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우리 동네에 분명 나랑 그린라이트인 썸남이 있거든?
썸남은 앞집에 살아
오며가며 나랑 눈만 마주치면 수줍어하면서 깜짝 놀라
나랑 친구들이랑 같이있어도 항상 나만 쳐다봄
오죽하면 주변에서 너네 언제 사귀냐고 물어볼 정도였어
엄마가 이제부턴 나보고 아파트 분리수거하라고 해서 수요일마다 분리 수거를 시작함
앞집에선 썸남 어머니가 매번 분리수거하러 나왔는데
내가 분리수거하기 시작한 다음주부턴 이제 걔가 나오는거야 ㅋㅋㅋㅋ
아니 이정도면 찐이잖아 ㅋㅋㅋㅋㅋ
그래서 일부러 걔가 말걸어주길 바라며 분리수거도 최대한 천천히하고 그랬어
그랬더니 걔도 나 들어갈때까지 천천히하고 같이 엘베타고 올라감
근데도 말도 안 걸더라
우리 썸을 1년을 탔는데 인사말고 진짜 말 한마디도 못해봄 ㅋㅋㅋㅋㅋ
이거 말고도 에피소드 몇개 더 있는데 내가 답답해서 말 못하겠다
아무튼 썸탄지 1년쯤 지났을 때 엄마가 하도 선보라고 보라고해서 봤음
솔직히 진지한거 아니었고 정말 반은 홧김에 반은 엄마 성화에 못 이겨서 선봤어
선보고나서 그 담주 수요일에 분리수거 끝나고 우리 둘만 남았음
그 날 너무 또렷하게 생각이 나는데 그때 슈퍼문인가 뭔가해서 보름달 뜬 밤이었어
내가 왜 그랬나 모르겠는데
나 시집가, 일요일에 선 봤어 라고 툭 내뱉어버림
근데 걔가 축하해 행복하게 잘 살아 라는거야
나도 내가 무슨 말을 듣기 원한건지 참 바보같다고 생각하고 후회도 했어
그러고나서 내가 선본 상대방 어머님이랑 우리 엄마랑 막 몇번 만나고 통화하고 그러더니 어디서 결혼 날짜 받아왔다는거야
솔직히 결혼하기 싫었는데 부모님이 너무 강경하시기도하고 나도 뱉은 말이 있으니까 정말 뭐에 미쳤었는지 진짜 바로 식 올려버림
결혼식날 식장에서 진짜 엉엉 울었어
세상에 나보다 많이 운 신부는 없을거야
걔도 너무 바보같고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울었어
얼마전에 앞집남자 소식을 들었는데
나 식 올리고 얼마 안 지나서 그 남자도 결혼했대
결혼한 날이 보름날이었는데 달 쳐다보면서 진짜 서럽게 막 울었다더라
위 이야기는 원덬이 아래 노래를 보고 상상해서 쓴 소설임
갑돌이와 갑순이 - 김세레나 (1939년)
갑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았더래요
둘이는 서로 서로 사랑을 했더래요
그러나 둘이는 마음 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모르는 척 했더래요
그러다가 갑순이는 시집을 갔더래요
시집간 날 첫날밤에 한없이 울었더래요
갑순이 마음은 갑돌이 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안 그런 척 했더래요
갑돌이도 화가 나서 장가를 갔더래요
장가간 날 첫날밤에 달 보고 울었더래요
갑돌이 마음은 갑순이 뿐이래요
겉으로는 음음음 고까짓 것 했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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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대 여주에서 있었던 박돌이와 갑순이의 실화라는 썰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