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다. 지난달 31일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20만1000여 명(출국객 10만 5000여 명·도착객 9만6000여 명)으로 지난 2001년 개항 후 하루 이용객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이날 인천공항은 개항 15년 만에 누적 승객이 5억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면세한도 초과 미신고로 적발되는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만 해도 15만3000여 명이 면세한도 초과로 적발됐다. 해외여행객들에 대한 면세 허용 범위는 미화 600달러, 우리 돈으로 67만원 정도다.
여행객의 입국절차 간소화를 위해 세관은 면세 초과 건에 대해서는 자진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여행객들이 이와 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고 고가의 물건을 반입하다 적발되는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세관의 압류창고는 모두 3곳. 창고에는 자진신고하지 않고 들여오다 적발된 압류물품으로 가득하다. 세관의 입국절차 간소화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통할 수 있는 지 공항 세관의 통관절차를 들여다 봤다.


지난 26일 홍콩에서 들어온 비행기가 도착한 뒤 여행객들의 화물이 비행기에서 쏟아져 나오자 인천국제공항 세관 X-RAY 판독실의 이예진(39)씨의 눈동자가 매섭게 움직인다. 1m 전방에 위치한 모니터에 '속살'을 드러낸 여행자들의 수화물이 느린화면으로 나타난다. 모니터속 수화물 사진은 형태만 나타낼 뿐 빛 바랜 사진처럼 희미하다. 어렴풋이 원통형 모양의 기둥이 모니터에 나타나자 이 씨는 화면을 정지시킨다. 그는 무전기에 대고 "붉은색 가방, 노란색 부탁합니다"라고 현장의 직원에게 알린다. 이어 현장의 직원이 붉은색 가방에 노란색 전자 스티커를 붙인다. 스티커는 수화물이 개장검사의 대상임을 알리는 표식이다. 출국장 로버(순회감시세관원)에게 인계된 가방에서는 고급 양주 두 병이 나온다.규정은 1L 미만 한 병이다. 이 씨는 "면세 기준을 초과한 물품과 마약류를 가지고 인천공항 세관을 무사통과할 확률은 제로(0)입니다"고 말한다.

두 번째 공간은 폐쇄회로 판독실이다. 수화물의 정보는 엑스레이가 판독해 내지만 일명 '감시대상' 여행객에 대한 일거수 일투족은 입국장 동선을 따라 점점히 설치된 폐쇄회로가 그 역할을 맡는다. 입국장 동편에 있는 폐쇄회로 판독실에서는 직원들이 '명단'에 오른 여행객을 대상으로 이른바 '동태'를 파악한다. 실제 업무는 폐쇄회로의 화면에 나타난 사람의 움직임을 통해 '수상'한 여행객을 가려 내는 곳이다. 세관측은 특별관리지역이라는 이유로 내부를 보여주지는 않았고 "마약을 운반한 경험이 있거나 과거 면세 기준을 과도하게 초과한 이력이 있는 사람에 국한한다"며 "그 대상은 제한적이다"라고 말한다.

엑스레이를 통과한 여행객의 짐이 세 번째 만나는 건 탐지견이다. 신체 '은밀한' 부분에 숨겨 들여오는 경우도 있지만 수화물 속에 숨겨 들여오는 마약 등을 적발하기 위해 후각이 발달한 탐지견이 동원된다. 탐지견은 가방 옆에 앉는 것으로 마약반응을 세관직원에게 알린다. 현재 인천공항 세관 탐지견은 모두 15마리가 활약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적발한 마약은 91 .6kg(시가 2140억 원 상당)에 이른다.


여행자의 입국 마지막 '관문'은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를 내는 곳이다. 이곳에는 신고서를 받는 직원과 멀리 시선을 주시하며 여행객들의 움직임을 읽는 로버가 있다. 로버는 여행객들의 몸짓 표정 등 움직임을 통해 면세 초과자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24년 경력의 로버 이홍현씨는 "가방속에 물건은 숨길 수 있어도 불안해 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고 말한다.
로버가 눈여겨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반적인 여행객들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 케러셀(수화물 컨베이어벨트)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사람. 지정된 입국장 번호로 나가지 않고 짐을 찾은 뒤 다른 곳으로 나가는 경우. 수화물을 찾은 뒤 가방을 열고 짐을 정리하는 사람 등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천공항 세관들의 밤낮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특히, 프랑스와 홍콩 등 주요 쇼핑지역 국가에서 들어오는 여행객들이 몰릴 때는 세관직원들의 신경이 곤두선다.
인천공항세관 송인숙 관세행정관은 "면세 허용 기준을 초과한 경우에는 편안한 여행의 대미를 위해 자진신고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말한다.
자진신고를 할 경우 관세액의 30%를 감면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고 적발 될 경우에는 40%의 가산세를 더 내야 한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