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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버지께서 살해당하셨습니다. (조현병 어머니를 둔 딸의 2년 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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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3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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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qoo.net/square/2768184927

이전 글 (ㅊㅊ-슼)

 

안녕하세요. 2년만에 인사드립니다.
마지막 글을 쓴 지도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20대 중반이던 저도 후반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이었고, 그만큼 저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던 느낌입니다. 미숙했던 지난날의 글을 볼 때마다 어린 제 자신을 느낍니다. 그 무렵 제게 여러모로 쓴 소리를 해 주시거나 충고해 주신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저는 이후 제가 하고 있었던 예술에서 비록 금전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었고 작년 여름에 아버지께서 완전히 경제적 지원을 끊겠다는 말씀을 듣고 곧바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한 뒤 몇 달이지만 아르바이트도 하게 됐어요. 당연히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는 지금도 병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후술할 사건으로 인해 공황과 화병이 좀 더 심해진 느낌이긴 합니다) 저는 아직도 2년 전 제가 독립했던 집에서 자취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조심스럽게 후기글을 작성해 봅니다.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도중 22년 12월 20일 아버지께서 살인(미필적 고의로 인한 살인 혹은 상해치사)으로 돌아가시게 되셨습니다. 사인은 뇌졸중이나 범인은 어머니십니다.

 

아버지는 11년 당시 집안 지병이었던 뇌졸중으로 한 차례 쓰러지신 적이 있었고, 당시의 저는 본가에 거주했기 때문에 다행히 아버지를 구해드릴 수 있었어요. 그때 아버지께서는 뇌와 심장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작년 12월 18일 제가 출근하기 하루 전날 밤 일요일,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싫은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전화를 했습니다. 119가 왔다 갔다는 말을 듣고 어딘지 싸늘한 본능에 119에 전화를 걸었을 때 말투가 어눌해서 복지센터를 소개해 주었다는 말을 구급요원에게서 듣고 바로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정황 설명을 하고 다시 출동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출동한 구급요원들이 있는 앞에서 아버지는 제게 직접 대학병원에 가시고 싶다고 하셨고, 그 목소리가 제가 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길게 말하면 길어질 뿐이니 결론만 말하자면 아버지는 응급실에 가지 못하셨습니다. 혈압과 맥박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본인의 의사가 있음에도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게 대학병원과 119 요원 분들의 이유였습니다. 독립해서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제가 보호자가 될 수 있을 리 없고, 보호자가 될 만한 사람은 배우자인 어머니 한 분 뿐이셨는데 끝까지 거부하시더군요. 요원분들께서는 모두 철수했습니다. 이 일에 늘 수고하시는 119 요원분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본가 근처에 살고 있는 친척과 친구에게 전화하고 부탁했지만 다들 상황상 여건이 되지 못했고, 거의 발악하듯 어머니께 빌었던 기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구급요원 분들의 설득에도 마지막까지 보호자가 되기를 거부하셨던 어머니는 마치 제게 칼날처럼 도려내듯이 말을 하시더군요. 
"병원 데려가고 싶으면 네가 치료비 병원비 내고 네가 내려와서 직접 보호자 해라." 당장 내려올 수 없는 상황임을 아시면서요. 다음 날 월요일에 반드시 병원에 데

려가 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화요일 새벽 아버지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뇌사 상태로 돌아가셨습니다. 

 

결국 이 사건이 변사사건으로 판별되어 제가 본가 경찰서로 내려가 홀로 직접 진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르바이트 사장님이 좋으신 분이고, 아르바이트를 끝내기 직전이기도 해서 해당 사건으로 며칠 동안 휴일을 주셨습니다.) 친가 친척들은 4남매인데 나몰라라, 일로 인해 가지 못한다는 말을 남겼고 나라에서 해 주는 무연고 처리가 있으니 그걸 하라고 하더군요. 제가 장례식 비용에 대해 질문하자 "걔 돈 많을걸?" 그 한 마디가 전부였습니다. 사망신고도 하지 못해 상속 절차을 밟지 않았던 상황에서 제 수중의 돈이 없는 상황에서 저 말이 끝이었고 이후 친척들과 연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의금은 다들 10씩 주더군요. 장례식에 제대로 가 본 적이 없어 몰랐는데 주변 지인들이 모두 분노하기에 말도 안 되는 일임을 알았습니다.)

 

홀로 진술을 마치고 지장을 찍은 뒤 부검을 하고, 시체검안서를 뗀 저는 금전적인 돈이 있으신 어머니께 화장이라도 하기를 제안하며 납골함을 사서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제가 기일마다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떼를 쓰신 끝에 결국 무연고 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병자라고 생각해서 인내하던 제가 어머니와 절연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의 부고 이후 저는 홀로 사망신고 및 유산 상속 문제로 국세청에 문의한 뒤 서류를 준비하고, 유산을 해결하기 위한 은행 해약을 위해 정말 홀로 고군분투했습니다. 아무도 절 도와주지 않은 가운데 저는 어머니와 재산을 나눈 뒤 국민연금을 받고 계셨던 아버지의 배우자 유족연금까지 서류를 준비한 뒤 챙겼습니다. 사실 입에 담기도 싫은 사건이 중간에 있어  보기도 싫었지만 최소한은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당일 다시 올라가겠다고 했는데, 저장강박증인 모친으로 인해 본가에 잘 곳이 없었던 게 이유이기도 했지만 보기 싫어서가 가장 컸습니다. 

 

이후 어머니와 싸우던 도중 제가 처음으로 화를 내면서 소리를 쳤던 것 같습니다. 이조차 아주 조금일 뿐 전부 쏟아붓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이게 전부 가스라이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더군요. 어머니는 정확히 그렇게 말하셨습니다. 

 

"네가 본가에서 살아서 옆에 있었으면 네 아버지가 더 오래 살지 않았겠느냐" 

 

말을 듣고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제게 돌리는 어머니에 대한 환멸과 함께 증오, 그리고 제게 하는 가스라이팅이 깨지는 것을 느꼈던 저는 이때 처음으로 사람이 질린다는 감정을 알았네요. 몸에 힘이 풀려서 뭐라 말도 못했고 유산 상속 처리를 끝낸 이후 거의 연락 않고 삽니다.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돈이 있지만 솔직히 사람이 보고 싶지 돈은 그저 허무할 뿐입니다. 의존하던 가족이 없어진 이상 유산은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의지하던 가족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버지가 살아계신 작년 아침에 몸이 부서져라 일하던 제가 지금의 저보다 행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일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극심해 당분간 본업인 예술도 하지 못하다가 다행히 최근 다시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번 일이 터지고 6월까지 서류는 끝마쳤습니다만, 나라는 존재를 늘 밀어 붙이면서 살았기 때문인지 정신적인 충격으로 번아웃이 심하게 왔었습니다. 본래 아버지의 휴대폰 번호였던 어머니의 연락은 차단을 하지 않아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습니다. 언젠가는 어머니라는 사람에게 제 모든 감정과 화를 쏟아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네요. 그래도 조만간 은행에 가서 상담을 할 생각이고, 결국 제 마음은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겠죠.

 

여러모로 후기가 길어졌네요. 
어떻게 보면 이 글은 결국 제가 제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제 정말 저 혼자 남았고, 제 스스로 노력하고 일어서야 할 문제니까요.
그래도 글을 봐 주신 분, 이전에 제게 충고하고 좋은 말을 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이 부디 좋은 가을과 겨울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수고하세요.

 

+(추가)
자세한 상황을 말씀드리지 않아서 작성합니다. 
현재 저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으며 본가는 부산입니다. 왕복 6시간 정도 걸립니다. 
당시 하고 있던 아르바이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 근무였습니다. 일요일 밤 해당 사건이 터진 시간은 밤 10시였습니다. 갈 수 있는 차가 없었고 다음날 월요일은 출근한 뒤 사장님께 조현병 관련 가정사를 쉽사리 말할 수도 없었고 대타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역시 대타가 없는 상황에서 그날 제가 집에 갔다면 가는 차는 있었겠지만 서울로 다시 돌아올 차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화요일에 출근합니다.) 평소 아버지께서 해당 대학병원에서 당뇨약을 드셨기 때문에 병원에 갔을 거라고 생각했고 문자를 보내고 수 차례 전화를 했었습니다. 

저 역시 잘한 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요일에 가지 못한 점은 제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설명 드립니다.

 

 

 

https://pann.nate.com/talk/371228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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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올라온 씁쓸한 후기

치료받고 열심히 살면서 잘 일하고 지냈지만 글쓴이가 의지하고 의존했던 아버지의 부고를 전함

아버지를 방치해서 사망하게 만든 범인인 어머니가 자신에게 했던 말들이 가스라이팅임을 알았다, 큰 충격을 받았다는 본문을 보면 거의 연락하지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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