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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스우파2’ 종영이 남긴 잡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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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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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가 지난달 31일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스우파>를 정리해 본다면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시청률은 방송 중반 이후 하락했지만 마지막 방송에선 반등해서 2.4%를 기록했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역대 시즌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해외 팀이 참가한 글로벌 시즌의 개가다. 방송과 미션 영상을 보는 시청자층의 외연이라는 측면에선 결실을 거두었지만, 시청률 자체가 시즌1에 비해 높지가 않고 코어 시청자층 확보는 부족했던 것 같다. 파이널 방송 총 문자 투표수는 시즌1보다 무려 40만 표가량이 줄어서 화제성의 차이가 드러났고, 내달 예정된 콘서트는 지방에서 빈 좌석이 속출하고 서울 역시 지난 시즌에 비해 공연장 규모를 절반 이상 줄였음에도 매진되지 않았다.


더더욱 제작진들이 자축할 수 없게 만드는 건 종영과 함께 고개 든 잡음들이다. 몇몇 기사를 통해 보도가 되었지만, 베베의 우승을 두고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시즌임에도 문자 투표 비중이 80 프로나 되고 해외에서는 문자를 보낼 수가 없었다. 이것이 해외 참가팀 잼 리퍼블릭의 우승을 막기 위한 장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댄스 경연을 한다면서 ‘인기투표’로 우승자를 정한다는 야유도 들린다. 한편으론, 후속 방송 <스트릿 걸스 파이터>2에 파이널에 진출한 네 팀만 출연한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원래 <스걸파>는 <스우파> 출연 팀들이 멘토로 출연하는 방송인데 이번엔 하위권 네 팀은 제외됐고, 대신 시즌1 출연팀 훅과 라치카가 합류한다. 제외된 팀의 팬들은 박탈감을 토하고 있다. 종영 후 출연자들이 모여 방송에 관한 비하인드 토크를 풀던 갈라쇼도 제작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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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상황은 두 가지 키워드로 수렴한다. 리얼리티 서바이벌 방송을 주무르는 작위적 서사와 출연진·시청자들에 대한 존중이다. 베베의 우승에 뒷말이 나오는 배경은 단순히 베베의 파이널 무대가 아니다. 방송 전반에 걸쳐 이 팀과 리더 바다리는 제작진의 호의적 편집을 얻었고 방송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인상이 들었다. 소위 ‘악마의 편집’이라고 불리는 엠넷의 전가의 보도에 단 한 번 스치지도 않은 팀은 베베 정도다. 계급 미션에서 일어난 라트리스와 레드릭의 갈등, 미들계급에서의 분량 논란에서 알 수 있듯, 다른 팀은 문제가 없는 행동도 문제처럼 조명되고 잘한 부분도 보여주지 않았다면, 베베는 경연 상의 부족함도 미화되고 별다른 의미가 없는 사소한 상황도 감동받기를 요구하는 휴먼 드라마로 각색됐다.

방송 초반부엔 바다리 개인의 매력에 힘입어 제작진의 편집 전략이 시청자들에게 수용되었다. 하지만, 메가 크루 미션은 베베에 대한 여론이 전환되는 분기점이었다. 베베의 메가 크루는 출연자들과 시청자, 댄서 리뷰어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꼽는 아쉬운 작품이었고, 참가팀 중 최하위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하지만, 방송에선 다른 팀들에겐 비판을 가리지 않던 저지들이 베베의 단점은 제대로 거론하지 않았고 ‘바다가 희생을 해서 퀄리티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해하기 힘든 심사평이 나왔다. 베베는 딥앤댑보다 높은 저지 점수를 얻으며 탈락 배틀로 가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베베는 ‘피디 픽’ 수혜자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고 이후 미션에서 특별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이미지를 만회하지 못했다. 이전 시즌 우승자 홀리뱅, 저스트 절크와 달리 경연에서 한 번도 압도적인 무대로 증명하지 못한 팀, 그럼에도 편집의 수혜를 일관되게 입은 팀이 파이널 미션의 편중된 점수 배점에 의해 우승했다. 이렇게 보는 인식이 베베의 우승에 불복 심리가 대두하는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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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베베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송 1화부터 되감아서 떠올리면 처음부터 주역과 조역, 단역들이 정해져 있었고 보이지 않는, 아니 사실은 너무나 뚜렷한 배후의 의중에 의해 작위적인 서사가 짜여있었다는 인상이 씻기지 않는다. 각 출연자들에겐 제작진이 배정한 쓸모가 있었고 그에 따라 분량이 천차만별이었으며 쓸모를 다하고 퇴장할 차례도 정해져 있었다는 인상이 든다. 반대로 비중이 큰 출연자들은 어떤 실패를 저질러도 중도에 탈락하지 않는다. 논란이 된 <스걸파>2 출연 문제도 마찬가지다. 출연의 특혜를 누리는 네 팀은 파이널 진출 팀이란 명분이 있지만, 우연찮게도 네 팀 모두 1화부터 제작진이 가장 많은 분량과 서사를 주던 팀이다. 방송을 제작하던 단계부터 파이널 진출은 물론 후속활동까지 밀어줄 팀을 미리 정해 놓고 판을 짰다는 ‘음모론’이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엠넷이 서바이벌 방송, 특히 이 댄스 시리즈를 연출하는 작태에선 판에 박힌 서사 구도가 확인된다. ‘대세’ ‘트렌드’의 대명사로 호명되는 젊은 케이팝 안무가가 ‘영보스’로 등극하고, ‘어그로’를 끌며 ‘악편’의 제단에 올라가는 ‘빌런’이 등장하고, 베테랑 댄서나 케이팝 신의 기성 안무가는 초반에 시련을 겪다가 메가 크루를 통해 비상하거나 ‘영보스’ 탄생 서사의 제물이 된다. 리얼리티에 서사 구도를 덧씌우는 작위성은 실존인물인 출연자들의 행적을 왜곡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폐해가 클뿐더러 출연진의 사회적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이 서사는 더 이상 재미도 없다. 닳을 대로 닳아서 의도가 훤히 보일뿐더러 현실적 우발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리얼리티 방송 고유의 의외성, 생동감과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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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2는 시청자들의 ‘니즈’와 무관하게 돌아갔다. 댄스 경연이면서 얄팍하고 재미없는 서사를 전시하느라 퀄리티 좋은 배틀은 방영되지도 않았고, 자의적 배점 놀음을 통한 탈락 팀 발생은 원성을 샀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며 방송을 흥행시킨다는 간단한 원리가 이 방송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PPL과 챌린지 실적, 연예인 홍보 등 방송 본질과 괴리된 근시안적 과실을 탐하는 데 몰두하고, 틀에 박힌 연출 관성에서 한 치라도 벗어날 역량과 시야가 없다. 그 결과가 츠바킬 탈락부터 우승팀 논란, 갈라쇼 파행, <스걸파>2 출연 팀 논란까지,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끊임없이 이어진 현실이다.

앞서 문제를 작위적 서사 및 시청자와 출연진들에 대한 존중이란 키워드로 요약했지만, 둘은 하나로 통한다. 사람을 방송의 부품처럼 다루며 어떠한 비전과 자기반성도 존재하지 않는 무능과 독선, 방송 윤리의 파탄이다. 파이널 현장에서, 방송을 이루는 데 헌신한 탈락 팀 댄서들은 객석 구석에 밀려나 있고, 연예인과 이전 시즌 출연자들은 전면에 배치돼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한 광경은 이 방송이 얼마나 상식이 무너진 폐허 속에서 연출되었는지 집약하는 단면이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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