들이 소속돼있다. 아직 TV에 얼굴 한 번 비추지 못한 신인들도 흔하다. 

이들이 데뷔의 기회를 얻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배우 김우빈이 소속된 싸이더스HQ의 김선화 홍보팀장은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으로 데뷔한다는 것, 이름 없는 신예로 살아간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라며 “ 연기도 잘 해야 하고, 외모도 뛰어나고, 몸매도 좋아야 하고, 노래도 잘 해야 하며 인성까지 완벽하길 기대한다. 대중도 업계도 슈퍼맨이 되기를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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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으로 산다는 건…“견디고 견디는 일”=무명의 신인이 얼굴을 알리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에는 평균치가 없다. 석 달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배우는 작가와 감독 등 특정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선택받는 직업’이라는 특수성이 이들의 성장을 더디게 한다. 

미디어와 콘텐츠는 다변화 시대로 돌입했으나, 신인들을 알릴 수 있는 창구는 도리어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체 홍보나 여러 플랫폼들이 기존 배우들, 이슈가 많은 콘텐츠 위주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신인 콘텐츠는 소외받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김선화 홍보팀장은 “신인 연기자가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역시 점차 줄고 있다”라며 “과거엔 예능 프로그램의 단발성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으나 이젠 고정패널로 들어가는 것 외엔 자리가 없다. 고정패널 역시 당연히 이름있는 친구들의 몫이니 신인들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창구는 100% 작품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많은 오디션을 거친다고 모두가 선택받는 것은 아니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오디션은 사실 기회만 있으면 다 본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그렇다고 너무 많은 오디션에 나가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한다. 

김선화 홍보팀장은 “여러 오디션을 한 바퀴 돌았는데 평가가 별로 좋지 않으면 업계에 금세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서로를 이미 다 알고 있는 캐스팅 디렉터, PD들이기 때문에 “OO 소속된 OO 배우”에 대한 평가가 입에서 입을 타고전해진다. 

지성부터 문근영까지 쟁쟁한 스타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나무엑터스의 김문선 대리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오디션을 보는 것보다 철저히 준비된 상태에서 몇 군데를 선별해 보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신인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은 “견디고 또 견디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드라마와 영화 오디션에선 탈락하는 일이 숱하고, 합격한다 해도 모두가 김우빈, 이종석이 될 수는 없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는 말도 이젠 구문이 됐다.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신인들조차 “수익이 마땅치 않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김선화 팀장) 경우가 많다. 

▶ 배우를 향한 꿈…독후감 숙제부터 연기 레슨은 필수=신인들이 배역을 따내기 위한 준비과정은 만만치 않다. 

각사는 저마다 개인 맞춤형 트레이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SM C&C를 비롯한 대다수 회사들이 “각 배우의 캐릭터에 맞는 프로그래밍”(이보람 SM C&C홍보팀장)을 통해 교육시킨다. “작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연기수업과 일대일 캐릭터 분석”(박소연 제이와이드 홍보팀장)을 병행하고, 운동부터 외국어까지 받지 않는 교육이 없다. 

나무엑터스는 풍부한 배우풀을 활용해 “신인들이 특별한 오디션을 앞두고 있을 때 소속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받는 경우”(김문선 대리)도 있다. 나무엑터스의 경우 총 11명의 신인배우가 액팅, 화술, 발성, 특별반으로 구성된 연기수업을 받는다.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소속배우 조한철이 소속사 신인들의 연기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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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HQ는 타 기획사의 배우들까지 연기수업을 받는 아카데미(캐스트 바이 iHQ)를 운영 중이다. 이 곳을 통해 장혁 전지현 조인성 김우빈이 배출됐고, 안현모 등 유명 강사가 지금도 수많은 스타들의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배우기획사에서 신인들을 트레이닝하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독후감 쓰기’다. 

배우 손예진 문채원 이민정이 소속된 엠에스팀의 강다슬 팀장은 “배우는 작품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오디션을 겪어야 한다”라며 “오디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딕션과 상대방에게 매력을 끌 수 있는 화술인데, 그 때 필요한 능력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수는 정해진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면 되지만 배우의 경우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말할 수 있는 범위와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보람 SM C&C 팀장)에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교육을 시키고 있다. 

워낙에 준비과정이 길다 보니 업계 관계자들은 “신인배우들이 일은 없어도 그 누구보다도 바쁘다”고 말한다. 어떤 캐릭터가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운동, 외국어, 연기 트레이닝 등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어 “하루 24시간도 모자자란” 직업군이다. 

▶ 8개 배우기획사, 그래서 뭉쳤다…‘별프로젝트’=노력만큼 성과가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얼굴을 알리고 노출을 해야 ‘선택’을 받는데 지금 업계는 “신인배우의 홍보는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적은 일”이라고 한다. 저마다의 노력을 쏟고 있지만 신인배우들을 알리는 것은 데뷔 못지 않게 힘들다. 대한민국 굴지의 배우기획사로 꼽히는 8개사(나무엑터스, 스타캠프202, 스타하우스, 싸이더스HQ, SM C&C, 엠에스팀, 윌, 제이와이드컴퍼니)가 뭉친 이유다. 

내로라하는 배우기획사에서 수많은 스타를 키워낸 홍보팀장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현재 네이버 TV 캐스트에서는 ‘별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8개 기획사에 소속된 신인배우들의 콘텐츠가 매주 금요일 공개되고 있다. 

‘별 프로젝트’에선 각사의 신인배우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착한 일 현장(프리마켓, 봉사활동) 모습을 담아 다양한 콘텐츠로 내놓고 있다. 싸이더스HQ 콘텐츠팀에서 촬영을 맡아 진행 중이다. 

‘별프로젝트’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각사 홍보팀장들이 지난해부터 머리를 맞댄 결과 올 6월 첫 선을 보이게 됐다. 노출 창구가 부족한 신인배우들에게 “원하는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에서 얼굴을 비출 수 있다”는 것은 신인에겐 천금같은 기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성과는 크게 두 가지다. 

최근 마무리한 신인배우들의 ‘프리마켓’은 무려 3900만원의 수익을 냈다. 해당 수익금은 서울 강남구청의 다문화가정을 위해 모두 기부했다. 8개 기획사의 팀장들은 “회삿돈을 단 10원도 안 쓰고 억대 단위의 행사를 기획하며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데에 큰 의의를 뒀다. 

또 다른 점은 무엇보다도 생면부지의 신인들이 마침내 업계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점이다. 이보람 SM C&C 홍보팀장은 “신인들이 포털사이트 연예뉴스 메인 페이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인데, 별프로젝트를 통해 업계 관계자들에게라도 존재감을 알리게 됐다”라며 “뿌리는 시기가 있고 거두는 시기가 있다. 조금씩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총 6화까지 진행되는 ‘별프로젝트’는 5일 다섯번째 이야기가 공개되고, 최종회에선 프리마켓의 뒷이야기와 각사 신인배우들의 소감으로 짧은 여정을 마무리짓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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