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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취재파일] 마약 수사 언론 담당의 석연찮은 교체…인천청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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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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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지난 3일 배우 이선균 씨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 [단독] 이선균 모발 100가닥 검사 결과 음성…4일 재출석 (11월 3일, SBS 8뉴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n/?id=N1007410079 ]

이 씨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던 경찰 입장에서는 크게 당황스러운 소식이었습니다. 지난달 28일 경찰은 이선균 씨 첫 출석 당시 간이 검사(*약 열흘 안팎 마약 투약 여부 가늠) 결과 '음성'이 나왔을 때만 해도 모발 정밀 검사라는 카드가 남아 있었습니다. 모발 정밀 검사는 최장 1년 이내 마약 투약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과학적 물증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음성으로 나왔으니 당황했을 만도 합니다. (*채취 당시 이선균 씨 모발 길이는 8~10cm였고, 모발이 한 달에 1cm가량 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8~10개월 동안은 이 씨가 마약 투약을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이 씨가 첫 조사 당시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 터라, 혐의 입증을 향한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경찰은 해당 보도가 나가기 전 갑자기 의아한 결정을 내립니다. 마약 수사 실무 책임자이자 언론 대응을 맡고 있던 공보 담당자를 교체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SBS 취재진이 이 사안에 대해 취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도 예정이라는 보고가 인천경찰청 수뇌부로 전해진 직후였습니다. 인천경찰청의 결정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긴급] 마약 사건 언론 응대 광역수사대장 변경 통보 건
- 홍보실에서 마약 사건 언론 응대를 광역수사대장으로 변경했다고 통보
- 이유는 한 언론사가 관련 취재를 했는데 마약수사계장이 솔직히 응대를 해줬기 때문
- 이것 때문에 청장 지시로 광역수사대장으로 변경

(11월 3일 저녁 인천경찰청 출입기자단 단체 대화방 공지)


청 단위 경찰 조직에서 각 부서 계장(*경찰 계급상 경정)은 언론 대응, 즉 공보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인천경찰청장이 직접 나서서 사실상 경질성에 가까운 조치를 한 겁니다. 위축되는 건 해당 계장뿐만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취재 행위에 응한 게 문제라는 식의 사후 조치는 향후 적극적인 취재를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여지가 큽니다. SBS 취재진뿐만 아니라 기자단 전체가 인천경찰청장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인천청장은 결정을 강행했습니다. 8뉴스 보도 직후 "청장이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라는 공지만 또 한 번 반복됐습니다. 인천경찰청장에게 직접 사건의 전말을 물었습니다.
 

"수사부장하고 광역수사대장이 건의를 해서… 뭐 격하를 시킨 것도 아니고요."
"사안 문제도 있고 전 국민적인 관심이 있고 하니 대응을 좀 높였으면 좋겠다, 실무진 의견을 존중해서 제가 반영한 거예요."
"언론 창구 바꾼다고 해서 달라진 건 전혀 없습니다. 너무 확대 해석하지 마시고…"

(11월 3일 저녁 인천경찰청장과 기자의 전화 통화 내용 중)


이번 결정을 건의했다는 인천경찰청 수사부장은 "수사에 전념하도록 분리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책임 분담 차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청장과 수사부장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결정 시점이 너무나 절묘했고, 석연치 않았습니다. 보다 정확한 사건의 진실은 또 다른 인천경찰청 관계자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기자 : 기자단 공지 내용 어떻게 된 거죠?
경찰 : 그 내용이 아니고, 사안을 신중하게 보면서 (담당자를) 격상해야 되겠다 이런 거예요.

기자 : 없는 얘기가 공지로 나올 수가 있나요?
경찰 : 기자단 간사에게 얘기할 때는 그렇게 안 했을 텐데, 이면에 그렇지 않겠느냐 생각해서 올린 거 아닌가 싶은데요?

기자 : 기사가 나오기 전 시점인데 취재 중인 걸 다른 기자가 어떻게 알고 자의적으로 공지를 올려요? 앞뒤가 안 맞잖아요.
경찰 : 그건 저도 이해가 안 가지만… 확인해보겠습니다.

(11월 3일 저녁 인천경찰청 관계자와 기자의 전화 통화 내용 중)


이어진 통화에서 이 관계자는 "좀 더 차분하게 응대할 수 있는 게 과장(광역수사대장) 역할이지 않겠느냐, 그런 것도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숨기고 싶었던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공보 담당자에게 공개적으로 물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잠깐 시계를 지난달 중순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인천경찰청의 마약 수사가 처음으로 알려진 건 지난달 19일입니다. 한 지역 언론사가 "톱스타 배우 L 씨가 마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을 인천경찰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언론사는 이튿날(10월 20일) "L 씨가 마약 공급책에게 압박을 느껴 수억 원의 돈을 건넸다"는 내용을, 25일에는 "또 다른 유명 연예인을 마약 투약 혐의로 내사하고 있다"는 기사를 다뤘습니다. 두 기사 모두 마찬가지로 인용 대상을 경찰로 명확히 명시했습니다.

이번 마약 수사를 두고 가장 의아했던 건 정확한 범죄 혐의와 행위가 특정되지도 않았을 내사 단계에서 경찰 내부의 내밀한 정보가 외부에 발설됐고, 무수한 언론 보도로 이어졌단 점이었습니다. 사건 당사자가 아니라면 경찰의 내사, 입건 단계는 소위 정보를 '흘리지' 않는 이상 외부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초기 언론 보도 이후 '서울 강남' 일대 마약 사건은 이곳 '인천'의 경찰청에서 첩보 수준을 넘어 본격 수사로 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지역 언론사가 인용한 것처럼 지난달 중순 누군지 모를 인천경찰청 관계자가 '솔직했던' 거라면 그때는 왜 이번과 같은 '결정'이 없었던 걸까요? 인천경찰청장은 해당 보도에 대해서는 왜 침묵했을까요.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첫 소환조사가 있었던 지난 6일, 인천경찰청장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을 다수의 경로를 통해 접했습니다. 이선균 씨의 마약 음성 감정 결과 같은 경찰 수사 진행 상황이 국과수를 통해 나간 것 아니냐는 취지의 거센 항의였다고 합니다. 지난 3일 SBS 8뉴스 보도를 다시 찾아봤습니다. 어디에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인용하거나 언급한 대목은 없습니다. 수사 공보 담당자를 경질성 배제한 상황에서, 경찰 외부에서까지도 여전히 정확하지도 않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책임 소재'를 찾고 싶었던 걸까요?

 

후략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55/0001103859?type=series&cid=1082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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