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9 대회 도중 제안 옴, 중학교 때부터 유명한 선수라 대학교와 프로팀에선 스타성 있고 잘하는 선수가 브이리그에 오지 못해서 아쉽지만 축하해줌, 김연경은 소식 듣고 에이전트 연결해서 소통 도와줌. 아직 만 19세가 안 돼서 정식으로 경기 뛰려면 몇달 걸린다고 함.
“다신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일주일을 고민해 마음을 굳힌 뒤론 흔들리지 않았어요.”
6일 자신이 재학 중인 경북 경산시 경북체육고에서 만난 이우진(18·사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키 194cm에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포지션인 이우진은 이탈리아 1부 리그 팀 베로 발리 몬차 입단을 앞두고 있다. 이우진은 “살면서 유럽에 나가 보는 건 처음”이라며 “국제대회만 나가도 (국내 대회보다) 관중이 10배는 많은 것 같은데 세계 최고 리그인 이탈리아의 분위기는 어떨지 상상이 안 된다”고 설렌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고교 배구 선수가 곧바로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건 이우진이 처음이다. 박기원 태국 남자 대표팀 감독(72)과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70)이 1979년에,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68)이 1981년부터 이탈리아 리그에서 뛴 적이 있지만 모두 국내 실업팀에 몸담고 있다가 건너간 케이스다. 문성민(37·현대캐피탈)은 경기대 졸업 후 독일과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었고, 김연경(35·흥국생명)은 한국과 일본 리그를 경험한 뒤 튀르키예에 진출했다.
이우진은 올해 8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19세 이하(U1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30년 만에 동메달을 따는 데 앞장섰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회 ‘베스트 7’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에서 이우진을 눈여겨본 에이전트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면서 결국 이탈리아행이 성사됐다. 김연경도 이우진의 해외 진출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이탈리아 현지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우진은 “대회 도중에 첫 제안을 받아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렵사리 소통했다. 처음에는 영입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지만 에이전트가 행선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설득해 마음이 흔들렸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무엇보다 끌렸다”면서 “가족과 학교 선생님도 ‘돈을 주고도 유학을 가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결심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우진은 15일 출국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만 19세 이후 경기에 뛸 수 있다’는 이탈리아 리그 규정에 따라 내년 2월경 정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그전까지는 인턴(연습생) 신분으로 팀에 머물게 된다. 이우진은 “계약 기간과 규모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한 상태”라며 “한국어 통역 등 현지 체류 비용도 구단이 부담하기로 했다. 영어 공부도 도와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몬차 구단은 7일 이우진의 합류 소식을 전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우진이 이탈리아로 건너가면서 국내 대학 팀은 물론이고 프로 팀 관계자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우진이 지난달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드래프트 때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거론되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한 현장 지도자는 “이우진은 중학교 시절부터 눈여겨본 선수다. 공격과 수비 모두 탈고교급”이라며 “이우진을 당장 우리 팀에서 잡지 못한 건 아쉽지만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유럽리그 진출이 곧바로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국내 프로배구 무대에 도전했더라면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유럽 무대 못지않은 연봉을 보다 쉽게 거머쥘 수도 있다. 그러나 이우진은 “지금은 안정보다 성장이 나에게 더 중요하다. 유럽에서 많이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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