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news.nate.com/view/20230911n34338?list=edit&cate=tot
인스타그램 계정 개설한 운영자 서면 인터뷰
“교사들 잇따른 죽음 보면서 충격 받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에게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했던 것으로 지목된 학부모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SNS 계정이 등장했다.
이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에 따른 대가라는 의견과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상 공개 행위가 공익적 목적을 띄더라도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이 계정에 찾아와 해당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의 실명과 관련 개인 정보까지 폭로하고 있다. 이에 당사자들이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는 등 2차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운영자 A씨는 11일 이 같은 우려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교권 추락 사건으로 교사들이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건들이 반복되며 안타까움이 커졌다”며 “사적 제재에 대한 책임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운영자 A씨는 본인을 “만 10세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교사들을 괴롭게 만들어 죽음으로 내몬 학생들이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비꼰 발언으로 보인다.
다음은 A씨와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
-처음 계정 만든 건 언제인가.
“2023년 9월 10일 일요일이다”.
-왜 이런 계정을 만들게 된 건가.
“최근 초등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포함해 많은 선생님들이 스스로 목숨을 잃는 교권 추락 사건이 잇달아 벌어졌다. 근본적인 대책은커녕 속수무책으로 소중한 선생님들을 잃는 이 현실에 분개하며 각계각층에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사건과 관련해 아무리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내도 변하지 않은 교육현장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과도한 사적 제재라는 비판이 있다.
“사적 제재가 법치국가에서는 용인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적 제재를 가한 사람은 응당 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생각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각오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행동은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알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공익적 목적으로 바라봐 주면 감사하겠다.”
-피해자의 지인인가.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다. 그러나 사회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면 누군가는 나서서 총대를 메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심정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언제까지 활동을 이어갈건가.
“선생님께서 고통 받으신 4년 동안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그 전에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법과 관련된 문제들이 제정됐으면 좋겠다.”
-초등학생(10세)이 맞나.
“만 10세로 생각해달라.”
-이전에도 폭로 계정을 운영하는 활동을 한 적 있나.
“없다. 정의를 추구하는 일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본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선생님들의 죽음이 제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